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동안 사랑받아온
어느 날 우연히 들린 편의점에서 갈색빛의 미피 인형을 발견했다. 미피하면 하얀색이 떠오르던 필자에게 갈색 미피는 매우 신선했다.
이후 다양한 색상의 미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필자는 미피에 대해 검색해 보던 중 미피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인사 센트럴 뮤지엄'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이 전시는 미피가 탄생한지 70주년을 기념하여 미피의 생일을 축하하며 미피에게 보내온 편지들을 만나볼 수 있는 거대한 마법 우체통을 컨셉으로 하고 있었고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미피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알고 싶어 전시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 전시는 생일을 맞이한 미피에게 보낸 편지를 만나 볼 수 있는 마법 우체통이라는 컨셉으로 미피의 세계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미피의 시작
미피는 작가 딕 부르너가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들려주었던 작은 토끼 이야기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그림책으로 출판되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작은 토끼라는 나인첸 이라는 이름이었으나, 발음이 어려워 미피라는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미피는 전 세계뿐만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 오랜 기간 사랑받게 된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미피 전시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미피가 70년 전에 그려진 캐릭터지만 단순한 선과 색만을 사용하여 상당히 직관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극도로 단순한 디자인으로 표현된 얼굴은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지워 표현한 미피 만의 특징이자 개성이며, 실제로도 미피 캐릭터들을 표현하기 위해 정해진 컬러만을 사용한다는 점을 통해 딕 부르너 작가의 단순함 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이모티콘과 닮은
미피의 얼굴에 작은 X 모양의 입과 두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눈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이 전달되는데 이런 최소한의 표현 만으로도 효과적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모습이 마치 현대 사용하고 있는 이모티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디지털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데, 미피 디자인 또한 이모티콘처럼 단순한 속에서 감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부분이 이모티콘의 기본 원리와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아주 작은 차이 만으로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전달된다는 특성 때문일까, 미피 캐릭터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호불호 없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다.
동서양의 감정 표현
미피는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동양권 사람들에게 더욱 인기가 많았다. 그 이유는 동서양의 감정 표현 방식에 차이와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양에서는 미피의 단순한 얼굴이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입이 X로 고정되어 있어 감정 변화가 극도로 절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 이유는 서양에서의 감정 표현은 주로 입에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만든 이모티콘(이모지)을 살펴보면 입 모양이 감정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이며 입에 곡선과 모양에 따라 감정이 달라진다. 대화할 때 또한 표정과 입 모양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동양에서는 감정 표현이 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기쁠 때는 ^^(기쁨), ㅠㅠ(슬픔), ㅡㅡ(무표정) 등 눈이 감성 표현의 핵심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피의 입 형태가 항상 X로 유지되다 보니 눈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동양에서 미피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되었고 동양적인 감각과 잘 맞아떨어져서 일본에 산리오 캐릭터처럼 미피 또한 캐릭터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 인기는 70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유지되며 시대를 초월한 캐릭터가 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미피가 뛰놀던 정원, 머물렀던 집, 생활하던 학교와 도서관, 영화를 보던 극장뿐만 아니라 미피가 모험을 즐기던 숲과 동산까지, 미피의 삶 그 자체를 담은 전시장을 거닐며 마치 미피가 살아있는 세상 속으로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디자인 속에서도 직관적인 표현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미피.
7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전시장에서 미피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부모님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특별한 경험이 즐겨 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