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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영화인의 밤, 이미랑 감독과 박범수 감독을 만나다 [사람]

<딸에 대하여>의 이미랑 감독과 <빅토리>의 박범수 감독

by 소인정 에디터
2024.12.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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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을 읽으면 작가를 찾아보고, 좋은 음악을 들으면 가수를 찾아보는 것처럼 좋은 영화를 보면 자연스레 감독을 찾아보게 된다. 예술 작품은 창작자를 닮고, 많은 지점이 서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올해 본 <딸에 대하여>와 <빅토리>가 그랬다. 올해 나온 한국 영화 중에서도 ‘여성 서사’를 다룬 작품들이다. 각각의 작품은 노년의 여성과 레즈비언 커플의 삶과 춤을 좋아해서 모인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그래서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영화인의 밤’ 특강 중 <딸에 대하여> 이미랑 감독과 <빅토리> 박범수 감독의 강연을 신청해 참여했다.


 

 

<딸에 대하여> 이미랑 감독 - 문학이 영화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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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상영된 후 진행하는 GV와 다르게, 이번 강연은 영화가 아닌 ‘감독’에 초점을 두어 진행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차분하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던 이미랑 감독은 1년 365일 중 별일이 없다면 ‘1일 1영화’를 즐기는 영화 애호가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와 영화감독을 이야기할 때의 들뜬 표정과 말투는 영락없는 팬 또는 관객의 모습이었다.


이미랑 감독은 미쟝센 단편영화제 수상을 계기로 ‘감독’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침내 <딸에 대하여>를 통해 첫 장편 영화를 감독하게 되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은 이미랑 감독에게 ‘평범한 나도 열심히, 성실히 영화를 만들면 관객들이 언젠가 좋아해 주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품게 만들었다.

 

<딸에 대하여> 영화를 감명깊게 본 관객으로서 약 20년이 지나 <딸에 대하여>라는 영화가 나올 수 있게 해준 미쟝센 단편 영화제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비범하고 특출난 영재 혹은 천재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 몇이나 될까. 오히려 이미랑 감독의 진로 고민 첫 단추가 되어준 생각이 듣는 관객인 나에게도 묘한 위로와 용기로 다가왔다.


<딸에 대하여>는 이미랑 감독이 10년 만에 감독한 영화이기도 하다. ‘감독’으로서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물성 있는 성과와 작품을 남기지 못했다.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연이어 엎어지는 과정을 통해 불안함과 착잡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경험을 통해 다가오는 불안정한 상황에도 무던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딸에 대하여>를 만났고 촉박한 시간 내에서도 촬영을 마쳐 영화를 완성해냈다.


2시간 동안 이미랑 감독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감독의 모습과 말투에서 <딸의 대하여> 속 그린과 레인, 그리고 엄마의 분위기가 스쳐 지나간 지점들이 존재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이미랑 감독이 가진 어떤 면모가 영화 속에 담겨 있을지 기다려진다.

 

 

 

<빅토리> 박범수 감독 - 방구석 상상이 스크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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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의 박범수 감독은 ‘영화감독 되기’라는 부제목에 걸맞게 영화 스태프 및 부서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부터 영화감독이 되는 루트까지의 친절한 소개로 강연의 시작을 열었다. 강연 내내 휴먼 코미디 영화를 제작하는 감독다운 다정함과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박범수 감독이 생각하는 ‘감독’이란,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하며, 사람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호기심, 애정을 가진 사람이다. 이야기를 담을 화분을 이왕이면 여러 개 마련한 후, 각각의 화분에 서로 다른 씨앗을 하나씩 심고 꾸준히 길러내 결국 열매를 꽃피우는 직업이 바로 ‘감독’이다. 박범수 감독이 뿌린 씨앗 중 하나가 올해 영화 <빅토리>라는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빅토리>는 다른 것 같지만 결국 모두 다 같은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은 감독의 마음이 담긴 영화이다. 춤을 향한 열정으로 모인 9명의 밀레니엄 걸즈는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 병원, 축제, 시장, 마지막으로 조선소 파업 현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향한다. 단순히 춤을 연습할 공간이 필요해 만들었던 치어리딩 동아리 멤버들은 점차 사람들을 응원하는 행위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응원과 감동은 영화 내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빅토리>는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에게까지 응원의 힘을 전달하는 따뜻하고 단단한 영화이다. 올해 여름에 개봉했지만, 지금의 시국과 맞물려 나와 타인을 넘어 하나의 ‘우리’를 만들고 응원하고 연대하는 지금의 시점에서도 <빅토리>의 주제는 유효하다.


밝은 분위기의 댄스 및 뮤지컬 한국 영화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점에 <빅토리>는 해당 장르 영화로서 한 발 나아갔다. 박범수 감독의 다음 작품이 어떤 소재를 다룰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그 안에도 분명히 박범수 감독이 지닌 인간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 유머와 ‘응원’이 들어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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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연을 통해 영화 및 제작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 및 깨달음과 더불어, <딸에 대하여>와 <빅토리>를 더더욱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몇 개는 더 생겼다. 작품은 결국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을 반영한다. 이미랑 감독과 박범수 감독은 두 작품만큼이나 따뜻한 감성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영화만큼이나 따스한 ‘감독’의 온기를 느끼고, 두 감독이 앞으로 세상에 내보일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따뜻하게 품고 나올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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