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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초심(初心) : 처음에 먹은 마음 [문화 전반]

처음의 기록

by 김서현 에디터
2025.10.04 07:16

 

 

언제나 처음은 소중하다.


 

어느새 2025년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슬슬 입는 옷이 두꺼워지는 걸 느낄 때면 올해도 끝자락에 다가와 있음을 실감한다. 3월에 개막했던 프로야구도 어느덧 정규 시즌을 마치고 가을 무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모든 경기 내용이 숫자로 남고, 그 수많은 숫자들이 선수들의 역량과 팀의 성적을 증명하는 지표가 된다. 타율과 방어율, 실책과 타점. 하지만 경기장에는 기록지엔 담기지 않는 수많은 '처음'과 '마지막'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첫 선발, 첫 안타, 첫 타점, 또 누군가의 마지막 등판, 마지막 타석, 마지막 투구. 그리고 SSG 랜더스에는 이 특별한 순간을 공에 기록하는 남기남 기록원이 있다.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와의 경기,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현원회가 KBO 리그 데뷔 첫 홈런을, 이율예가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 했던가. 9회 말 투아웃,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정말 아직 끝나지 않은 드라마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이 순간은 기념구에 소중하게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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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기남 기록원 인스타그램


 

이렇게 의미가 있는 기념구는 보통 선수에게 전달된다. 만약 팬이 기념구를 취득했다면 구단은 그 가치에 걸맞은 선물을 제공하면서 최대한 기념구 회수에 힘을 쓴다. 그만큼 '처음'이 담긴 공은 특별하다. 나는 그 기념구를 소중히 바라보는 선수의 눈에서 '초심'을 느꼈던 것 같다.


 

 

초심(初心) : 처음에 먹은 마음


 

처음은 언제나 그렇듯, 누구에게나 의미 있고 소중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처음은 단순히 경험이 아니라 초심이 깃든 특별한 순간이다. 나의 처음은 어떠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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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 아트인사이트 대표님과의 티타임이 있었다. 그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에 평소 자주 쓰던 수첩에 질문 몇 가지를 적어서 갔다. 대화를 나누던 중, 첫 출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잠시 엎어놓았던 수첩을 다시 펼쳐보다가 그때 써놨던 일기를 발견했다. 티타임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 나의 첫 근무 당시 날것의 감정이 고스란히 적혀 있는 일기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역시 적어두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진짜 꼭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 면접이라도 보고 싶다.'

 

'열심히 해야지. 그렇지만 너무 기대하지도, 너무 앞서나가지도 말아야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던 나의 '초심'으로 가득했던 한 페이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록은 깨지고 사람은 성장한다. 하지만 처음은 그때의 날것 그대로 '처음'이라는 이름 아래 남아있다. 그때의 간절함과 열정, 의욕이 생생하게 기억되어 마음을 울린다. 처음이었기에 열정적이었고, 처음이었기에 서툴렀던 순간의 경험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아트인사이트에서의 활동도 어느덧 한 달 남짓 남았다. 처음 아트인사이트의 구성원을 모집하는 글을 확인하며 설렘과 기대로 가득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던 초심을 지나, 이제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할 순간에 와있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후회 없이 힘껏 휘두르려고 했다는 어느 선수의 다짐처럼, 실패하더라도 후회 없는 마음으로 지원했던 나의 그 초심을 기억하며, 나의 마지막 또한 언제나 아름답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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