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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PRESS
[PRESS] 기울어진 감정의 모순 - 순수 [도서]
인간 정신의 음울한 실체를 포착하다.
삶의 한 국면에는 다수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세밀한 감정을 하나로 뭉뚱그리는 것도, 특별하지 않게 취급하는 것도 세차게 쏟아지는 폭풍우 같은 본연의 마음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완전한 대척점에 머무르는 두 형체가 단단하게 결합할 수 있을까? 두 존재가 하나로 귀결되는 찰나의 순간이 건네는 감정의 보따리는 광기일까, 환희일까. 순수와 지적 오만, 나란히 선
by
정예진 에디터
2026.10.2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픽션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묘한 저택 모험 [영화]
<셀린느와 줄리 배타러 가다>의 서로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우정
1974년에 개봉한 <셀린느와 줄리 배타러 가다(Céline et Julie vont en bateau)>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핵심 감독 중 한 명인 자크 리베트(Jacques Rivette)가 연출한 작품이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헨리 제임스의 고딕 소설을 모티브로 삼고, 주연 배우인 줄리엣 베르토와 도미니크 라부리에가 직접 시나리오
by
이태희 에디터
2026.10.14
리뷰
영화
[Review] 우리는 '질병'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 알파 [영화]
'줄리아 뒤쿠르노'의 영화 <알파>에 대한 개인적 단상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을 포함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심연의 공포, 낙인, 혐오를 마주하는 바디 호러 영화 〈알파〉는 〈티탄〉을 만든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바디 호러 신작이다. 영화는 신체에 그로테스크한 변형과 파괴를 가하는 특유의 질감 표현과 파괴적 묘사로 인간 심연의 공포와 마주한다. 이 문법은 영화 전체의 주제를 관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육체가
by
문경란 에디터
2026.09.25
작품기고
The Artist
[작은 집] 감정의 시각화
감정을 느끼는대로 그려본 작업
평소에는 감정이 드러나는 상황을 그렸는데, 이번에는 감정 그 자체를 그림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감정을 색이나 형태, 화면의 분위기로 옮겨보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기쁨-사랑-행복은 모두 감정이 꽉 찬 형상으로 그려넣었다. 진하기를 통해 내가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의 농도를 표현했다. 슬픔
by
한수빈 에디터
2026.09.2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놓아줌이라는 재판 - 뮤지컬 '홍련' [공연]
스스로 만든 억울함의 지옥에서 심판과 놓아줌을 거쳐 마침내 자유로워지는 그녀의 여정
도입: 놓아줌과 심판 사이 뮤지컬 <홍련>은 두 개의 오래된 이야기를 한 무대 위에 불러온다. 처녀귀신 서사의 원조 격인 <장화홍련전>의 홍련, 그리고 죽은 자의 한을 풀어주는 무속의 여신 바리공주. 둘은 저승의 재판정에서 처음 마주 앉는다. 바리는 심판하는 자리에, 홍련은 심판받는 자리에 앉아 있다. 하지만 이 재판은 시작부터 어긋난다. 홍련은 죄를 인
by
이유빈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는 방식에 따라 이별을 정의할 수 있는가? - 경주기행 [영화]
각자에게 소중한 사람이 사라졌다는 슬픔 하나만으로 이 사건에 부딪히는 것은 복수라기보다 이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통해서 각자가 가진 구멍을 아주 조금씩 꿰맨 것이다.
