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10주기 회고전 "영원한 풍경"

글 입력 2015.02.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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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의 초대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에 다녀왔다.

브레송의 사진전을 이전에 다녀오지 못했던 나로서는 '영원한 풍경'이라는 전시회 테마가

어떻게 나타날지 너무 궁금했다.

당장에 전시 전에 내가 알고 있는 브레송의 사진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누구나 다 아는, 그 유명한 사진들밖에 없었으니까.​




1.jpg



티켓은 알베르 카뮈의 초상사진.

카뮈하면 이방인과 이 사진이 바로 떠오르는 것 같다.

카뮈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그를 가장 잘 특징적으로 표현할 사진일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사진이다.



다만, 카뮈의 사진이 아니라

브레송이 노년에 찍은, 자신의 그림자가 담긴 초상사진이 프린트되어 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브레송은 자신의 초상사진을 남기지 않았으니까, 긴 나무그림자와 대비되어 나타나는

그의 노년의 모습이 담겨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것이 내 개인적 소회.




2.jpg



브레송 사진전의 입구인 배움터 M1.

사실 이 사진은 사진전을 다 보고 나와서 찍은 사진이다.

어떻게든 브레송같은 구도를 만들어서 찍어보고 싶었는데

나한테는 역부족이었다.





브레송의 사진전을 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나처럼 사진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이 보아도

교과서적인 느낌이 드는 사진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20세기에 브레송에게 영향을 받지 않은 사진 작가가 없고

그렇지만 그에게 너무 영향을 받아 벗어나지 못해서는 안되는 존재였다라고 브레송을 표현한

벽 측의 안내문을 보니

정말 그 표현 그대로였다.




도슨트 안내를 함께 들을 시간을 놓쳐

오디오 안내를 들으며 전시를 관람했는데

그림에 대한 해설과 함께 마지막 부분에 관람객이 생각해볼 부분을 던지는 것이 좋았다.

물론 내 감상과는 다른 결론을 맺으며 해설을 마무리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도슨트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안내를 들으며 전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브레송의 사진을 보면, 그가 얼마나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느낄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유명한 행사, 사건이 벌어질 때에 그 장면을 포착하려고 할 텐데

브레송은 그런 상황을 바라보는 일반 사람들을 항상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설정되지 않은 일상 속에 드러나는 거의 날 것의 표정과 몸짓들을 담아냈다.

설정이 아닌 게 놀라울 정도로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진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전시회의 제목처럼, 그는 순간을 포착하여 이를 영원하게 만들었다.

순간의 영원성이라는 건 사실 정말 모순적인 메타포인데, 그의 사진을 보면 납득하게 된다.

그러한 일련의 사진들을 보고나면, 전시회 마지막 출구 쪽 벽에 붙어있는 그의 표현이 이해가 된다.

브레송 자신이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늘 노력했지만,

돌이켜보니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는 것이.





간만에 간 전시회에서, 브레송의 사진철학을 통해

나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반추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마치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우리인 것을' 이라는 시처럼

매순간이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겨야겠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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