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심미안'과 '논리'가 있는 디자인을 하는 법, CA매거진 241호 [도서]

글 입력 2018.12.0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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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관심을 느끼는 일반인으로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디자인 잡지라 이전부터 CA 매거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디자인 소식은 물론이고, 디자인 작업에 시각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레이아웃 덕분에 소개된 디자인 작업 자체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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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SHOWCASE'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디자인 작업들

  


이번 241호는 ‘리브랜딩’을 메인 토픽으로, CA가 주관한 올해의 브랜드 임팩트 어워즈 수상작과, 다양한 리브랜딩 사례, 그리고 리브랜딩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기업의 브랜딩은 물론, ‘나 자신’의 브랜딩까지 자신이 가진 개성을 살리고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브랜딩도 시간이 지나면 빛을 바라고 흐름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보수해줘야 한다는 사실은 크게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많은 성공하는 브랜드들이 어느 순간 업데이트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리브랜딩’은 생각보다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이었던 것이다.

 

하바나 익스프레스 리브랜딩을 맡은 김태훈 디자인실장의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점진적 변화’를 강조한 리브랜딩 방법을 제시했는데, 기존에 존재하던 브랜드가 가진 장점과 기본 정신을 해치지 않으면서 변화를 통해 신선함을 주어야 하는 리브랜딩 작업의 고충과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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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호에서는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CFC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전채리 씨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브랜딩 작업을 시작하기 전 어떤 식으로 영감을 얻는지 이야기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그 키워드가 어떤 한 단어라면, 이것의 물성은 어떨지, 그것의 문학적, 역사적, 혹은 과학적인 배경은 어떠한지, 그 소재를 360도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과 어울릴만한 소설이 있을지, 이것이 조각 작품이라면 누구의 작업에 빗댈 수 있을지. 쓸데없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뾰족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대상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됩니다.” 59p.



브랜드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브랜드 바깥의 다양한 배경으로부터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에 대한 힌트를 찾아낸다는 말이 비단 디자인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어떤 직종이나 작업이든 영감의 원천을 어떻게 찾느냐 하는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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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타 창조적인 작업들과는 달리 이 브랜딩이라는 것이 내게 더 신선하게 다가왔던 지점은, 디자이너들이 하나같이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을 브랜딩 작업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는 것이다. 이는 디자인 작업 전체에도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


앞선 인터뷰에서 전채리 씨는 “브랜드와 클라이언트, 그리고 디자인 스튜디오의 삼박자가 매우 중요하다”며 단지 아름답고 참신하기만 하다면 좋은 브랜딩이라고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또, 아트 디렉터이자 디자이너인 존 키(Jon Key)는 “협력자”로서의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의 관계를 강조하며 클라이언트의 목표를 구체화하는 것을 돕는 방식의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순수예술과 다르게 디자인은 클라이언트와 협업하고 소통하며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이것이 내겐 마치 퀘스트를 해결하는 것처럼 멋진 일처럼 느껴진다. 내가 가진 심미안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브랜드의 정체성을 모두 고려하는 논리가 요구된다는 것이 디자인만이 가진 특별한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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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INDUSTRY ISSUE’에서는 “헬베티카가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제목으로 타이포그래피(활자 디자인)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타이포그래피 역시 CA 매거진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된 분야 중 하나다. 지난 편에서도 느꼈지만 CA 매거진은 디자인의 여러 분야들 중에서도 타이포그래피를 꽤 비중 있게 다루는 것 같다. 이 이슈에서 다양한 타이포그래피 실험 사례를 소개하며, ‘어떻게 자신만의 활자 디자인을 할 것인가’(에릭 슈피커만)라는 제목으로 9가지 방법을 정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전까지는 생활 속에서 매일 마주치는 여러 글자의 모양을 보면서 그것 또한 체계적이고 창조적인 디자인의 산물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디자인의 관점에서 ‘활자’를 인식하게 되면서, 개성과 통일감을 유지하면서도 글자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고, 전체적으로 어울려야 한다는 타이포그래피의 특성이 디자인의 속성과 굉장히 잘 들어맞는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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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난관에 대처하는 프리랜서의 자세”와 같은 기사에서 프리랜서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여러 현직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담은 것도 내 미래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점이 많은 기사였다. 해외 소식, 해외 기사를 많이 다루고 해외디자이너들과 인터뷰를 많이 진행한 점은 좋았으나, 잡지 텍스트가 전체적으로 번역투라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더 유연하게 번역하거나 문체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개인적인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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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주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디자인 매거진 CA



[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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