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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목소리에 집중하다
에어팟을 끼고 한 손으로는 늘 듣던 음악을 플레이한다.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은 어떤 연유로 노래를 들을까?
나 같은 경우 노래 자체, 가수가 때문에, 이 계절에 들으면 좋아서 여러가지 이유로 좋으면 무조건 검색해부터 한다.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아이돌 신곡보다는 옛날 노래가 많다. 오래된 노래 중에도 처음 듣는 노래가 많아 내게는 새로운 노래나 다름없다.
오늘은 최근 내 심장을 뭉클하게 했던 「김창완밴드」의 ‘시간’이란 노래를 소개하려 한다. 이 노래는 공중파에서 방영하는 ‘더 딴따라’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나온 곡으로 처음 접했다. 오디션 참가자는 파트너와 1인 2역을 하며 노래와 퍼포먼스를 했다. 참가자의 말에 따르면 힘들 때 위로를 많이 받은 노래로 ‘미래의 나’ ‘현재의 나’ 두 가지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나는 참가자의 설명을 들으며 노래에 집중하려고 귀를 열었다. 그런데 노래가 아니라 거의 다 내래이션, 읊조림에 가까웠고, 이게 무슨 노래지? 하며 다시 한번 귀 기울였다.
귀를 기울이니 참가자가 설명한 모습과 내레이션이 와닿았다. 내가 느꼈던 과거 현재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다음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했고, 후회하지 말고 앞으로 가라고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특히 가사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잔잔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시간이 잠깐 멈춰 내게 지나간건 지나간대로 지금,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추상적인 ‘시간’이라는 단어가 무거울 법한데 무거움 보다는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는 ‘시간’이라는 노래를 오리지널로 듣고 싶어 직접 검색했다. 2016년도에 발표한 시간이라는 앨범 소개에는 “청춘이 27살에 쓴 시간”이라면 ‘시간’은 내 나이 62살에 쓴 ‘청춘’입니다"라고 쓰여있었다.
사랑을 위해서 사랑할 필요는 없어
그저 용감하게 발걸음을 떼기만 하면 돼
네가 머뭇거리면 시간도 멈추지
후회할 때 시간은 거꾸로 가는 거야
잊지 마라
시간이 거꾸로 간다 해도
그렇게 후회해도 사랑했던 순간이
영원한 보석이라는 것을
- 김창완 밴드의 시간 中
오랜 경험과 관록, 인생이란 터널을 지나온 그의 힘을 빼고 부른 곡은 나를 울렸다. 김창완의 담담한 목소리와 시구절 같은 노래 가사 …….. 오리지널 원곡을 듣고 있자니 오디션에서 추구하는 음정, 박자, 퍼포먼스 따위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시 한 편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 같다.
소리의 힘이 이토록 위대한 것인가를 느끼며 새로운 가수, 어쩌면 시간에 가려진 가수를 나는 이제야 알았구나 깨닫는다.
어제와 표정 다른, 오늘을 맞이하는 가수
김창완밴드 음악에는 특별함이 있다. 삶에 존재하는 단순한 것들에 가치를 부여한다. 너무 과하지 않게 읊조리듯이 뱉는다. 시간이라는 노래에 감명받아 여러가지 다른 노래를 검색해 봤는데 제목이 참 재밌다. ‘열두 살은 열두 살을 살고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지’ ‘나는 지구인이다’ 제목을 읽어보자.
김창완 씨가 가수보다는 연기자에 가깝다 생각했는데 사실은 음유시인(음악인)에 가깝단 걸 최근에야 알았다. 얼핏 보면 동네 인상 좋은 아저씨인데 벌써 그의 밴드가 45돌을 넘었다. 가사에 살을 덧대고 음률을 입히는 작업, 그것을 대중들에게 오랫동안 알리며 뚝심 있는 길을 걸어온 김창완밴드를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