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폐쇄형 SNS의 시대, 요즘 세대가 셋로그에 빠진 이유 [문화 전반]

약 두 달간 사용해 본 셋로그 찐후기

by 정민경 에디터
2026.06.01 10:50

 

 

굳이 꾸미지 않아도 괜찮다


   

SNS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이 너무 익숙해진 요즘.

 

사진 한 장을 올릴 때도 구도, 분위기까지 괜히 신경 쓰게 되고, 인스타 스토리조차 은근히 어떤 팔로워가 있는지 눈치를 보게 된다. 너무 자주 올리면 괜히 민망하고, 별거 아닌 사진도 혹시 문제 될 요소가 없는지 여러 번 확인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SNS는 어느 순간부터 나만을 위한 기록이라기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콘텐츠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졌다.


그런 흐름 속에서 최근 자연스럽게 유행한 앱이 바로 '셋로그(setlog)'다. 셋로그는 하루를 시간 단위로 짧게 남기는 폐쇄형 SNS인데, 사용 방식 자체가 굉장히 단순하다. 그냥 지금 내 눈앞의 시선을 짧은 영상으로 찍어 올리면 끝이다.

 

초대한 지인끼리만 사용 가능한 구조라, 약 두 달 정도 직접 사용해 본 입장에서 가장 좋았던 건 ‘부담이 없다는 점’이었다.

 

 

IMG_2283.jpg

 

 

길을 가다 발견한 간판,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 등 굳이 의미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들도 편하게 기록하게 된다. 하루 중 잘 나온 영상만 선별해서 남기는 것이 아닌, 지인들에게 내 일상과 안부를 가볍게 공유하고 흘려보내는 느낌에 가깝다.

 

 

 

안부 연락 대신 셋로그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사람들과 연결되는 방식이었다.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의 근황을 보기에도 좋았다. 굳이 안부를 따로 묻지 않아도 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누군가는 시험 기간이라 스터디 카페에 있고, 누군가는 출근길 지옥철에 있고, 또 누군가는 이제 일어나서 아직 침대에 있다. 사실 엄청 특별한 순간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소한 일상들을 공유하며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IMG_2281.jpg


 

비슷한 나이대지만 모두 다른 하루를 살고 있는 점 또한 재밌게 느껴진다. 항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다른 친구들의 일상을 구경함으로써 작은 환기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브이로그는 만들고 싶지만, 편집은 귀찮은 사람들에게 셋로그를 추천하고자 한다. 짧게 찍은 영상들이 하루 브이로그 형태로 남아, 나중에 다시 보면 그날 기분이나 분위기가 잘 떠오른다.

 

친구들이랑 같이하지 않아도 혼자 기록용으로 쓰기에도 좋다. 뭔가 거창하게 남기는 기록이 아니라, 진짜 일기처럼 가볍게 쌓이는 느낌이다. 요즘 세대의 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완벽하게 만들어진 콘텐츠보다 더 끌리는 순간들



이런 셋로그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연예인들 사이 유행으로도 이어졌다.

 

요즘은 팬들 사이에서 연예인의 셋로그를 보는 것도 하나의 콘텐츠처럼 소비된다. 사실 사람들은 이제 완성도 높은 콘텐츠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순간에 더 반응한다. 대기실에서 잠깐 찍은 영상, 대충 먹는 점심 같은 아주 사소한 장면들 말이다. 별거 아닌데도 괜히 더 현실감 있고, 사소한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최애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결국 셋로그가 인기 있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완벽하게 정리된 하루보다 그냥 지금 살아가는 순간 자체를 더 편하게 공유하고 싶어 한다. 잘 만든 콘텐츠보다, 한 번 가볍게 보고 넘길 수 있는 기록에 더 끌리는 시대인 셈이다. 그리고 셋로그는 그 감각을 가장 부담 없이 담아내는 플랫폼 중 하나다.

 

타 SNS처럼 불특정 다수, 또는 애매한 관계의 사람들에게 전부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가까운 사람끼리만 편하게 일상을 나누는 SNS라는 점에서 지금 세대의 취향을 꽤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다.

 

 

IMG_2279.jpg


 

 

정민경.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