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사적 복수의 정당성 - 유부녀 킬러 [드라마]

'유부녀 킬러' 리뷰

by 김수민 에디터
2026.09.17 14:01
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이전에 읽던 글입니다.

      오랜만에 볼 만한 드라마를 찾은 기분이었다. <유부녀 킬러>라는 드라마였는데, 공효진이 표현하는 사랑과 로맨스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당연히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틀기 시작했다. 물론 로맨스 드라마를 선호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닥 끌리지는 않았다. 심지어 동명의 원작 웹툰을 봐 온 사람도 아니었기에 제목에서부터 의아함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KakaoTalk_20260916_230622070_01.jpg

       

       

       

      # 사적 복수의 정당성


       

      <유부녀 킬러> 속에서 공효진이 맡은 역할은 유보나, 유부녀가 된 킬러 역할이다. 이러한 점에서 해당 드라마의 제목이 중의적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가정적이고 아내인 보나를 끔찍하게 아끼는 권태성의 등장을 봤을 때도 유보나라는 인물이 얼마나 스스로의 모습을 잘 숨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가정에서 그녀는 아주 이상적인 엄마이자 아내이자, 며느리다.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저 평범한 주부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직업인 킬러로서 클라이언트 미팅(위장된 표현이며, 실제로는 악명 높은 범죄자를 살해하는 행위)을 진행할 때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신속하고 정확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녀가 가진 이 양면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이질감 보다는 정체를 매우 잘 숨기고 있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 느껴졌다. 킬러라는 직업을 중심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봐 왔음에도 이 드라마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아마 이것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넘어가서, 유보나가 킬러가 되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범죄자를 살해하는 것에는 정당성이 있을까? 이 질문의 처음으로 돌아가면 그녀의 어린 시절의 슬픔이 있다. 학대 받았던 어린 시절, 또다른 킬러의 도움을 받은 그녀는 자연스럽게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벌을 주는 사적 복수에 노출된다. 그것이 어른이 된 유보나의 자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분명 이렇게 불행한 과거를 가졌다고 해서 누군가를 대신 죽이는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초점을 맞췄던 지점은 정당성이 아닌 필요성이다.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본인의 부유함이나 인맥 등을 이용해서 쉽게 용서를 받는 상황(그것이 피해자나 피해자 유가족이 용서한 것이 아님에도)은 또 한 번 누군가를 침울하게 만드는 일이다. 법이 존재하지만 모든 피해자를 보호해줄 수 없고, 모든 가해자를 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부녀 킬러>는 현실이 아닌 드라마다. 누군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계, 누군가의 바람이 담길 수 있는 무한한 상자 같은 것이기 때문에 유보나의 킬러로서의 행위가 '필요성'에 의해 행해질 수 있다.

       

       

      KakaoTalk_20260916_230622070_02.jpg

       

       

       

      # 킬러의 사랑,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


       

      드라마가 끝을 향해 갈 때까지 나는 유보나가 느낀 불안감을 어느 정도 느꼈다. 직업의 특성상 지켜야 할 것이 생기면 본업을 쉽게 행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보나는 이미 '킬러'라는 단어보다는 '연쇄살인마'라는 단어로 뉴스와 인터넷에 올랐다 내려오기를 여러 번 한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사랑과 가정 생활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태성은 이미 보나의 정체를 깨달았다. 드라마의 후반부에서 이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반부부터 어딘가 아주 작고 작은 의심이 쌓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했다. 킬러라는 이유로, 지킬 게 생기면 킬러라는 자아와 본업에 금이 간다는 것 때문에 아주 일상적인 것을 포기하기에는 쉽게 말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체가 밝혀지고, 사랑에 금이 가면서 비밀이 탄로되거나 어딘가로 새어 나갈 수는 있다. 심지어 태성의 친구인 동진은 보나, 일명 '킹피셔'를 쫓고 있는 형사였으니까.

       

      하지만 왜인지 태성의 보나를 향한 사랑을 믿고 싶었던 것 같다. 앞에도 말했듯이 이것은 누군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세계니까. 나의 바람에 알맞게 태성은 보나를 떠나지 않았다. 비밀과 사랑은 별개의 카테고리가 된 것이다.

       

       

      KakaoTalk_20260916_230622070_03.jpg

       

       

       

      # 죽일 필요가 없는 언젠가를 위해


       

      지금도 드라마 밖에서는 끊임없이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범죄를 일으키고 당당하게 본인의 삶을 이어가려고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는 보나 같은 킬러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드라마와 캐릭터는 일말의 용기 혹은 바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내가 킬러가 되어야지!" 같은 용기가 아니라, 보나에게 도움을 받았던 현남이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 것처럼 말이다.

       

       

      김수민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인간성은 만들어질 수 있는가? - 군체 [영화]
      2. 02 [Opinion] 계속될 여정을 위해 - 은중과 상연 [드라마]
      3. 03 [Opinion] 시선의 차이가 만들어 낸 인간의 추락 - 맨 끝줄 소년 [드라마/예능]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