[오피니언] 카디비의 WAP이 전하는 한 가지 [음악]

WAP, 이건 알고 듣자고요.
글 입력 2020.09.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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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di B instagram

 

 

카디비의 WAP(Wet -Ass PXXXX)이 발매된지 한달이 지나가지만 SNS상에서 카디비의 WAP은 연일 화제다.

 

야한 것을 뛰어 넘어 내가 지금 뭘 본거지? 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드는 카디비의 신곡은 단지 ‘여성의 당당한 성생활’ ‘미국의 미친 개방성’ ‘페미니즘의 새로운 흐름’ 등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 내면의 깊은 이야기를 찾아보게끔 만든다.

 

카디비의 개방적인 성향을 담은 노래는 'WAP' 한 곡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가 데뷔한 이래 냈던 많은 곡들이 여성의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녀는 노래 뿐만 아니라 각종 인터뷰에서도 개방적인 그녀의 생각을 자주 드러내곤 했다.

 

데뷔 이전 스트리퍼의 생활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하며 오히려 그 직업으로 인해 돈을 모을 수 있었고, 가수로 데뷔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하며 데뷔 이후 스트리퍼클럽에서의 공연이나 자신의 뮤비에 스트리퍼를 연상케 하는 복장으로 단체 트월킹을 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가히 충격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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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Girls - Twerk ft. Cardi B

 

 

수 많은 매체들이 카디비를 향한 비난과 선망을 쏟아낸다.

 

카디비가 페미니즘을 외치는지, 단순히 야동을 만든 것인지, 그녀가 천박한 것인지, 혹은 성평등을 외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누군가는 카디비를 보고 기존의 여성에게 요구되었던 보수적인 여성상(순종적인 여성상)을 깨는 진보적인 페미니스트라 칭했고 누군가는 기존의 남성들이 정립한 성적 대상화된 여성성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칫 자발적이라 여겨질 수 있는 성적 어필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녀가 행하는 모든 것이 여성의 성에 대한 논란 한 가운데 위치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둘러싼 헐리웃 시장에 대해 이렇게 열심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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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시장 한 복판에 서있는 카디비를 향한 논란과 칭송은 가득하다. 하지만 노래를 만드는 헐리웃 시장에 대한 논란은 늘 있던 수준, 그러나 결코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그 수준 그대로이다.

 

언젠가 카디비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왜 늘 pxxxx에 관한 내용(여성의 성에 관한 내용)만 쓰느냐?”는 팬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이 내용(여성의 성에 관한 내용)을 듣고 싶어 한다. 야하고 섹시한 가사를 쓰지 않으면 사람들은 되려 나에게 자신이 기대한 것은 이런게 아니라 말한다. 그리고 여성 래퍼들이 야한 가사를 쓰지 않으면 대중은 관심을 주지 않는다. 듣지도 않고 인정해주지도 않으며 그들을 지지해주지도 않는다. 그러니 응원해주지 않을 거면 우리에게 왜 그런 가사를 쓰느냐 탓하지 말라.”

 

할리웃 시장은 넓어졌지만 그 안에 서는 여성의 입지는 좁아져만 가고 있다.

 

카디비, 미키 미나즈, 도자캣 등 많은 여성 래퍼들은 성공하기 위해 더 노골적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어필한다. 그리고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누구의 관여도 없는 당당함으로 칭하며 '주체적 섹시' 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야한 가사를 쓰지 않으면 대중의 지지와 관심,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카디비의 말이 그녀들이 서는 할리웃 음악 산업이 얼마나 남성중심의 시각으로 꾸며져 있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시선 또한 권위적인 남성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칭하는 여성들 또한 카디비의 이러한 행보에 지지 혹은 비난을 보내지만 이러한 반응 마저도 노래가 발매된 이후의 반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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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명 여성 래퍼 Nicki Minaj instagram

 

 

가벼워지는 여성 래퍼들의 옷차림에 비례하는 대중에 관심을 경계해야 한다.

 

섹스에 대해 노래하는 여성들에게 비난의 잣대를 대기 이전에 이러한 산업을 구성하는 배경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섹시 컨셉의 여성 래퍼들을 판단하기 이전에, 그들을 방패막이 삼아 방관하는 헐리웃 음악 산업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순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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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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