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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91번째 문화초대
:이 비루투시오 이탈리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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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진주의 찬란한 부활
 

한 번도 안 가본 여행지를 가는 것만큼 설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낯선 곳이 가져다주는 익숙하지 않은 느낌은 여행자를 설렘으로 가득 차 게 만들어주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 ‘이 비루투오시 이탈리아니’의 연주는 ‘여행’과도 같았다.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바로크 음악이라는 장르로 나를 떠나게 해줬기 때문이다.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이 비루투오시 이탈리아니는 단순히 이탈리아에서 오지 않았다. 그들은 오래전 바로크의 향수까지도 잘 보관해서 왔다. 그리고 그들이 품은 바로크의 향수는 지난 금요일 밤 내게 진한 향기로 퍼져왔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클래식은 클래식하지 않다고. 그러니까 클래식은 과거의 어느 한 순간에서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이번에도 내 생각이 옳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바로크 시대는 내가 감히 체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나는 그런 문화권에 있지도 않으며 무엇보다도 시간을 거슬러서 바로크 시대로 갈 능력이 없다. 이런 나의 불가능을 ‘이 비루투오시 이탈리아니’는 그들의 연주로 나를 바로크 시대의 어느 한 시점으로 데려다 주었다. 대한민국에 사는 평범한 이십대의 나는 아주 잠시나마 바로크 시대를 사는 한 이탈리아인으로 변할 수 있었다. 대단하지 않은가. 한 곡이 뭐라고 내 생각에 들어와 이렇게 넓은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만들어주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던 것은 현악기들이였는데, 그들 중에서 내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악기가 있었다. 바로크 시대 악기 하프시코드가 되겠다. 연주를 듣고 있는데 어디선가 통통 튀면서 옥구슬 같은 음이 들렸다. 뭔가 싶었는데 무대 위에 있는 피아노처럼 생긴 악기였다. 그것이 가진 또렷한 음이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그 악기의 이름을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검색 끝에 알게 된 이름은 바로 바로 하프시코드. 난생 처음 본 악기였다. 시대 악기의 매력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연주자는 무대 위에서 가장 빛이 난다. 별처럼 빛나는 연주자들 중에서 더욱 빛나는 별이 있다. 나는 이 별을 콘서트마스터라고 생각한다. 이날 연주의 콘서트마스터 작은 체구와 달리 깊고 넓은 감정을 연주했다. 나이가 지긋이 든 백발의 콘서트마스터는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활을 켰다. 그의 솔로파트를 보고 있자니 그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바이올린에 쏟아 부었을지 생각했다. 나로서는 미처 헤아릴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연주의 백미.라고 말하고 싶은 앙코르. 정말 매우 아주 인상적이었다. 내 생각에 나는 본 공연보다 앙코르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연주자들의 살짝 풀린 긴장에서 나오는 여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그들이 보여준 앙코르에는 그들 특유의 매력이 담뿍 묻어났다. 본 공연에서 선보이지 않은 그들의 곡도 들을 수 있었고 관객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 머나먼 바로크 시대에서 단번에 날아와 내게 좋은 연주를 들려준 ‘이 비루투오시 이탈리아니’의 연주에 감사를 느끼며 이만 리뷰를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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