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김광석을 노래하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글 입력 2018.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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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을 노래하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바람 공연 사진.jpg
 

제목부터가 김광석의 노래이다. 홍보용 사진들을 보아도 온통 노래하는 장면이다. 그래서 그저 김광석의 노래를 연이어 부르는 형식이리라 짐작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취하고 있지만, 김광석 추모 콘서트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혹여 예상이 꼭 맞다 하더라도, 김광석이 그리운 이들에게, 그의 노래가 애틋한 이들에게 좋은 위로가 되어주리라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김광석의 노래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시간 정도의 기대만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상은 빗나갔다.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고, 스토리에도 짜임이 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훌륭했다. 아니 '기대 이상'이라는 표현 자체도 적절하지 않다. 아주 즐거웠다. 많이.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관객들을 공연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환기부터가 유니크했다. 멀티맨 역할을 맡은 박신후 배우의 재치가 어수선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시작부터가 웃음바다였다. 김광석 노래로 잇는 뮤지컬이라 어쩐지 서정적이고, 슬픈 감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싹 없애주는 순간이었다.

올해로 7주년을 맞은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인데다가, 누적 관객 수가 10만 명을 넘었다고 했는데, 과히 그럴만하겠구나 싶었다. 대학 음악 동아리 바람 멤버 풍세, 고은, 영후, 상백, 은영의 이야기를 짜임 있게 펼치면서도, 김광석의 노래들이 헤쳐지기 보다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음에 감탄했다. 배우 각각이 뮤지컬 배우 다운 풍부한 성량으로 장면 장면을 채워나가고, 영상을 이용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무대가 이들을 더욱 빛내준다.

까르르 웃다가도 한 번씩 등장하는 김광석 특유의 서정성에 마음을 빼앗기고, 눈물이 흐를라 치면, 어느새 멀티맨 박신후가 바람잡이처럼 등장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풍세 역을 맡은 박형규(조정환 배우와 함께 풍세 역을 맡고 있다. 이날은 박형규 배우가 등장했다) 배우는 김광석의 감성까지 실어 온 노래로 김광석인 듯 김광석이 아닌 듯 자꾸만 혼돈을 주다가, 중간중간 박형규 그 자체를 보여주어 자신을 각인 시킨다. 고은 역의 황려진, 은영 역의 언희 배우는 김광석의 노래를 새로이 만드는 화음을 살포시 얹혀주고, 상백 역의 박두성, 영후 역의 이현도 배우는 극의 짜임과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참 멋진 팀워크다. 7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은 참 다르긴 다르다.

어지간해서는 좋음을 극대화해서 표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공연 기간(2018.5.4.~6.1.)이 그리 길지 않은 만큼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구구절절 좋음을 표현해 보았다. 김광석과는 무관한 세대들에게도,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세대들에게도 모두 행복에 젖어들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줄 좋은 작품.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추천한다.


poster_바람2017_46_4절_2.jpg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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