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23년을 보내는 마음

글 입력 2023.10.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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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어느덧 저물어간다.

 

얼마 전에 2024년에 쓸 다이어리를 새로 구매했다.

 

다이어리의 시작이 1월인 것이 있는 반면, 11월부터 시작인 것도 있는데, 내가 이번에 구매한 게 그렇다. 기왕이면 앞에서부터 채우고 싶기에 10월 30일부터는 그것으로 바꿀 예정이다.(11월 1일이 수요일이라 월요일인 10월 30일부터 시작한다.)

 

다이어리를 바꾸기에 앞서 2023년 동안 쓴 기록들을 조금씩 읽어 보았다.

 

다이어리를 쓰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크게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한다.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기록하는 방식'과 '오늘 있었던 일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굳이 따지면 나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 그래서 일기를 읽으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는 일기에 어떤 일을 겪은 기분이나 앞으로의 다짐도 같이 적곤 하는데, 그 이야기가 참 많았다. "2023년은 바쁘고도 열심히 살아야지", "많은 것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살아야지", "나를 돌보며 보내야지" 어찌나 많은지 꼭 2023 버킷리스트 같았다.

 

내가 2023년을 실제로 그렇게 보냈을까. 10개월을 꼬박 그랬다고는 할 수 없다. 내가 너무 싫었던 순간도, 게을러지는 순간도, 무언가 미워지는 순간도 틀림없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뭐랄까, 2023년은 다른 해와는 다르게 남은 마음이나 달라진 마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래 미워했던 무엇인가를 정리했고, 나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했던 것을 마무리 짓고 있으며, 꼭 필요할 줄 알았던 것이 사실 나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다른 해들이 대개 잔잔했다면 올해는 풍해와 침식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하반기부터의 내 모습들이 유독 마음에 들었다. 많은 걸 잃었지만, 잃음으로써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한 것 같달까.

 

또, 2023년에는 좋아하는 것을 정말 많이 좋아했다. 내 의지로 좋아하기 시작했지만, 언젠가부터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서 좋아하고 있었다. 굳어져 있었던 생각이 바뀐 것도 많은데, 그에 대한 이야기도 앞으로 조금씩 풀어볼까 한다.

 

여기에는 제법 간단하게 적었지만, 사실 일기에는 이런저런 모양으로 내뱉은 숨이 많다. 아마 모든 이들이 그렇겠지.

 

며칠 후면 나는 '2024'라고 적힌 일기에 2023년에 대해 정리하게 된다. 그리고 2024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겠지. 원래 매년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고 살아지는 대로 사는 편인데, 이번 2024년만큼은 '이렇게 살고 싶다'하는 게 있다. 2023년처럼 살고 싶다.

 

사실 2023년의 내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부족했다고 여긴 부분들은 버리기도 하면서 내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유지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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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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