어제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함께 보내던 사람이 오늘 누군가의 잘못된 짓으로 떠나버리고, 만날 수 없는 내일이 온다. 그렇게 구멍이 생긴 채로 내일의 내일이 쌓이고 또 쌓인다. 구멍에 구멍을 덧대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그냥 구멍이다. 그 무엇도 채울 수 없고 사라져 버린 시간 같은 것. 그 구멍을 <경주기행> 속 이별에서 봤다. 일상에서 한낱 아끼던 물
by
김수민 에디터
2026.09.0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아무도 부술 수 없는 우리의 겨울 [서간문]
눈이 부시던 당신
안녕. 사실 지금도 너와 함께 들었던 노래를 듣고 있어. 감각이라는 건 정말 야속해서 나를 속절없이 꼼짝 못 하게 하더라? 반주만 들어도 매섭게 추웠던 그 12월과, 나를 보며 미소를 머금던 네가 떠오르잖아. 꼬꼬마 시절에는 너에게 닿지 못해도 무감각했어. 그만큼 오감이라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성장할수록 민감해지나 봐. 나도 이제는 너를 그냥 놓
by
정예진 에디터
2026.08.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고강도 경쟁 사회에서 다양성과 인정의 사회로 가는 길 [문화 전반]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세계 10~12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춘 선진국에 진입했다. 절대적 빈곤이나 기근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가족 관계 역시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화목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행복의 질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OECD 회원국 중 행복지수는 수년째 최하위를 다투며, 전 세계로 대상을 넓혀도 바닥을 면치 못한다. "가난에서 벗어나 물질적 풍요를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발전주의적 신화가 완벽히 파산한 셈이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세계 10~12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춘 선진국에 진입했다. 절대적 빈곤이나 기근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가족 관계 역시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화목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행복의 질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OECD 회원국 중 행복지수는 수년째 최하위를 다투며, 전 세계로 대상을 넓혀도 바닥을 면치 못한다. "가난에서
by
신동하 에디터
2026.08.16
리뷰
도서
[Review] 긴 여정의 끝에서, 오디세이아 [도서]
우리는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간성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차례가 아닐까. 그 사유의 실마리를 아주 오래된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면, 영원한 생명과 젊음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지금껏 나는 수도 없이 많은 역경을 견뎌왔소. 만약 신들께서 아직도 내게 내리실 고난이 더 남아 있다면, 내 그 나머지도 모두 기꺼이 견뎌낼 작정이오!” 202쪽 많은 이야기의 서사적 원형이 되는, 조셉 캠벨
by
정현승 에디터
2026.08.1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정의도 자비도 그대들의 것 - 연극 ‘베니스의 상인’ [공연]
오늘날 관객에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은 8월 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은 불편하다. 모든 무대 예술은 극장에 가서 봐야 한다. 극장과의 물리적 거리와 환경, 표를 구하는 과정, 시간을 내서 극장에 오가며 체력과 정신을 쓰는 것까지. 공연 한 번을 보는 건 이처럼 어렵다. 연극은 더더욱 그렇다. 비교적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공연 예술인 뮤지컬에 비해 연극은 심리적 진입 장벽이 높다. 노래가 없는 만큼 텍스트의 밀도가 빽빽하
by
이진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정의는 왜 주먹을 빌리는가 [드라마/예능]
사적 복수와 통쾌한 응징을 앞세운 드라마가 반복해서 사랑받는 이유
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비슷한 장면을 자주 만난다. 법은 너무 늦게 도착하고, 조직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피해자의 목소리는 번번이 묻힌다. 그때 어디선가 평범해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강한 인물이 나타난다. 그는 제도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는다. 악인을 찾아내고, 응징하고, 피해자가 빼앗긴 것을 되돌려준다. 모든 일이 끝나면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거나
by
이수진 에디터
2026.07.30
리뷰
PRESS
[PRESS] 꿈의 틈새를 걷는 두 사람의 씻김: 뮤지컬 '해몽가' [공연]
비극을 딛고 비로소 현재를 살아가려는 인간의 강인한 의지에 대한 헌사
정조를 짓눌렀던 사도세자의 비극은, 오랫동안 권력 다툼이나 당파 싸움 같은 정치적 사건으로만 다뤄져왔다. 하지만 뮤지컬 <해몽가>는 이 비극을 정조라는 한 인간이 평생을 안고 살아야 했던 마음속 깊고 내밀한 트라우마에 집중하여 다룬다. 따라서 이 극에서 '해몽'은 단순한 꿈풀이가 아니라, 정조의 무의식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죄책감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by
이유빈 에디터
202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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