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감동과 치유의 연극, 레드 [공연예술]

마크로스코의 삶을 그린 연극, 레드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글 입력 2015.06.30 12:1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15-06-05_16;47;25.jpg


전시기간 : 2015년 5월 3일 (일) - 5월 31일 (일)

공연시간 : 화~금 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2시, 6시
※ 월요일 공연 없음

전시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출연 :  한명구, 정보석, 박은석, 박정복

관람등급 : 만 7세 이상

관람시간 :100분

전시문의 : 02-2230-6601

- 관람료 R석 : 55,000원 / S석 : 4,4000원


KakaoTalk_20150520_164000722.jpg

 
안녕하세요? 박정은입니다 : )
제가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문화예술은
바로 마크로스코의 삶을 그린 연극 '레드'입니다!

연극 <레드>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
단 둘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지는 2인극으로 미국 작가 존 로건이
씨그램 빌딩 벽화에 얽힌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제 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 등 주요 부문 6개 부문을 휩쓸며
토니상 최대 수상의 영예를 얻은 명작이기도 합니다.
또한 2011, 2013년에 이어 한국에서 세번째 공연을 맞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번엔 어떤 새로운 공연이 펼쳐질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
.
.

아쉽게도 연극 <레드>는 현재 막을 내렸지만 꾸준히 새로이 선보이는 작품이니깐요
추후에 기회가 되신다면 꼭 보러가시길 추천해드립니다.


KakaoTalk_20150520_163841772.jpg
 

저는 꾸준한 연극 작품을 통해 뿌리 깊은 연기의 철학을 보여주시는 배우 한명구와
준수한 외모와 감각적인 연기로 수 많은 팬들을 사로잡아 '연극계의 완판남'이라 불리는 배우 박은석
이렇게 두분이 투데이 캐스트였는데요.
참고로 연극 <레드>는 많은 분들에게도 연기파 배우로 잘 알려진
배우 정보석님이 마크 로스코 역으로 출연하게 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어떤 캐스트 분을 선택할지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투데이 캐스트를 선택하실지 궁금하네요 : >


KakaoTalk_20150520_163839584.jpg
 

관객석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으로는 마크 로스코의 책상과 LP판, 의자가,
오른쪽으로는 미술 도구들이 놓여 있고, 중앙은 그의 작품이 대형 캔버스로 걸려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마크 로스코를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왼쪽 자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015-06-05_17;20;19.jpg
 

 (서로 충돌하며 폭발하고 있는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


극은 마크 로스코가 담배를 피우며 작품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뉴욕 초호화 빌딩인 시그램에 들어설 고급 레스토랑 '포시즌'으로 부터
거액을 받고 벽화를 그려주기로 약속합니다.
그는 자신의 조수가 되기로 자처하여 찾아온 켄을 고용하게 되고,
물감을 섞고 캔버스를 짜는 단순한 일만 주문하죠.

하지만 켄은 당돌하게도 로스코의 예술 이론과 상업적 프로젝트인
포시즌 레스토랑을 수락한 것에 대해 거침없이 질문을  쏟아놓습니다.
그 후, 마크 로스코는 포시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 되고
자신의 그림을 통해 사람들의 입맛을 떨구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신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는 포시즌 레스토랑과의 계약을 파기하게 되면서 화가로서의 진정한 순결성을 지켜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의 조수인 켄을 해고하면서 연극은 막을 내립니다.


2015-06-05_19;51;00.jpg


(레드가 블랙에 삼켜지는 것이 무서운 마크 로스코 )
 
 
이 연극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바로 "참 어렵다". 
연극이 어렵게 구성된 것보다는 예술이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레드>는 마크 로스코를 제대로 알고 가지 않고 관람하게 되면
굉장히 지루하고 난해하다고만 생각할 수 있는 연극입니다.
하지만 그의 예술 세계와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간다면
연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시도 팽팽한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됩니다.
 
한가람 미술전에서 열린 마크 로스코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셨던 분들은
아마 저와 같이 연극을 보면서 눈치를 채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디오 가이드의 주요 내용은 설명보다는 연극 <레드>에 나오는
마크 로스코의 대사들로 가득하다는 것을요. 덕분에 저는 왜
이와 같은 대사를 마크 로스코가 내뱉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배우 유지태가 중저음의 목소리로 혼자만의 고뇌를 외치는
마크 로스코의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배우 한명구에게서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폭발해버리면서
굉장히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마크 로스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5-06-05_17;46;42.jpg


(레드로 색면추상을 그리고 있는 두 남자)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두 장면입니다. 하나는 바로 위에 나타난 사진 속의 장면인데요.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이 하얀 캔버스 위에 새빨간 물감을 미친듯이 칠을 합니다.
다른 연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장면이죠.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레드란 무엇인가요?
누군가에게 레드란 단순한 색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크로스코에게 레드란 아마 그의 삶 전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레드가 블랙, 즉 죽음에 삼켜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 것이죠.
또 다른 장면은 켄이 마크 로스코를 향해 폭발하는 장면입니다. 마크 로스코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식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


그러나 정작 자신은 당시 새로운 사조로 떠오르는 팝아트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예술이 아니라 비지니스일 뿐이라고 비난합니다.
자신의 작품만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너 정말 앤디 워홀이 백년 뒤에 미술관에 걸릴 거라고 생각해?"


그런 마크 로스코에게 켄이 돌직구를 날립니다.


"지금 로스코 옆에 걸려있는데요?"
 
“예술의 상업화를 비난하시지만 결국 선생님, 돈 받으셨잖아요!”


켄이 너무 폭발해 버리는 바람에, 마크 로스코의 예술적 자존감까지 삼켜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의 존재는 마크 로스코의 생각과 그 가치를 끄집어 내는 역할로서 충분한 것이지,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저는 너무도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밌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관람객들 모두
고집불통인 마크 로스코의 고집을 꺽고 싶었을 테니까요. 저 또한 그랬답니다.


2015-06-05_19;49;01.jpg
 

(레드 속으로 조용히 빠져드는 마크 로스코)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마지막 엔딩입니다.
개인적인 바램으로 마크 로스코가 자신의 작품에 생명을 받쳐 자살하는 것으로 끝내길 바랬습니다.
그것이 그의 진정한 예술혼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떄문에 마지막이 너무 허무맹랑하게 끝내버린 느낌이 들어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배우분들의 연기는 기대했던만큼, 어쩌면 그 이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참 어렵고 해학적인 대사들이 많았는데.... 배우분들 정말 대단합니다!
배우 한명구는 그의 연기 관록을 여지 없이 모두 나타내었고,
배우 박은석은 잘생긴 외모와 함께 무서운 신예의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1433489721819.jpeg


 너무 일찍이 막을 내려버린 연극 <레드>. 좀 더 오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전시보다는 연극을 먼저 추천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연극을 보기 전에 마크 로스코의 예술 작품과 생애를 충분히
알아야만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전시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단, 마크 로스코의 연극을 보기 위해 전시를 관람하시는 분들은 오디오 가이드를,
전시만 관람하시기를 원하신다면 오디오 가이드는 듣지 않는 것을 추천해 드리는 바입니다.

.
.
.

이상 마크 로스코의 작품 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연극 <레드>였습니다!
나중에 새로이 찾아 올 연극 <레드>를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박정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