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 Misch - Six Songs
최근 밴드 붐이 일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연습과 숙련이 필요한 수고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직접 연주하며 음악을 즐기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연주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연주의 기준이 필요해졌고, 사람들이 따라 연주하고 싶은 '레퍼런스'가 될 만한 곡들은 더욱 중요해졌다.
기타나 피아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들이 입문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대중적인 명곡이자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연주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Tom Misch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 시대의 '기타 히어로'로 자리 잡은 아티스트다.
2015년 [Beat Tape 1]으로 데뷔한 Tom Misch는 재즈와 알앤비를 기반으로 힙합 타입의 비트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특히 2018년 발표한 [Geography]는 디스코, 재즈, 알앤비,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따뜻한 톤으로 녹여내며 'Disco Yes', 'It Runs Through Me', 'Movie' 같은 명곡을 탄생시켰다. 그의 연주 스타일은 많은 커버 영상을 양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으며, Tom Misch는 새로운 시대의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2월, Tom Misch는 새로운 EP [Six Songs]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그동안 싱글로 공개했던 곡들과 새로운 곡들을 함께 담아냈다. 특히 화려한 편곡보다는 섬세한 사운드와 질감 있는 연주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첫 트랙 'Insecure'는 반복되는 어쿠스틱 기타 리프를 중심으로 불안한 감정을 쌓아가며, 'Better Days'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럼과 라인이 더욱 미니멀하고 정제된 사운드를 구성한다.
이번 앨범에서의 음악적 조합도 인상적이다. 세 번째 트랙 'Invincible'은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를 떠올리게 하는 경쾌한 디스코 곡이지만, Tom Misch 특유의 미니멀한 터치가 돋보인다. 기타와 베이스의 섬세한 터치가 살아있는 거리감, 여유로운 그루브, 절제된 코러스 라인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디스코를 만들어냈다.
또한 [Six Songs]에서는 Tom Misch와 함께한 세션 연주자들의 매력이 잘 드러난다. 'Invincible'을 비롯해 'Cinnamon Curls', 'Falling For You'는 곡 후반부에 길고 짧은 솔로 연주를 담아 곡의 다채로운 매력을 극대화했다. 특히 'Cinnamon Curls'의 후반부 기타 솔로는 미니멀한 구성이면서도 다이내믹한 흐름을 유지하며 솔로까지 자연스럽게 이끄는 프로듀싱이 돋보인다.
재즈, 힙합, 그리고 기타 연주까지, Tom Misch의 음악은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섬세하게 조합한다. 역사가 깊은 장르일수록 전통적인 기준에서 평가받기 쉽지만, 그의 작품은 음악적 완성도를 유지하면서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섬세한 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Six Songs] 역시 듣기 쉽고 감각적인 동시에, 연주자로서의 새로운 레퍼런스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