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좋아서 하는 공부가 가져온 기막힌 변화! -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 [도서]

글 입력 2023.07.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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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평생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온 나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일에 굉장히 보람됨과 행복감을 느낀다. 이것은 단지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배워서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도 그렇다. 괜히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 마음이 좋아지기도 하고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더욱 자극도 받고 그런다.


이번 소개할 책 또한 나에게 하나의 ‘건강한 자극제’였다. 책 겉표지의 제목(‘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과 부제목(좋아서 하는 외국어 공부의 맛)처럼 영어를 아닌 외국어(이탈리아어)를 배우고, 강요의 시작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와 행복에서 시작한 공부의 맛의 기쁨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지은 곽미성 작가는 10대 후반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떠난 이후로 20년 넘게 프랑스에 거주하며 프랑스어 능력에 따라 삶이 좌우되는 시간을 보내며 살았다. 작가는 프랑스에 오랜 기간 살며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된 지금 이번에는 이탈리아어를 배우기로 한다.


작가에게 이탈리아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이었지만 오래 전 유학생이었던 작가와 작가의 어머니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작가에게 특별한 곳이 되었다. 여러 번의 이탈리아 여행 후 언어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과의 문제로 주저하거나 자신을 의심을 반복하다 결국 작가는 의무의 언어에서 벗어나 마음과 열정과 즐거움의 외국어를 배워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굳이 이탈리아어를 왜 배우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뒤로하고 작가는 파리의 이탈리아 문화원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그런데, 받은 등급은 열등생, 왕초보에 불과했다. 게다가, 함께 수업 받는 수강생들은 모국어가 프랑스어였고 몇 개 국어(최소 4개 국어 이상)가 기본이라 이탈리아를 익히는 속도가 빨랐지만 작가는 한국어와 프랑스어, 영어가 전부였다. 배우는 속도와 맨 처음부터 새로운 것을 하나하나 시작해야했다. 이것을 두고 작가는 “외국어 공부란, 신화 속 형벌 같다고도 했다.” 산꼭대기로 끊임없이 바위를 올려야하는 시지프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배워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주말과 쉬는 시간에도 이탈리아어 공부를 손에 놓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알파벳과 숫자 순서를 외우는데도 시간이 걸려 수업 시간에 버벅거리기도 했던 작가는 이탈리아 대화 예문이 늘 음식 이야기로 가득한 것을 보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며, 동사 변형을 이해하고, 한 문장을 여러 문장으로 이야기하게 된다. 그리고, 일주일 간 볼로냐로 떠난 어학연수에서 이탈리아어를 배우기로 온 다양한 연령대의 같은 반 동료 수강생들을 만나며 자신이 이탈리아어를 배우고자 했던 초심을 다지기도 한다. 


이탈리아어로 알파벳도 읽을 줄 몰랐던 작가는 이제 이탈리아어로 메일까지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1년 사이 변화한 이탈리아 실력은 작가가 말하듯 마술 같은 순간과 희열감을 주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어 공부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분명 다시 제자리걸음이 될 것을 안다. 기억하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지속성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더 높은 성취감을 향해 나아가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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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이 ‘머무르던 세계에서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여정’의 한 과정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이미 늦었다’라는 관점과 프레임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지 못하곤 한다. 옆에서 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사람도 스스로가 ‘저는 이미 나이가 들어서’ 혹은 ‘이건 나랑 어울리지 않고 잘 못해요.’라는 생각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보았다. 물론, 그들에게도 자신만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 어떤 사정과 상황이 있더라도 자신의 가능성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을 끌어올려주고 유지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동안의 나는 음악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는 아닐까 생각했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마음은 고등학교 때부터 갖고 있었지만 그 주위만 빙빙 돌뿐 정곡을 찌를 만한 무언가를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하지만, 이번 해 초부터 그동안 열망했지만 미뤄오고 회피했던 음악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물론, 예전에도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음악을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패와 좌절을 마주하기를 버티지 못했고, 크나큰 성과나 목표를 바래 금세 무너지기도 했다. 그 이후로 마음을 재정비하는데도 시간을 보냈지만 마음이 다 정리된 탓이었을까. 왠지 모르게 이번 해에는 더 이상 물러나기도 회피하기도 열망만 하며 살기도 싫어졌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해’라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 움직였다. 그냥 하는 것의 힘이 무수한 생각과 걱정보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던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도 강력했다. 벌써, 음악을 그 중에서도 실용음악을 다시 배우게 된 지 반 년이 지나간다. 가끔은 ‘이런 순간이 무너지지는 않을까?’라는 조마조마한 마음도 ‘또 다시 내가 포기해버리는 마음이 생기지는 않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쌓아가다 보니 차곡하게 쌓은 노력들은 그 어떤 상황이 와도 무너지지 않은 단단함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무슨 상황과 순간이 와도 끝까지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마음도 갖고 있다.  


이 책의 겉표지에 나온 말처럼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서 숙제하듯 바쁘게 삶을 살아왔지만 뒤돌아보니 정작 남은 것도 없는 것 같고 오히려 하고 싶은 일도 미룬 채 살아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참 인생은 정말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또는, 푸념하듯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냐는 말도, 배부른 소리라는 말도,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말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지만 귀찮기도 하고 잘 하지도 못한다는 말도 들었다. 아니면,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만 좋고 그 외의 일상은 재미가 없어 어차피 똑같다는 말도 들어봤다. 


무수한 말들이 있지만 한 가지로 말하고 싶은 것은 나 또한 작가처럼 인생의 자투리를 만들어서라도 우리가 살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살아보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가장 빠른 시간은 ‘지금’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간도 ‘지금’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살아가다보니 기존의 일의 효율도 좋아지고, 생각도 마음가짐도 더욱 환하게 변하고 있는 중이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새로운 세상으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기분이다. 원하는 것을 하다 보니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도 차곡히 쌓이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생각도 든다. 내 자신의 한계를 두지 말고 배우고 지속해야겠다. 나의 세계가 더욱 커지도록!

 

 

“매일 회사와 집만 오가며 작은 일에 분노하고 걱정하는 게 습관이 되면 어느새 잊게 된다. 내 앞의 선택지는 길고 다양하게 이어질 수 있으며, 삶은 얼마든지 다르게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252p)

 

 

“좁아지지 말자, 한발 뒤에서 더 넓게, 더 멀리 보고 가자, 이 한 주의 기분을 잊지 말자. 길을 걷는 내내, 간절하게 되뇌었다.” (252p)

 

 

“기억하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지속하는 사람만이 더 높은 단계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니까.” (280p)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즐거움이 커지니 많은 관계에서 자유로워진 것도 큰 변화다. 1년 전이었다면 머릿속에서 놓지 못하고 잠 못 이루었을 많은 일들이, 점점 각각의 무게만큼만 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여겨진다.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질 일들은 딱 그 정도의 의미로 내보내는 일이, 이제 조금 덜 어렵다. 내게는 더 중요하고 흥미로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 마음의 시야는 1년 전의 그것보다 더 넓고 멀리 뻗어 있다.” (286p)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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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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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ng
    • 다언어를 쉽게 다가갈수있어요 5품사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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