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 우리에겐 히어로란 없다. [영화]

영화 '조커'가 말하는 히어로
글 입력 2020.01.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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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우리는 히어로를 많이 안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그리고 배트맨까지 다양한 히어로들을 이미 알고 있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속 영웅은 실상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사회가 더 복잡하고 어렵기에, 쉽게 히어로를 만들어낼 수도 없고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그럼 히어로란 어떤 존재이기에 우리는 그들이 존재하리라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영웅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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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란 크게 능력과 이성이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능력, 그들은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사건 해결에 있어 수월하게 해낼 수 있는 원초적인 지능을 가지고 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능력이기 때문에, 실제로 본다 해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다음은 이성이다. 히어로는 절대적인 이성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그들의 모든 선택은 법과 상식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다. 공동체를 중시하며 ‘함께 산다’라는 의미를 강조하며 많은 사람에게 전파한다. 이 역시 실제 우리의 삶에 적용하자면 한계가 있다. 같이 살아도 경쟁 사회는 존재하고 우리는 그 경쟁 속에서 어떻게든 이겨내야 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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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히어로 장르의 영화를 보면 위와 같은 히어로를 볼 수 있다. 이런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는 단순히 엔터테이닝을 위한 영화라 생각하기 쉽다. 관객 역시 초능력을 가진 능력자가 인간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경우는 영화 속의 일거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공감하기보다 재미를 위함이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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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히어로 영화를 만드는 영화사에서는 인간미를 보이는 히어로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아이언맨을 들 수 있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직접 슈트를 제작함으로써 히어로가 된다.


그를 보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히어로의 과업을 내려놓기도 한다. 히어로의 과업이란 지구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고 목숨을 걸면서까지 타인을 지키는 행동들을 말한다. 그는 우리가 평소 타인과 자신의 이익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빗댄 것으로 인간이 지닌 이기심과 고민 그리고 삶의 선택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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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례적으로 히어로 같지 않은 히어로가 등장했다. 바로 영화 ‘조커’이다. 일반적으로 조커는 배트맨의 악역으로 전형적인 악당으로 나온다. 잔인하고 이익을 위한다면 뭐든 하는 캐릭터로 찢어진 입의 웃음이 대표적인 상징이다. 조커가 개봉하기 전, 많은 사람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배트맨의 악당 ‘조커’의 시작을 다룬 스핀오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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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과 같이 조커의 시작을 다룬다. 하지만 조커가 되는 과정보다 변화와 발악함에 더 눈길이 간다.물론 영화이기 때문에, 산업 영화이기 때문에, 과장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서 플렉의 발버둥, 즉 살기 위한 발악은 우리도 사실상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열심히 살아와도 알아주지 않는 타인 그리고 겉치레만 위해주는 사회까지 모두 보이지 않지만,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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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의 직업은 코미디언 지망생이자 광대 분장을 한 채 공연을 뛰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장치이다. 코미디언과 광대는 모두 웃음이란 단어를 상징적으로 가지고 있다. 즉 보는 이들에게 살면서 진실로 웃어봤는지 묻는 것이다.


아서 플렉이 한 말 중, 재미의 기준과 웃음은 각자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웃기지 않다고 손가락질할 필요도 없고 이상한 포인트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한다. 많은 사람이 웃기에 웃어야 하는 그런 웃음에 가려져 진실로 자신이 재미있기 때문에 웃어본 적이 있는지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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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이 조커 분장을 한 채로 춤을 추며 계단을 내려오는 신은 영화의 대표적인 장면이다. 단편적으로 그 장면만 봤을 때, 영상의 깊은 심도를 느낄 수 있으며 주연의 감정이 폭발함을 느끼게 한다. 영화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2번 이상 본다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분명 아서 플렉은 유명한 티비쇼에 출현하는 기회에 기쁨을 표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시 말해, 가장 슬프고 가장 아픈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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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이 마주한 그의 진실은 가슴 찢어지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겨우 의지했던 모든 것들이 환상이었음을 그리고 잘못된 사실이었음을 아는 순간 그는 더 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자신을 돕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없었으며, 오히려 손가락질하고 표정을 구기는 사람들 사이 속에서 웃음을 전파하는 코미디언이 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코미디언이란 베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며 사회에게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보인다. 자신이 실패할 것임을 알면서도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심정이 어떻게 기쁠 수가 있겠는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꿈을 이루는 동시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 전 그의 복잡한 감정을 바로 계단 신에서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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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 하지만 그의 발악하는 행동 속에 말하는 진실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이 피지배층 사람들에게는 영웅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영웅으로 여길 수 없는 캐릭터 그러나 고담시의 피지배층 사람들에게는 영웅이 되는 것이 역설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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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는 히어로란 없다.’, 이 글의 제목 역시 히어로의 존재를 묻는다. 과연 모든 이들이 경외하는 히어로란 있을까? 없다. 각자의 상황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욕구들이 다르기에 같을 수 없다. 마치 종교와 비슷하다. 현재 많은 종교가 공존하면서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 평안을 준다. 하지만 결코 어떤 종교가 옳고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듯이 히어로 역시 절대적이고 옳을 수 없다.


영화 ‘조커’는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영웅이란 사람마다 다르고 방식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 더불어 처참한 환경에서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는 인간과 사회에 대항하고자 변화하는 인간을 보여주며 대다수를 위해 감춘 우리의 실체를 반어적으로 묻는다.

 

‘당신의 웃음이 당신을 위한 것인지 혹은 다수를 위함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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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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