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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eview] 상자 속의 양 – 형체 없이 이어지는 믿음 [도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상자 속에 그리고 싶었던 것
‘정말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정말로 중요하니까 형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꽤 자주 한다. 그래야 그게 정말로 중요한지 확신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정말로 중요한 게 도대체 무엇인지도 알 수 있겠지. 나아가 그 소중함에 지속성까지 생긴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니 나도 사람인지라 뭐든 잘 까먹기 일쑤인데
by
이한별 에디터
2026.08.07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인문학의 쓸모와 멋진 신세계2 [사람]
자유의 무게
그리고, 그리고 바로 여기에다가 비트겐슈타인 인용을 미리 붙여두고 싶습니다. ‘세계의 한계는 주체의 한계이다, 그러므로 세계란 곧 나의 세계이다.’ 내게 세계란 스스로 이해하는 만큼의 양감으로써 다가와 뚜렷하게 감각되고, 선명하게 인지되며, 그만큼 분명하게 구획되는 것. 그 너비와 깊이가 곧 내 세계의 크기이며, 나의 그것은 과거와의 비교를 통해 공간적으
by
서상덕 에디터
2026.08.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앞의 생'으로 향하는 이들을 위해 [영화]
누군가를 믿어준다는 것은 한 사람의 삶을 구하는 가장 오래된 기적임을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영화 <자기 앞의 생>은 이 오래된 질문을 아주 조용한 방식으로 다시 꺼내 보인다. 어머니를 잃고 거리를 떠돌던 열두 살 소년 모모는 그 누구도 쉽게 믿지 않는다. 세상 역시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도둑질을 하고, 마약 판매상을 따라다니며, 살아남
by
최수경 에디터
2026.07.1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어리석은 믿음은 사랑을 구원할 수 있는가 - 오페라 ‘사랑의 묘약’ [공연]
가짜 묘약을 둘러싼 유쾌한 소동 끝에, <사랑의 묘약>은 사랑을 움직이는 순수한 마음의 힘을 보여준다.
지난 6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무대에 올랐다. 도니체티의 대표적인 오페라 부파인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사랑의 묘약'을 둘러싼 유쾌한 소동을 그린다. 시골 청년 네모리노는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주의 딸 아디나를 짝사랑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당당히 전하지 못한 채 그녀의 주변만을 맴돈다. 반면 자신감
by
오가영 에디터
2026.07.06
리뷰
도서
[Review]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삶을 세우는 믿음 [도서]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 아르만도 푸치 (2026)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는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144년 만에 완성을 앞두고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은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의 인생과 작품, 그리고 사상을 조명한다. 생전에 자신에 대해 많은 말과 글을 남기지 않은 가우디는 오직 건축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했다. 이
by
정희정 에디터
2026.06.23
리뷰
도서
[Review] 공포와 신념 사이에서 - 가르멜 수녀들의 대화 [도서]
공포 속에서도 끝내 자기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프랑스대혁명 시기, 수도원, 수녀들의 대화라는 설명으로 처음에는 이 책을 종교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다 보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종교 자체라기보다 죽음을 앞둔 인간의 마음에 더 가까웠다. 공포 속에서 사람은 어디까지 흔들릴 수 있는지, 그리고 끝내 무엇을 선택하게 되는지를 응시하는 도서 같았다.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유작 <가르멜 수녀
by
정선민 에디터
2026.05.14
리뷰
도서
[Review] 글이 거두는 뒷자락 - 타이핑 1호 [도서]
타이핑의 자취를 뒤따르며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글로 돈을 버는 건 선택된 소수만의 일이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그럴 때면 글이 야속해진다. 시작에 있어서 모두에게 인자한 미소로 너른 품을 열어 주지만 그 뒤부터는 자신의 몫이라며 차가운 얼굴을 내보이는 것 같다. 물론 세상에 그렇지 않은 일이 어디 있으랴 싶지만, 꼭 글로 먹고 살아야 하나 싶지만, 좋아하면 잘하고 싶어지는
by
이한별 에디터
2026.03.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부서지는 믿음 위로 펼쳐지는 좁은 길 - 시라트 [영화]
맹신과 불신 사이의 위태로운 질주에 대하여
드넓은 흙바닥 위에 스피커가 조심스럽게 쌓인다. 위아래와 양쪽 정렬을 맞춰서 신중히 배치된 더미 앞에 많은 사람들이 빼곡하게 서 있다. 이윽고 음악이 흘러나오자 군중들은 저마다의 리듬으로 춤을 춘다. 정해진 것 없이 자유롭고 쉬이 형언할 수 없는 몸짓이다. '십자 모양'으로 구분된 덕트에 손을 갖다 대고 온몸으로 진동을 느끼거나, 한밤중의 협곡에 계단을
by
조예은 에디터
2026.01.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믿음과 신념, 망상과 편향 그 종이 한 장만큼의 차이 [영화]
진실을 본 것인지, 스스로 애써 만든 계시를 본 것인지 두렵게 만드는 영화 <계시록>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어두운 색감과 축축한 질감으로 시작된다. “믿음은 어디서 끝나고, 광기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질문을 붙든다. 진흙탕 같은 현실을 닮은 눅눅한 공기까지 전해지는 질감의 연출은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그 불편함은 곧 서사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영화는 ‘믿는다’는 감정이 어떻게 망상으로 비틀어질 수 있
by
이유은 에디터
2025.12.19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덕분에 달라졌어. 영원히 [사람]
지나가는 사람과 놓여지는 추억
영원에 대한 나의 생각은 언제쯤 확고하게 정립될까.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영원하게 만들고픈 것이 아주 많아서, 모든 걸 영원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고 스스로 다독인 순간도 숱하다. 이리저리 영원함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키고픈 것도 하나둘 더해졌는가 보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지나온 것과 마주하며 지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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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별 에디터
2025.12.0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강함과 약함
한 몸으로, 두 왕을 모셨지
남양주에서 석계로 넘어오는 버스 안에서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약발을 믿고 너무 세게 달린 것일까. 아마 그저께 늦게 잔 피로에 더불어, 어제도 조금은 늦게 잔 탓이다. 버스를 내린 시각은 5시였다. 해가 아직 지지 않았다. 눈을 떠 버스에서 내리니, 내가 가장 싫어하는 늦은 오후 햇발에 눈이 부셨다. 나는 이 시간을 싫어해, 왜냐하면 그건 내 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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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5.11.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오지 않을 고도를 영원히 기다리며 [도서/문학]
믿음 때문에 길을 잃은 두 노인의 이야기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우리는 태어나기 위해 열 달을 기다린다. 그렇게 세상에 나 탯줄을 자르고 첫울음을 내지르면, 그 순간부터는 죽음을 기다린다. 그 외에도 사람들은 수많은 것들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기차, 친구, 물건, 연락 등 그 종류는 너무나 다양해 셀 수조차 없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이 무얼 기다리고 있는 건지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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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에디터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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