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식의 기술 - 너무 많이 먹고 있습니다 [문화 전반]

몸과 마음을 위한 건강한 식습관 길들이기
글 입력 2020.05.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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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숙제, 다이어트. 도대체 살은 찌는 것에 비해 빼기는 왜 이리도 어려운 걸까. 여름이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겨우내 축적해둔 살을 만회하기 위해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번엔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비장한 의지와 함께 오늘도 가장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맹렬하게 검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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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과 실패의 반복


 

유행하는 다이어트 식단이나 최신 식사법은 피곤할 정도로 다양하게 쏟아져 나온다. 육류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 건강식 위주의 자연식물식, 과일만 먹는 과일식, 원푸드 다이어트 등등 음식의 종류를 제한하는 식단을 다이어터라면 한 번쯤은 시도해봤을 것이다. 이 외로는 간헐적 단식이나 1일 1식같이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도 한때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온갖 방법들이 저마다 최고의 효과를 보장할 것이라며 사람들을 설득한다. 필자는 약 10년 정도 꽤나 여러 가지의 방법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소위 카더라식 다이어트 방법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유행처럼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방법들은 대부분 일부 효능을 확대 해석하거나 비과학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극단적인 식사법이 주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는 식단이 8할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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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되는 연예인들의 다이어트는 각양각색이지만 모두 동일한 특징을 보여준다. 바로 어떤 것을 먹든 '적당히' 먹는다는 것이다. 간혹 극도로 미니멀한 식단 때문에 외모 강박증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소식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대한 가장 명쾌한 진리(?)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듯하다. 언젠가 먹는 것을 너무 사랑하니 샐러드라도 많이 먹겠다고 한 사람에게 '코끼리도 초식동물'이라는 명대사를 날리던 예능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억울하게도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은 너무도 많다. 왜 맛있을수록 지방 친화도에 비례하는 것일까. 더구나 고단했던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맥주와 안주를 씹는 것만큼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언제나 넘치는 것은 화를 부르는 법이다. 적당량을 넘어 과식하게 되면 항상 다음날에는 불쾌감과 자책이 뒤따른다. 스트레스 해소에 대한 명목으로 정신없이 먹다 보면 나중에는 도리어 스트레스를 더욱 키우는 것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과식은 만병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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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수명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건강해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 어느 때보다 암, 당뇨, 고혈압, 정신질환과 같은 고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질병의 가장 강력한 원인은 바로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이다. 현대인들의 병든 식생활이 병든 개인을 비롯해서 병든 사회를 만들고 있다.


길거리에 넘쳐나는 편의점과 식당들로 인해 쉽게 음식을 얻을 수 있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음식들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부자연스러운 음식이라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별생각 없이 섭취하고 소비했던 식품들이 우리의 몸을 건강한 삶과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절제 없이 즐겼던 오늘의 삼시 세끼는 그렇게 몸속에 독으로 남아 매일 쌓이면서 차츰차츰 내일의 병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에 들어 많은 의사들이 하루에 두 끼나 한 끼 정도의 식사가 가장 이상적인 식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을 매번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이 잘못된 영양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이상적인 식사는 적게 먹되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진짜 음식(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이 아닌)을 먹으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무언가를 '더' 먹으려고 한다. 피를 맑게 하고 지방을 태우고 피로를 회복해 주는 음식 등등.. 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독이 되는 것들을 '빼는' 것이다. 무엇을 먹을지를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덜먹을지를 고민하는 것, 위장을 비워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어쨌든, 소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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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공복 상태에서 '시르투인Sirtuin 유전자'라는 장수 유전자가 활성화되는데 이 때 몸 세포들이 치유, 면역, 해독을 위한 에너지로 활용된다고 한다. 쥐를 대상으로 했던 실험에 의하면 쥐의 칼로리 섭취량을 40%로 줄인 경우 수명이 20~30% 증가했는데 인간으로 치면 약 20년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한다.


끼니를 거르면 영양부족을 일으켜 기운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포식 상태에서 신체가 더욱 피로해지고 빨리 노화하게 된다. 확실한 것은 현대 사회는 불필요한 영양 과잉으로 인해 몸을 계속해서 파괴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 『1日 1食 1일 1식』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는 공복을 지키는 습관이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단순히 '하루 한 끼' 식생활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공복을 통해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추기를 강조한다.


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깨고 보다 쾌적하고 가벼운 삶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안하니 책을 참고해서 자기에게 가장 알맞은 소식 습관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인드풀 이팅, 몸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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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엇을 먹는지를 보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 다이어트는 몸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서 정신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TV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먹방과 미식 콘텐츠들이 넘쳐나면서 우리는 식욕이라는 동물적 욕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풍요롭게 먹는 것이 상식이고 당연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비정상적인 욕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우리는 날씬하고 마른 몸매를 추앙하는 대립적인 분위기 속에 있기도 하다. 외모지상주의 한편에 절제와 금욕주의에 대한 양심이 묻어있는 것은 아닐까.


다이어트는 죽기 전까지 계속되는 숙제가 맞다. 단기간에 감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자신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길들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가 매번 실패를 맞보고 새로운 다짐을 해야 했던 것도 다이어트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생활방식으로,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식습관을 가질 수 있는지 질문하면서 소식과 절제하는 기술을 익히자. 먹고 싶은 대로 먹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조금씩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다 보면 그만큼 우리의 몸도 아름다워질 것이다. 어쩌면 소식하는 습관이야 말로 우리가 근본적으로 지켜야 할 가장 인간다운 행위이지 않을까.

 


효과적으로 욕망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가장 근본적인 것들부터 다스려야 한다.

근본적인 욕망이란 식탐, 게으름 그리고 정욕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는 인간은 게으름과 싸워 이길 수 없다.

엄청나게 먹어대면서 게으르기까지 한 사람은 정욕에 맞서지 못한다.

따라서 도덕적이 되려면 식탐부터 이겨내야 한다.

즉 절식(節食)이야말로 절제의 첫걸음이다


- 톨스토이 《첫걸음》 中



[김지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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