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페미니즘의 물결 속 우리 사회를 비추는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지금, 여기에서 다시 보다.
글 입력 2020.02.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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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아 공연사진 6.jpg

 

 

요즈음 공연계는 여성의 이야기를 위한 작품과 배역들이 마치 트렌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로 주인공의 연인이나 어머니 역할에만 그쳐야 했던 여성들은 이제 무대 한가운데에 나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10명의 여성 인물이 한 무대에 동시에 등장해 욕망과 자유를 이야기했던 <베르나르다 알바>부터 가장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의 주체적인 여성을 그린 <레드북>, 최초의 여성 과학자였던 마리 퀴리의 삶을 담은 <마리 퀴리>까지,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 남성 배우들이 맡았던 역할들을 여성 배우가 맡아서 하는 ‘젠더프리 캐스팅’도 이젠 놀랍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져 가고 있다. 연극 <비평가>나 <오펀스>, 뮤지컬 <해적>, <적벽> 등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작품에서 남성 배우와 여성 배우를 함께 캐스팅하거나, 원래 남성 캐릭터였던 것을 여성 배우가 연기했다.

 

이는 공연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흐름이기도 하다. 긴 역사 내내 약자로서 소외되던 여성들이 각계각층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잊혀진 여성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의문시되지 않았던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예술은 이러한 사회의 변화와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보여주고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창작집단 LAS도 여성 서사를 꾸준히 올리며 변화하는 사회와 그 안의 사람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젊은 연출가상’, ‘젊은 연극인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는 이기쁨 연출이 대표로 있는 창작집단 LAS는 한송희 작가와 함께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줄리엣과 줄리엣> 등을 주요 레퍼토리로 공연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들은 고전 작품을 새롭게 여성의 시각에서 재해석하여 관객들의 시각을 넓혀주며 여러 질문을 던진다.

 

 

시놉시스

 

제우스의 명으로 올림포스의 12신이 소집된 날. 모임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게 된 헤라와 아프로디테, 그리고 아르테미스.

 

과거 아름답고 도도하기로 유명했지만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질투의 화신으로 전락한 헤라, 사랑의 여신으로 불리며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지만, 실상은 매일 밤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욕정의 여신 아프로디테,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오리온을 깊이 사랑하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가벼운 참견으로 시작된 세 여신의 대화는 점차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 변해가며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는데...

 

본인의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남편 뒤만 쫓는 한심한 여신이 되어버린 헤라, 진실한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듯 색을 탐하는 데만 집중된 아프로디테, 본인의 욕망을 접어둔 채 처녀임을 고집하고 집착하는 답답한 아르테미스. 서로를 비난하던 그들이 마주하는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과연 비난의 칼날을 거둘 것인가?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2016년 첫 공연을 올린 후, 많은 관객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아 페미니즘 입문극이라는 별칭도 얻었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세 여신은 어떤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나조차도, 헤라는 제우스와 관계 맺은 여자와 아이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는 질투의 화신으로 익숙하다. 아프로디테와 아르테미스에게도 미와 사랑의 여신, 처녀성의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고대로부터 여성에게 요구되어 왔던 특성들을 대표한다. 이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지금, 여기에서 다시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헤아아 공연사진 3.jpg

 

 

작년에 <줄리엣과 줄리엣>을 관람했었다. 아주 다양하게 인용되고 각색되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여성 퀴어 극으로 각색한 것은 처음 접해보아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여성들은 기존의 고착화된 틀에서 어떻게 벗어나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이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의 사랑, 욕망, 분노 등 삶의 원초적인 감정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어, 신화 속 신들의 모습과 현재 우리의 모습이 닮아있음을 지적한다고 한다. 그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페미니즘’이라는 물결을 타고 흐르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페미니즘 입문극 -


일자 : 2020.02.29 ~ 2020.03.2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쉼

장소 : 콘텐츠 그라운드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창작집단 LAS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90분



 


[정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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