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타로카드에는 누군가의 바램이 담겨 있다 [문화 전반]

여러분은 타로, 사주를 믿나요?
글 입력 2022.10.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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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믿음에 대하여


 

 

“앞으로 잘 될까요?”

“1년 후는요?”

 

 

나는 뭔가에 대해 예측이 필요하거나 다 해 놓고도 불안할 때면 타로를 보곤 했다. 지금은 유튜브 타로, 인터넷 타로, 셀프 타로 등 얼마든지 접근하고 배울 수 있는 경로가 많다.

 

그러나 내가 초,중,고,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그런 곳은 흔치 않았다. 친구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곳, 아무개 연예인이 다녀간 곳, PD들 사이에서 이름난 곳, 오직 소문을 통해서 알게 된 곳을 찾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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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곳에 가면 내 미래는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지푸라기만큼의 희망을 마음에 품고서.

 

나는 답정너 기질이 있었다.  타로리스트들이 제일 싫어하는 손님 부류 중 하나이기도 한, 듣고 싶은 대답만 들으려고 하는 손님이었다. 당시 내 질문은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냐 상복은 있냐, 그러니까 이번에 낸 공모한 작품 상 받을 수 있나요였다.

 

그러나 첫 번째 갔던 타로집에서는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내가 혹여나 상처받을까 애써 빙빙 돌려 말했다. 나는 첫 번째 타로카드 가게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다른 타로카드 가게에 들어갔다.

 

어느 한 군데에서는 꼭 연락이 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 번째 가게에서도 네 번째 가게에서도 내가 뽑은 카드가 의미하는 건 어렵다, 잘되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 해 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위로 섞인 말을 건넸다.

 

어떤 타로리딩사 아주머니는 혹시라도 좋은 소식이 있으면 자신을 찾아오라는 농담 섞인 말도 했다. 이후로 나는 내가 응모한 신문사 별로, 시기별로 결국 오케이라는 말이 떨어질 때까지 무섭게 타로를 봤었다. 이런 걸 집념? 열정? 끈기? 포기 못하는 성격?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결과는 어땠냐고? 다 안된다고 했는데 지방지 신문사 동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앞서 내가 수상을 하지 못한다고 했던 타로집들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나의 어떤 믿음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다.

 

 

 

발견과 깨달음 이미지를 통한

상징의 사색의 과정


 

시대가 변한 만큼 타로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정말 신끼 있는 사람들이 전문 직업인처럼 배워야 할 것 같던 타로의 카드 종류며 강의도 많아졌고, 접할 수 있는 곳들도 다양해졌으니. 뿐만 아니다. 타로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심리, 힐링 치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타로의 그 깊은 뿌리를 따라가보자. 타로가 점으로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 이탈리아에서부터다. 그 이전에는 하나의 영적 성장이나 삶의 이치를 이해하는 도구였다. 또한 타로의 핵심은 ‘해석’을 통한 마음 읽기와 마인드 컨트롤이다. 이런 점에서 타로 마니아들은 ‘점’보다 ‘상담’이라 부르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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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상징’으로 이뤄진 점은 타로가 가진 차별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타로 카드로 불리는 유니버설 타로의 경우 메이저 아르카나 카드 22장, 마이너 아르카나 카드 56장 등 총 78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카드 안에는 여사제, 여황, 황제, 교황 등 서구 문화권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또 배경으로 별, 달, 해와 같은 우주가 등장하기도 하며 운명의 수레바퀴와 모험, 선택과 시련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가장 쉬운 예로 죽음의 카드를 상징하는 데스(death 카드는 겉으로 보았을 때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죽었기 때문에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상담자가 카드를 뽑았을 때 역방항, 정방향, 뽑은 방향에 따라서도 의미가 바뀐다.

 

MZ 세대들은 내 마음을 내가 돌보는 목적, 심리적, 정서적인 치유의 이유 등으로 유튜브 타로 콘텐츠를 많이 본다고 한다. 심리적 불안정함이나 여러 가지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서적 공황을 많이 겪기 때문이다.

 

사실 점집이나 타로, 사주 집을 찾는 이유는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가 아닐까. 본인 같은 답정너 같은 타입처럼 열심히 해놓고도 불안할 때, 다 해놓고 다음에는 뭘 할지 모를 때, 나도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조금만 견뎌봐. 믿어봐.라는 답변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때로는 괜찮아라는 말이 필요하다


 

‘말’에는 에너지가 있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때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내 말로 하여금 그냥 위로가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이고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게 도움을 줄까를 생각한다. 힘들 때 ‘힘내’ 아플 때 ‘아프지 마’라고 AI 로봇처럼 보내는 게 아니라 진짜 도움이 되는 한 마디를 건네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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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타로집을 찾게 된 이유는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다.

 

안 돼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내게 현실적이어서 조금 아팠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기의 행동에 따른 결과가 확실할 때 불안감이 없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기대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다. 때문에 점을 보며 나름대로 판단하며 '더 나빠질 게 없다, '괜찮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긍정 에너지를 얻는다.

 

우리가 바라는 건 미래의 더 근사한 내가 아닐 수도 있다. 내가 필요로 했던 건 지금의 나를 이해해 주는 괜찮아.라는 긍정의 말 한마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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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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