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마터' - 혐오는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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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수영 수업을 거부한 학생으로부터 시작된 모든 갈등과 싸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구절에 반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 혐오의 시대, 서로 다름을 어떻게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을까?
2018년 초연으로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 부문을 수상한 연극 <마터>가 보다 탄탄해진 무대로 재공연에 오른다.
<마터>의 작가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Marius Von Mayenburg)는 마이엔부르크는 새로운 독일연극을 대표하는 젊은 극작가로 현재 독일어권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며 그의 작품들은 영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대학에서 고전 독문학을 전공한 뒤, 여러 작품을 탄생시켰고, 독일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젊은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연극 ‘마터’ 또한마우스 폰 마이엔부르크의 작품으로, ‘순교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극단 ‘백수광부(白首狂夫)’ 의 대표 하동기가 맡았고, 번역은 이은서가 맡았다. 백수광부 극단은 1996년 연출가 이성열과 젊은 배우들이 실험연극 공동체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장정일의 시집을 해체 재구성한 <햄버거의 대한 명상>이 창단 작품이다. <굿모닝? 체홉>, <야메의사> 등 배우들의 몸과 즉흥연기에 기반 한 공동창작 작업을 지속해왔으며, 최근에는 문학적 텍스트에 기초한 정밀한 무대 또한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은서는 베를린 미하일체홉 연극학교 체홉 연기과정(Tschechow-Jahr),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전문사(MFA)를 졸업하였고, 현재,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연극과 정치>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다. 번역서로는 『무대 위의 상상력』, 『배우, 말하기, 자유』가 있다.
연극의 주요 등장인물은, 자신이 믿는 신념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사람과 사건에 혐오와 적대감을 드러내는 벤야민과 그를 지도하기 위해 성경을 공부하기 시작한 선생님 로트이다. 벤야민은 수영 수업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한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그런 벤야민을 이해하지 못한다.
벤야민이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 선생님 로트는 벤야민의 반항을 제어하기 위해 성경을 읽지만, 벤야민을 상대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게 된다고 한다.
연극 <마터>는 종교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신념에 갇혀 이로 인해 나타나는 타인에 관한 혐오와 갈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혐오는 어디서 생겨나고,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두 인물의 대립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혐오’가 만연하다. 혐오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 신념과 맞지 않는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노력하지 않고 곧바로 혐오로 이어지는 과정. 타인을 혐오함으로써 나의 신념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극 <마터>는 이러한 시대 속에서 혐오의 시선을 어떻게 극복해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혐오’는 이제 특정 집단 간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일상의 삶 속에서도 상대를 자신의 틀에 가두고 재단하는 것도 혐오라고 볼 수 있다.
나의 신념과 생각이 소중한 것이라면, 타인의 신념 또한 소중한 것 아닐까? 벤야민과 로트의 이야기를 통해 ‘혐오’라는 현상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각자의 해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마터- MARTYR -
일자 : 2020.01.29 ~ 2020.02.16
시간평일 8시주말 4시월 쉼
장소 : 대학로 선돌극장
티켓가격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백수광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만 16세 이상
공연시간100분
[정윤경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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