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클래식 공연에서의 안다 박수에 대하여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4.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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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박수

국립국어원 신어자료집에 따르면 안다박수란 노래나 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터져 나오는 박수이다. 우리는 종종 이것을 클래식 공연에서 목격할 수 있는데 곡이 언제 끝날지 잘 안다는 표시로 곡이 끝나는 순간 바로 치는 박수, 또한 잘 알지 못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혹은 끝나고 난후 바로 치는 박수가 안다박수라고 할 수 있다. 안다박수. 어감에서 보이다시피 안다박수에 대한 클래식 전문가나 지식인의 의견은 매우 부정적이다.

 

concertmanners-1.gif▲ 안다 박수는 공연 참석자의 많은 사람들이 불쾌해 하는 행위이다. (사진 출처 - http://www.naxos.com/education/enjoy2_concertmanners.asp)

김조년 한남대 명예교수는 안다박수에 대해 거룩한 행사에 참석하려고 깨끗하게 빨아 입고 막 나선 옷에 똥물을 쏟아 붓는 것과 같은 기분이라고 한다. 또한 그는 안다박수를 치는 이는 연주장에 다시는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강력하게 비판한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2바이올린 부수석 김정민은 연주하다 보면 안다박수가 터져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모두가 방금들은 음악의 경이로움에 사로잡혀 잠시 시간을 멈추는 순간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한다. 조우석은 그의 저서 <굿바이 클래식>에서 연주가 끝난 뒤에 음악이 끝난 줄 알고 있다고 자랑하는 안다박수가 사람들을 민망하게 만든다며 비꼬았다. 이장직은 논문 <악장 사이의 박수에 관한 연구>(2011)에서 안다박수보다 차라리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는 ABM(Applause Between Movements)이 낫다고 말하며 그의 논문에서는 피아니스트 신수정, 강충모, 지휘자 정치용 또한 ABM보다 안다박수가 더 질색이라고 한다.

 

200404200352.jpg▲ 관객 뿐만 아니라 연주자와 지휘자까지 신경쓰이게 하는 안다박수 (사진 출처- 동아일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0&aid=0000234412)

그렇다면 안다박수는 왜 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혹자는 내가 내 돈 내고 즐기러 오는 공연인데 내 마음대로 해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클래식 공연은 혼자 듣는 것이 아니다. 영화관에서 적절한 에티켓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클래식 공연 또한 그에 부합하는 적절한 규칙들이 존재하고 그것을 최대한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다. 콘서트에서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 각자 모두의 이해관계와 사연을 바탕으로 자리해 있는 것이며 이 모두의 입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존중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에티켓이다.

 

_69249469_bavarian624.jpg▲ 연주자와 지휘자 또한 공연에서 존중받아야 할 주체들이다. (사진 출처- http://www.bbc.com/news/uk-scotland-23673423)

또한 우리는 연주자들이 악기를 재생시키는 기계가 아닌 사람임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조년(2013)은 연주를 연주자가 자신을 예술에 몰입시키고 힘을 다하여 작가, 주자와 감상자를 하나의 세계로 끌어들이려는 치열한 싸움이라고 한다. 그는 이러한 싸움 뒤에 숨을 내 쉬고, 다시 들이 쉬는 행위, 즉 숨고르기는 그 연주 전체의 생명을 다시 추스르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는 이 숨고르기의 시간에 대해 아주 귀하고 거룩한 순간이라고 말하며 불과 10초도 안 되는 이 짧은 시간은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연주자의 입장에서 더욱 절실한 시간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정민은 마지막 소리 후에 박수로 좋았다는 표현을 하기 전에 잠깐 음악을 마무리할 시간을 갖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 역할을 수행하는 청중은 연주의 중요한 일부분임을 명시한다.

 

사실 클래식 공연에서의 박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평소에 치는 박수보다 훨씬 까다롭고 어렵다. ‘박수를 도대체 언제치란 말인가?’ 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더욱이 클래식 공연에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자신도 모르게 잘 안다는 표시의 안다박수가 아닌 정말 모르기 때문에 박수를 칠 수도 있다. Holly Mulcahy는 그의 글'When To Clap At The Symphony: A Guideline'에서 클래식 공연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핵심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If you feel concerned about clapping in the wrong place, just wait and follow others’ leads’. 즉 박수를 잘못칠까봐 걱정이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먼저 박수를 시작할 때까지 지켜보라는 것이다. 그는 시각적 신호(Visual cues) 또한 언제 박수를 쳐야 할지에 대해 좋은 단서를 제공한다고 하였다. 지휘자가 완전히 팔을 내릴 때 까지 기다리거나 연주자들의 숨고르기가 끝난 것을 본 후 박수를 쳐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Classical-600x391.jpg▲ 지휘자와 연주자 뿐만 아니라 관객 모두는 훌륭한 연주를 성공시키는데 기여를 한다. (사진 출처- http://getstarted.ticketmaster.co.uk/news/rules-going-classical-concert-are-not-what-you-think)

클래식 공연에서의 에티켓은 중요하다. 공연에 참가한 주체들은 명백히 존중되어야 할 주체들이다. 단순히 공연을 즐기는 관객뿐만 아니라 연주자 또한 공연장 안에서의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되어야 하며 관객, 연주자와 지휘자 모두의 입장을 간주관적으로 존중해 줄 수 있는 것이 공연장 안에서의 에티켓이다. 때문에 우리는 공연에 참석할 때 에티켓을 지켜야할 암묵적인 의무가 있으며 작곡가, 연주자, 청중의 삼각관계의 하모니인 연주를 더욱 아름답게 즐길 필요성이 있다.

 

 

 

 

참고 자료:

 

논문:

 

이장직, 악장 사이의 박수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1

 

:

 

조우석, 굿바이 클래식 조우석의 인문학으로 읽는 클래식 음악 이야기, 동아시아, 2008, pg 183

 

인터넷 뉴스:

 

안다박수, 네이버 사전, 국어사전,

http://krdic.naver.com/detail.nhn?kind=newword&docid=361999

 

오피니언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천박한 안다박수벌떡이’, <금강일보>, 2013.01.21.,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238, (2015.04.23.- 접속날짜)

 

사외칼럼 [일사인언] ‘안다 박수’-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2바이올린 부수석 김정민, <조선일보>, 2014.09.25.,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9/25/2014092500190.html, (2015.04.23.- 접속날짜)

 

When To Clap At The Symphony: A Guildeline by Holly Mulcahy, , 2015.04.06., http://www.insidethearts.com/neoclassical/2015/04/when-to-clap-at-the-symphony-a-guideline/, (2015.04.23.- 접속날짜

[김겨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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