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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가 던지는 씁쓸한 질문 [드라마]

넷플릭스식 자극 서사 너머, 무감각해진 현실의 무게

by 이태희 에디터
2026.11.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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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3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꿀알바>는 최저시급의 n배를 준다는 정체불명의 인력사무소 '거미인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8부작 미스터리 호러 드라마다. 청년들이 직면한 가난이라는 현실적인 소재에 공포를 결합하여 알바 현장 속의 기묘한 사건들을 블랙 코미디와 스릴러로 그려낸다.

       

      김다민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이재욱, 고민시, 김민하, 이희준이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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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은 각 화마다 새로운 알바를 하나의 미션처럼 보여준다. 오프닝 시퀀스의 레트로 오락기 화면처럼, 주인공이 위험천만한 알바 현장에 투입되어 살아남아야 하는 과정 전체가 마치 잔혹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하다.


      이 무모한 게임에 몸을 던지는 주인공 변혁준은 빚더미에 앉은 채 변변한 직업도 없이 하루를 견디는 30세 청년이다. 지독한 가난과 절박한 상황 속에서 "하루 때우고 오세요. 돈 벌어야죠."라는 거미인력 사장의 한마디는 혁준을 아무런 저항 없이 위험한 출근을 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혁준은 지독한 현실 속에서도 쓸데없을 만큼 이타적인 인물이다. 목숨을 걸어야하는 꿀알바의 정체를 알게 된 후 거미인력을 그만두려 마음먹었다가도, 어머니와 동생을 위해, 그리고 다친 옛 친구의 병원비를 때문에 다시 거미인력에 찾아가게 된다. 자신이 짊어진 타인의 짐과 간절함 때문에 위험을 알면서도 또다시 알바 현장으로 발을 내딛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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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잔혹한 노동의 수렁은 결국 혁준의 동생 지윤에게까지 이어진다. 지윤은 어린 시절 육상 선수였으나, 부상과 트라우마로 인해 운동을 그만두게 된 인물이다. 혁준과 지윤 남매의 아버지 역시 과거 이 '꿀알바'를 통해 돈을 벌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버지가 빠졌던 가난의 굴레와 비극이 혁준을 거쳐 결국 또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지윤에게까지 대물림된 것이다.


      결국 <꿀알바> 속 거미인력이라는 정체불명의 공간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간절함과 취약한 처지를 철저히 이용해, 저세상과 현실 세상 사이의 경계를 파수꾼처럼 지키게 만드는 시스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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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속 주인공들이 더 높은 시급을 좇아 점점 더 치명적이고 위험한 알바 현장으로 발을 내딛는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이 드라마를 소비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급이 높아짐과 동시에 목숨을 담보로 하는 극단적인 공포가 제시되듯, 관객인 나 역시 화면 너머에서 더 강렬한 자극과 더 큰 도파민을 갈구하며 다음 화를 클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의 굴레에 갇혀 더 위험한 노동으로 내몰리는 인물들의 절박함에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이 겪는 비극적인 상황을 개인적인 유희로 소비하고 있다는 씁쓸한 생각이 교차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오징어게임>, <더에이트쇼>, 그리고 이번 <꿀알바>에 이르기까지, 넷플릭스는 사람들의 생존 비극과 자본주의의 잔혹함을 자극적인 스릴러로 풀어내는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현실에서 사람들이 겪는 절박한 생존투쟁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미디어 안에서 그저 흥미진진한 잔혹극이자 일회성 볼거리로 변질되어 소비되고 있는 구조 속에서, 관객인 우리 역시 자극 뒤에 숨겨진 현실의 잔혹성을 무감각하게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자극을 좇는 미디어의 흐름 안에서, 비극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현실과 사람 간의 온기를 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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