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나를 채우는 일상 철학

글 입력 2023.12.2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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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나를 채우는 일상 철학.jpg

 

 

삶에 영감을 불어넣는

40가지 철학의 순간들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시리즈 신간

 

 

바야흐로 도래한 숏폼(short-form)의 시대.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보고 있으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기 일쑤다. 숏폼 이용자는 자기감정이나 생각을 탐구하지 않는다. 그저 손가락만 움직일 뿐이다. 이런 모습을 2,000년 전 그리스 아테네의 광장을 거닐던 소크라테스가 본다면 뭐라고 할까? 무지가 수많은 문제를 초래한다고 여겼던 소크라테스라면 "너 자신을 알라."고 일갈하며 자기 철학의 화두를 다시금 꺼낼지 모른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탐색하고 해석하는 것은 철학자가 된다는 의미의 본질이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 본문 23쪽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자기 삶의 철학자가 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그에 답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일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와 같은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철학을 발견하게 된다. 또 어떤 물음이 우리를 철학의 세계로 인도할까?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가 선별한 40가지 주요 사상이 한 데 담긴 [나를 채우는 일상 철학]은 그에 대한 확실한 안내를 제공한다.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는 2,500년의 동서양 철학사를 관통하는 주요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이 책 한 권에 집약했다. 그리스 철학의 황금기를 이끈 세 명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론 동양 3대 철학이라 일컬어지는 유교, 불교, 도교 철학의 정수까지 모두 다룬다. 책은 지루하고 딱딱한 철학의 역사를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독자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하도록 이끈다.


"우리를 파멸로 내모는 건 결국 어둠이 아니라 잘못된 종류의 희망이다." - 본문 81쪽


책의 화두는 자기, 불안, 관계, 사회 네 가지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이유', '우리는 왜 여기에 존재할까?'라는 삶 자체에 대한 성찰부터, '두려움을 이겨 내는 기술', '눈앞에 닥친 상황에 화가 난다면?' 같은 불안이나 고통을 다스리는 법, '다른 사람 앞에 서면 왜 주눅 들까?, '타인을 어떻게 이해할까?'라는 질문을 통한 관계 설정의 기술, 마지막으로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할까?', '사회는 계속 발전할까?' 등의 질문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법까지 사유할 수 있다.


철학을 쉽고 효과적으로 소개하는 책의 구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어판에서는 독자가 철학 지식을 한 걸음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주제별 토막 상식을 추가했다. 이는 원서에 없는 구성으로 본문에 소개된 인물의 생애나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짧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책에 수록된 총 40장에 이르는 명화와 사진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각 주제와 조화를 이루는 이미지는 철학적 질문과 질문 사이에서 독자에게 잠깐의 쉼과 영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시선을 끄는 콘텐츠가 가득한 세상에서 자기만의 사유와 철학을 가지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기에, 소크라테스는 일찍이 함께 대화를 나눌 '생각하는 친구'의 필요를 강조했다. 질문과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나를 채우는 일상 철학]과 함께라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또는 서로의 '생각하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쉼 없이 흔들리는 세상에서 단단한 나만의 일상을 가꾸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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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 1969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철학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철학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과정을 진행하던 중 전업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첫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발표해 곧바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으며,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 앤 텔]을 출간하며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을 완성했다. 소설적 재미와 철학적 사유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현대판 스탕달'이라고 불리는 그는 2003년 프랑스에서 문화 예술에 기여한 공로로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고, 같은 해 [여행의 기술]로 뛰어난 문장력을 인정받아 '샤를르 베이옹 유럽 에세이상'을 수상했다. 2008년 영국 런던에 '인생학교'를 설립하고, 학생을 가르치며 책을 펴내는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인생학교 - 알랭 드 보통이 주축이 되어 만든 프로젝트 학교. '배움을 다시 삶의 한가운데로'라는 모토 아래 2008년 런던에 처음 문을 열었다. 암스테르담, 베를린, 파리, 상파울루 등에 분교가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까?', '관계는 어떻게 맺고 유지할까?', '돈은 어떤 의미일까?' 등 삶의 본질과 연결된 다양한 질문을 묻고 토론한다.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세한 교육과 활동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정은주 -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공연예술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부터 번역가로 일하면서 [GRAPHIC] 외 여러 잡지와 전시 도록, [다른 방식으로 듣기], [젊고 아픈 여자들], [예술가의 공부], [푸투라는 쓰지 마세요], [백과전서 도판집], [예술가의 항해술] 등의 책을 번역했다. 현재 프리랜서로 번역과 편집을 한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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