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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공장형 음악 사이 동화의 아름다움을 담다 [음악]

한국 음악의 다양성을 넓히는 노래들

by 임가은 에디터
2025.12.17 02:52

 

 

비슷한 멜로디, 비슷한 감정, 비슷한 가사가 반복되는 현대의 음악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점점 ‘예상할 수 있는 노래’에 익숙해지고 있다. 빠른 소비와 중독성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공장형 음악은 편안하지만, 시청자에게 노래를 통한 감성과 교훈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흐름 속에서 백야의 〈인어 이야기〉는 마치 오래된 동화책 한 권처럼 독자적인 감성을 끌어낸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친절하지 않다. 귀에 즉각적으로 꽂히는 후렴이나 명확한 라인 대신, 이야기하듯 흘러가는 서사와 보컬이 중심이 된다. 덕분에 우리는 노래를 소비하는 청자가 아니라,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는 독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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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이야기〉 속 인어는 단순히 동화 속 존재가 아니다. 한 사람을 바라보며 바다와 육지 사이에 놓인 인어는 경계에 서 있는 존재로 표현된다. 말을 걸 수 없고, 완전히 닿을 수 없으며,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어떻게든 상처를 감내해야 하는 존재. 이 설정은 현대인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감을 일으킨다. 노래 속 인어는 사랑을 갈망하지만, 그 사랑을 온전히 소유하거나 전하지 못한다. 이는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고백하지 못했던 순간들, 혹은 이해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품고 있던 우리(사람)의 감정들과 닮았다. 그래서 이 노래는 동화 속 사랑 이야기를 넘어, '이루어지지 못하는 마음'을 상징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곡이 더욱 인상적인 이유는 음악적 형태에 있다. 흔한 멜로디와 리듬 혹은 감정적인 보컬 없이, 환상에 빠진듯한 멜로디와 부드러운 보컬이 이야기를 이끈다. 이는 감정을 “터뜨리는” 방식 대신, 감정을 천천히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형태와 선택은 대중음악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인어 이야기〉는 한국 음악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빠르게 소비되지 않아도, 중독적인 리듬 없이도, 화자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전하며 노래 자체에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동화적이라는 표현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인어 이야기〉가 그리는 동화는 결코 허망하거나 가볍지 않다. 오히려 동화라는 형태를 빌려, 현실에서 쉽게 나눌 수 없는 감정과 상처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이 노래가 주는 여운은 명확한 해답이 아닌 질문에 가깝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감정은 어디로 흘러가야 할까"

"우리는 진정 해피엔딩을 위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걸까"


인어의 이야기는 '엔딩'이라는 단어로 끝이 나지만, 그 감정만큼은 우리의 현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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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이야기〉는 대중적인 성공을 목표로 한 노래라기보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노래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이 곡은 수많은 공장형 음악 사이에서 더욱 또렷하게 빛난다. 비슷한 멜로디와 가사가 판치는 세상 속에서, 동화의 찬란함을 담아낸 이 노래는 숨은 음악가들이 한결 같이 아름다운 노래를 우리에게 건네고 있음을 보여준다.

 

빠르게 소비되며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은 음악, 해석이 하나로 특정되지 않는 음악. 〈인어 이야기〉는 그런 음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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