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랜선 추억 나들이 [여행]

글 입력 2020.07.2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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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사태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여러 축제가 취소되고 자연을 흠뻑 느낄만한 공간도 자주 폐쇄되고 있다. 꽃과 자연에 가면 제대로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나는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적어져 너무나 아쉬움에 그리워하고 있다.

 

그래서 내 드라이브를 뒤져 예전의 일상, 재작년에 갔던 꽃 축제, 나들이를 다시 찾아보고 달콤했던 그때의 하루를 기억해보고자 한다. 앞으로 마스크를 끼지 않고 이렇게 작년처럼 기분 좋게 자연을 마음껏 맛볼 수 있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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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3이었을 때, 봄에는 같이 벚꽃축제를, 여름에는 초등학생 때 매년 갔던 동해를, 가을에는 알록달록 색을 입은 인천대공원을 가족들과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심적으로도 힘든 시기였기에 가족과의 시간이 더 그리웠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고 살던 고3이 끝나고 내가 하고 싶었던 그런 것들을 모두 할 수 있는 시기가 오니 나는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주로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우리 가족은 언니 2명에 남동생까지 6명인데 큰 언니도 울산에서 대학을 다니던 상태라 온 가족이 함께 얼굴을 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방학하고 온 가족이 집에 있게 되자 같이 짧은 여행이나 당일치기로 놀러 가는 일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게 고3이 끝나고 언니와 함께 방을 쓰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얼굴을 보며 나누고, 늦둥이 남동생이 가고 싶어서 찾아뒀던 동네 맛집을 함께 가면서 정말 행복이 마음속에 가득 찼다고 할 만큼 행복감을 느꼈다. 그래서 깨달은 점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재밌기 위해서는 거창하게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가족들과 시간을 잘 보낼 수 없었던 학생일 때는, 시간이 있다면 같이 해외여행을 가서 신기한 건축물도 보며 관광을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이를 위해서는 우리 가족은 6명이나 되니까 꼭 많은 돈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나는 소소하게 집 주변 예쁜 카페를 언니들과 함께 가고, 아빠, 동생과 소래산을 올라가면서 나에게 충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이 돈에 비례해서 커진다.’라거나 ‘행복을 느끼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그 추억들을 회상하며 다시 떠나기만을 기다린다.

 

내가 가을 즈음에 갔던 드림파크는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있고, 구석에 있는 들꽃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요즘 꽃 중에 가장 인기가 있다는 핑크뮬리도 미니 에펠탑과 함께 꾸며져 있었다. 입구 쪽에서 팔던 국화빵을 사 먹으면서 걸어간 꽃길은 정말 ‘꽃길’다웠다. 흔히들 사람들이 꽃길만 걷자고 말하는데, 그 기분이 어떤지 그 길을 걸어가면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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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은 꽃 사진을 찍어 꽃의 이름을 찾아보고 누나들에게 알려주면서 길잡이 역할을 했고 나는 그런 남동생과 엄마, 아빠의 사진기사가 된 것처럼 사진도 많이 찍었다. 알록달록 국화와 코스모스 같은 꽃들을 보면서 여기가 쓰레기를 매립한 지역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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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만들어둔 조형공간을 지나 먹거리 장터를 오게 되었다. 사람도 북적북적하고 먹을거리 종류도 매우 많았다. 우리 가족이 선택한 음식점은 장애인 봉사단체에서 나온 곳이었다.

 

음식값을 지불하면 그들이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좋은 곳에 쓰인다고도 해서 겸사겸사 그곳에 들어갔다. 통돼지바베큐도 있어서 눈길을 끌었고 기름에 부치고 있는 해물파전, 큰 가마솥에 끓이고 있는 육개장도 정말 맛있어 보였다. 그래서 해물파전과 육개장, 통돼지 바베큐를 주문해 맛있는 식사를 하기도 했다.

 

* 

 

갔다 온 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가족들 구성원 하나하나 모두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지금 함께 하는 것이 힘들어진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느끼면서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 더 나아가 견고한 우리 가족관계를 만드는 데 내가 셋째 딸로서, 가족들끼리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앞장서서 여행명소도 찾아서 가보자는 계획을 세우자고 마음먹어서 리스트에 여러 여행지를 적어놓는다.

 

언제 이를 마음껏 이루게 될지 모르겠지만 꼭 가족들과 같이 작년처럼, 평소처럼 웃으면서 좋은 자연을 함께 보고 누리고 싶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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