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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여름은 대체로 빛과 물의 이미지를 띤다. 눈 부신 햇살에 눈을 찡그리고, 광활한 바다에 몸을 던지고,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에 뛰어가던 순간처럼.

  

<물에 빠진 나이프(Drowning Love)>(2016) 속 여름은 그 빛을 끝내 붙잡지 못한 채 흩어진다. 사랑과 꿈, 자유와 방황 사이의 고통이 여름의 물결 속에 서서히 젖어 든다.

 

 


 

 

열다섯 살 여름,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우키구모 마을로 이사 온 인기 모델 모치즈키 나츠메(고마츠 나나). 화려한 도시의 삶과 달리, 이 시골은 지루하고 답답했던 그녀는 금지된 구역의 바다를 마주한다.

 

그곳에서 나츠메는 우키구모 마을의 토지신을 잇는 후계자인 코우(스다 마사키)를 조우하게 된다. 코우는 바다를 지배하는 존재처럼 자유롭게 헤엄치며, 나츠메를 끌어당겨 함께 물속으로 빠진다.

 

코우는 바다의 화신이자 신이며, 나츠메는 그에게 매혹되며 잠식되는 것을 순간의 해방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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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는 오만하고 격렬하지만, 자유를 향한 본능으로 살아가는 소년이다. 나츠메는 그를 거부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눈을 뗄 수 없다. 화상처럼 뜨겁고 고통스러운 감각, 그리고 결국 남게 될 상처까지.

 

두 사람의 사랑은 불꽃처럼 타올랐으나, 십 대의 불안정한 시기를 거치며 곧 잿더미로 바뀐다.

 

질투와 방황, 상처 속에서 서로를 붙잡으려 하지만, 이미 금지의 바다에 빠진 순간 그들의 사랑은 허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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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야기는 바다에서 멈추지 않는다.

 

스토커에게 위협을 당하고,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코우와 멀어진 나츠메 앞에 오토모(시게오카 다이키)가 나타난다. 그는 친구처럼 그녀 곁을 지키며, 억지로 웃긴 노래를 부르고, 동백꽃을 입가에 물려준다.

 

푸른 바다로 채워진 화면에 붉은 동백이 등장하는 순간, 관객은 전혀 다른 색의 위안을 마주한다. 오토모는 코우와 달리 금지의 바다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대신 지상의 꽃처럼 나츠메를 잠시라도 웃게 한다.

 

나는 영화에서 잠식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무언가에 빠져 나를 잊고, 너의 일부가 되는 것. 그것이 해방인지, 아니면 구속인지 쉽게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한 번 잠식된 사랑은 언젠가 분리되어도 결국 우리를 이루는 물처럼, 몸속에 스며, 끝내 우리의 일부가 된다.

 

청춘은 누구나 한때 ‘물에 빠진 나이프’였다. 세상을 벨 수 있을 것처럼 날을 세우지만, 정작 아무것도 벨 수 없고, 오히려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는 칼날. 나츠메와 코우는 바닥속에서 서로만을 벨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서 유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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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한, 내 앞엔 네가 있어. 생각할 거야, 코우를 계속 생각할 거야.”

 

나츠메는 바다로 돌아가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이미 바다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도쿄로 돌아간 그녀는 트라우마를 딛고 배우로 성공하며, 어리석고 순수했던 청춘의 방황을 마음에 품은 채 웃는다.

 

<물에 빠진 나이프>가 오래 남는 이유는, 그 모든 불완전함을 봉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춘의 잔해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누구나 지나온 십 대의 그림자와 빛이다.

 

상처투성이였던 물에 빠진 나이프는 서로를 겨눴던 아픔 대신, 서로를 지탱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마음속에 파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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