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일상의 균열, 그곳에 SF를 끼얹다. 책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글 입력 2020.03.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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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일상의 균열, 그곳에 SF를 끼얹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평범한 일상, 작은 균열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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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안전가옥 쇼.트 1)

저자 심너울

출판 안전가옥

발매 2020.01.20.

 


 

평범한 일상을 깨부수는 작은 균열, 매력적일 수밖에.



어떠한 장르 문학을 좋아하냐고 말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답은 하나다. '좋은 이야기', 좋은 이야기들은 장르를 넘어 그 사람의 취향을 뚫지는 못하더라도 아, 그래도 좋았다고 말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장르를 한정하는 편이 아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고 정의하면 좋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기회 하나를 날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인 잔인함은 피하는 편이다.)


이번 책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SF 장르의 단편 소설집이다. SF는 Science Fiction, 공상이지만 분명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재에 실재할 가능성이 있는 판타지,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SF가 더 몰입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없는 세상이라면 정말 판타지 속에 불과할 테니까.(물론 이것 또한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여기서 몰입도가 높다는 건, 단편집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SF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은 역설적이게도 평범한 일상 속 공간들이라는 의미다. 우리가 실제로 내일이라도 갈 수 있는 공간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는 기현상들, 그런 상상들은 더 몰입도 있게 다가온다. 그러한 점들이 이 단편집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번 단편집에 실린 5편은 모두 공간이 한국이다. '신촌'에서, 또는 경의중앙선에서, 또는 공무원이, 또는 연구소에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이름들이 나열된다. 그리고 그 평범한 일상을 깨는 작은 균열, 그 안에 SF가 있었다. 평범한 일상을 깨부수는 것이 '상상'이라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잘 때마다 시간이 6일씩 흘렀다. 금요일 밤에 잠들었다가 일어나면 다음 주 금요일 아침이었다. 세 번의 연속된 금요일과 두 번의 시간 도약을 경험하고서야, 현은 그 비현실적인 현상이 실제임을 받아들였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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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판형은 한 손에 들어올 정도의 크기로, 한 손으로 책을 보기에 편한 사이즈였다. (손이 작은 분들이라면 또 다를 수 있겠다.) 전시회 팸플릿처럼 작지만 넓은 세상을 포함하고 있는 책이었다. 어릴 적, 처음으로 만났던 가장 두꺼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였다. 본 작품들 '정적', '경의중앙선에서 마주하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신화의 해방자', '최고의 가축'까지 쭉 읽어가며 <나무>를 떠올렸다. 그 이후로 SF 장르로만 묶인 단편선을 본 적이 있었나 싶기도 했으며, '심너울'이라는 작가님의 이름을 기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본 이야기들의 스포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금방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문장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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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



'안전가옥'이라는 공간을 알게 된 것은 꽤나 오래다. 공모전을 통해 알게 된 공간이었으며, 공모전에 참여한 적은 없었지만 공모전 주제로 등장하는, 주제들이 매력적이었고, 독특했기에 기억이 난다. 실제로 '미세먼지'란 주제로 글을 써볼까 생각한 적도 있다. 공모전 기간과 개인적인 일정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안전가옥 공모전들의 주제들은 생각의 단초가 되어 주는 주제들이 많아 영감이 되어주기도 했다.


그래서 랜선으로나마 내적 친분을 갖고 있던 공간에 작년 2월 방 탈출 이벤트가 있어서 참여했었다. 그날 방문 이후로 다시 꼭 가봐야지 했지만 가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다. (다른 공간으로 이사 가셨다는 소식을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분명 그날의 방 탈출 이벤트도 매력 있었지만,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라는 슬로건과 공모전들과 발굴되는 이야기들이 매력적이었기에 이 책의 초대를 응하게 되었다. 안전가옥의 책이었기에 신청하게 되었고, 만족스러운 독서 시간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이야기의 작고 큼, 그러한 한계가 있을까 싶다. 엄청나게 작고, 일상적인 순간의 나열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 너무나도 허황되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도 누군가의 상상이라면 가치가 있다. 여러 장르들의 이야기가 경계 없이 쏟아져 나오길 바라며 '안전가옥'의 또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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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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