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로나가 들려주는 이야기, '환상의 마로나'

가슴 벅찬 마로나의 삶에 대햐여.
글 입력 2020.06.0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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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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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 환상적인 비주얼, [환상의 마로나]


 

[환상의 마로나]를 보기 전에 미리 접한 2분 남짓의 예고편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귀여운 강아지 마로나와, 마치 손으로 그린 듯 자연스러운 선과 화려한 색으로 이루어진 캐릭터의 모습들은 지금까지 보았던 다른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개성을 품고 있었고, 그 색다른 비주얼에 반해 90분가량의 시간 동안 펼쳐질 아름다운 작화를  기대하며 영화관으로 향했다.

 

이전까지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쿵푸 팬더나 겨울 왕국처럼 옷이나 머리카락 등의 질감을 유사하게 재현해낸 영화들만 접했던지라,  [환상의 마로나]에서 보여주는 어린아이가 손으로 그린 듯한 과감하고 강렬한 터치의 배경과, 앙리 마티스가 연상되는 강렬한 붉은색, 푸른색 등의 강렬한 색을 품고 있는 등장인물의 모습은 영화 내내 시선을 단번에 잡아끌었다.

 

영화의 [환상의 마로나]의 캐릭터 디자인은 특유의 강렬한 색채 감각과 수채 기법으로 유럽 그래픽 노블을 대표하는 벨기에의 일러스트레이터 브레흐트 에번스가 맡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한화로 약 30억 원의 제작비와 3년의 제작 기간을 쏟아서 나온 작품이 바로 [환상이 마로나]이기에, 영화의 모든 장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환상의 마로나]는 관람하는 모두에게 하나의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아름답게 구현된 마법 같은 영화”(Eye for Film),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적인 이야기”(Screen International) 등 해외 유수 언론의 호평을 받은 영화인 만큼, [환상의 마로나]는 영화 장면 하나하나를 자막과 엮어서 그림책으로 내도 자연스러울 정도로, 모든 장면에 디테일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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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환상적’이지만은 않은 마로나의 삶


 

행복하고 반짝 빛나는 순간들도 없진 않았으나, 슬프게도 영화에서 보여주는 마로나의 삶은 안타깝고 가슴 아픈 순간의 연속이다. 마로나는 3명의 주인을 만나며 이름과 함께 삶도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다.

 

이 작고 어린 강아지의 이름은 처음에는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아홉’이었다가, 그다음엔 이름 모를 사람에게 팔려 곡예사 ‘마놀’을 만나 ‘아나’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  건설업자 이스트반과 함께할 때는 ‘사라’라는 이름을 달고, 마지막에 만난 작은 소녀 솔랑주는 ‘마로나’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영화에서 제일 안타깝게 다가오는 장면 중 하나는 ‘이름’에 대해 가진 마로나의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솔랑주와 만나기 전까지 많은 고생과 시련이 있었던 마로나는 이름을 지어주는 솔랑주를 보며 ‘이름이야 상관없다, 아홉, 아나, 사라, 마로나… 아무렇게나 부르라지. ’ 라고 혼자 생각하며 체념한다. 체념한 듯한 마로나의 목소리 속에는 초반에 보였던 활기는 온도 간데없어 보였다.

 

처음에 마놀이 붙여준 이름과 보금자리에 행복해하던 마로나에겐 이젠 행복은 언제 다시 자신에게서 송두리째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자신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처음에 관심을 가져다주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자 다른 것을 좇는다. 그 다른 것은 마놀, 이스트반, 솔랑주 모두에게 달랐으나, 똑같았던 것은 결국 마로나가 이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목표의 걸림돌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곡예사 마놀에겐 마로나는 ‘달의 서커스’로 떠나지 못하게 된 걸림돌이 되어버렸고, 이스트반에겐 마로나가 마로나에 대한 아내의 불만에 매일 다투게 되는 원인이 되어버리고, 귀여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며 마로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던 솔랑주는 나중엔 일상이 되어버린 마로나가 챙기기 귀찮은 대상이 되어버린다.

 

처음에는 반기다가 나중에는 온전히 관심과 돌봄을 주지 못하고 마음이 떠나버리는 이 3명의 사람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현재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현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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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연출


 

<환상의 마로나>는 세계 최고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장편 대상을 수상하고, 극찬을 받으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아름다운 작화와 음악의 적절한 조화 등이 함께 맞물려 환상적인 호흡을 만들어낸 영화이기에 이런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어둡고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스토리는 투명한 수채화 느낌을 담은 맑은 일러스트와 섞여 중화되고, 마로나의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목소리는 급박하고 과격해지는 장면 속에서 분위기를 누그러뜨려준다.

 

[환상의 마로나]에서 선보인 연출 중 제일 돋보였던 것은 곡예사 ‘마눌’의 몸에 감겨 있는 붉은 선을 활용한 움직임이었다. 곡예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마눌의 선은 구불구불하게 움직여 사물을 들어 올리고, 액체처럼 늘어져 흘러가다가 다시 마눌의 몸에 붙어 움직인다. 후반에 마눌이 ‘달의 서커스’에 들어가지 않고 슬퍼할 때 마눌의 몸에 걸쳐 있던 실들도 함께 축 늘어지는 표현 등은 참신하고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로움을 자아냈다.

 

이밖에도 강아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구도와 움직임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하는 원근감, 처음부터 끝까지 마로나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스토리 등 흥미로운 구성으로 보는 이에게 잊을 수 없는 90분을 선사해 줄 것이다. 가슴 벅찬 마로나의 이야기는 6월 11일, [환상의 마로나]로 관객에게 찾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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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마로나
- Marona's Fantastic Tale -


감독 : 안카 다미안
 

주연

리지 브로체르

브루노 살로몬, 티에리 한시스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개봉
2020년 06월 11일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 9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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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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