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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결국 코르티스의 음악이 통했다 [음악]

눈치나 살피기, that's red-red

by 정가은 에디터
2026.06.04 12:07

 

 

최근 K-팝 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신인 그룹을 꼽으라면 단연 코르티스를 빼놓을 수 없다. 코르티스는 데뷔 초부터 대중적인 공식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들만의 색깔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 온 그룹이다. 실제로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노래'보다 '코르티스만 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이돌 음악을 이야기할 때 흔히 '대중성'이라는 단어를 꺼낸다. 누구나 처음 듣자마자 따라 부를 수 있고 거부감 없이 귀에 들어오는 이른바 이지리스닝(Easy Listening) 계열의 음악들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K-팝 시장은 점점 더 쉽고 편안한 음악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그런 흐름 속에서 코르티스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코르티스만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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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곡 'GO!'는 자유분방하고 장난기 가득한 에너지를 내세웠고, 이어서 공개된 곡 'FaSHioN'에서는 동묘와 홍대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자신들만의 취향과 태도를 드러냈다. 화려한 성공의 이미지보다 빈티지 문화와 거리의 감성을 이야기하며 또래 청춘들의 정서를 담아냈다.

 

그리고 이번에 신곡 'REDRED'가 공개되며 코르티스의 개성은 더욱 선명해졌다. 기존 K-팝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가사와 중독적인 훅, 밈처럼 소비되는 포인트들이 결합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도가니 사리기", "궁댕이 가리기" 같은 가사는 발매 초기부터 적지 않은 화제를 불러왔다. 기존 아이돌 음악의 정제된 가사에 익숙했던 대중에게는 다소 뜬금없고 난해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체 무슨 뜻이냐", "지나치게 실험적이다"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낯선 시도는 영리하게 통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가사를 완벽히 이해해서 노래를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곡이 가진 직관적인 에너지와 자유로운 분위기에 반응했다. 듣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고, 괜히 몸이 움직이고, 친구들과 하나의 놀이처럼 따라 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GO!'와 'FaSHioN' 역시 마찬가지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자꾸만 다시 찾게 만드는 특유의 감각이 존재한다.

 

 

 

지금 K-팝이 원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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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K-팝 소비 방식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 아이돌이 완벽하게 기획된 스타를 동경하는 대상에 가까웠다면, 오늘날의 K-팝은 정서적 동질감과 놀이 문화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수많은 4세대, 5세대 그룹이 매일같이 등장하는 시장에서 뛰어난 비주얼과 퍼포먼스만으로는 차별화를 만들기 쉽지 않다. 이제 대중은 단순히 잘 만든 음악을 넘어 그 팀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찾는다.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노래는 많다. 하지만 그룹의 이름을 지웠을 때도 자연스럽게 그 팀이 떠오르는 음악은 많지 않다. 결국 경쟁력이 되는 것은 대중성을 가장한 무난함이 아니라 선명한 정체성이다. 코르티스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안전한 선택보다 자신들만의 언어와 감각, 에너지를 밀어붙였다. 그리고 대중은 그 낯선 시도를 거부하기보다 새로운 재미로 받아들였다.

 

 

 

음악 밖으로 확장된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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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정체성은 음악 밖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코르티스는 미니 2집 'GREENGREEN' 프로모션 과정에서 앨범 포토 촬영지의 위도와 경도를 공개하고, 구글맵에 직접 장소 리뷰를 남기며 자신들의 추억과 서사를 공유했다. 팬들은 보물찾기를 하듯 장소를 찾아다니며 음악 밖의 이야기까지 경험했다. 동묘와 홍대, 뚝섬에서 진행한 게릴라 공연 역시 인상적이다. 특히 'FaSHioN' 가사에 등장하는 장소에 실제로 멤버들이 나타났다는 점은 음악 속 이야기를 현실로 확장하는 흥미로운 시도였다. 대학가 곳곳에 걸린 재치 있는 현수막과 QR코드 이벤트 또한 단순한 홍보를 넘어 코르티스 특유의 유쾌한 감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기능했다.

 

무엇보다 이 모든 프로모션은 억지스럽게 설계된 세계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실제 청춘들의 취향과 동선, 추억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더욱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코르티스는 거대한 판타지를 보여주기보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공간과 문화를 팬들과 공유하며 관계를 만들어 간다.

 

 

 

결국 코르티스의 음악이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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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실험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르티스의 성과는 한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대중은 생각보다 보수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듣기 편한 음악에 만족하기보다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취향을 찾고 싶어 한다. 결국 K-팝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팀은 가장 무난한 팀이 아니라 가장 선명한 팀일지도 모른다. 코르티스는 처음부터 안전한 선택지보다 자신들만의 언어와 감각을 선택했다. 그리고 대중은 그 낯선 시도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어쩌면 코르티스의 성공은 한 신인 그룹의 성장기를 넘어, 비슷한 공식이 반복되는 K-팝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일지도 모른다. 결국 코르티스의 음악이 통했다. 그것도 코르티스만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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