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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카페 사장님이 틀어주는 고정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내 귀에 꽂힌 노래.

 

노래 제목을 알고 싶어 음악 검색 기능을 켰지만, 바로 다음 노래로 넘어가버린 탓에 제목을 알 수 없었다. 몇 번 흥얼거리기를 반복했지만, 결국 포기해버렸다. 사장님이 그다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분이라는 게 다행이었다.

 

다음에 카페를 찾았을 때, 다시 그 노래가 흘러나왔다.

 

 

 

Flower – Johnny Stimson



 

 

멜로디보다 가사라는 확고한 취향을 가진 나에게 멜로디만으로 빠지게 만든 노래는 그 의미가 특별하다. 멜로디라는 것은 그저 첫인상에 불과하지만, 더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기에 충분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Johnny Stimson의 Flower는 내게 그런 노래였다.

 

Baby you're the best part of my life

당신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What can I do?

내가 뭘하면 좋을까요?

What can I say?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To convince you to stay

당신의 곁에 머물기 위해서

 

가사조차 완벽한 이 노래에 흠뻑 빠진 후로 한동안 내 플리에는 Johnny Stimson으로 가득찼다.

 

 

 

Gimme Gimme - Johnny Stimson



 

 

LG 광고 배경음악의 주인공이 Johnny Stimson이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광고 음악에서 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듬’이다.

 

광고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화면의 구성과 전환이 중요하다.

 

Lenka의 Everything at Once, AJR의 Bang! 등이 좋은 예시다.

 

 

 

Zombies - Johnny Stimson



 

 

한동안 노동요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곡이다. 강렬한 비트와 반복적인 가사가 일의 능률은 끌어올려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인에게 다가오는 불순한 대상을 늑대에 비유하곤 하는데(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늑대는 잘못이 없다), 이를 좀비에 비유한 가사가 독특하고 귀엽다.

 


 

Pink lemonade - Johnny Stimson



 

 

하루만에 찾아온 여름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추천하는 곡이다. 마치 얼음이 동동 띄운 시원한 에이드 한잔처럼 청량감이 느껴지는 노래다.

 

뮤직비디오가 있는 곡인데, 노래와 잘 어울리는 구성이라 한 번쯤 보길 추천한다.

 

 

 

Moonbeam - Johnny Stimson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곡이다.

 

'나'라는 불확실한 존재가 '너'를 통해 연결되어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 사랑의 노래로, 가사 속에 담긴 의미를 곱씹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Butterflies - Johnny Stimson



 

 


내 마음속 부동의 1위인 노래다. 성장통을 성충이 되어가는 나비에 비유하는 것은 흔한 소재다.

 

Don't you ever wonder why wonder why

그런 생각할 때 있지 않아?

We've been going through all this

왜 우리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Maybe there's a cocoon around the world

어쩌면 이 세상을 둘러싼 고치가 있고

And we're all dying just to break through

우리는 그걸 깨고 나가기 위해 죽는 걸지도 몰라

Cause we'll be butterflies butterflies

왜냐하면 우리는 나비니까

Brand new

새롭게 태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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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ny Stimson, Live Nation South Korea

 

 

그럼에도 Johnny Stimson만의 고민이 담긴 위로는 특별하다.

 

어제 처음 간 카페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기가 잔뜩 빨려 이어폰도 사치라 느끼며 뜬 눈으로 지새운 귀가하는 지하철 안에서 그래도 이 목소리를 찾을 마음이 생긴다.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에 다시 이 가사를 찾아 낭독할 마음이 성큼 다가온다. 시를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Thank you, Joh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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