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바로크 클라리넷 협주곡, 조성호의 콘체르토 플러스

글 입력 2022.04.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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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관악기는 숨을 불어넣어 연주되기 때문에, 연주자의 호흡까지 집중이 되며 그래서 공연에 더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지난 3월 3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조성호의 콘체르토 플러스' 연주회가 있었다.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의 4개의 바로크 클라리넷 협주곡을 감상할 수 있었으며, 그 중 비발디의 두 협주곡은 국내초연으로 연주 된 곡이었다.


조성호는 2017년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선발되어 활동하고 있는 클라리네티스트다. 그는 바로크 협주곡 4개를 바로크 음악 연주단체인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과 함께했다.


오랜만에 들어간 공연장에 가장 눈에 띈 것은 하프시코드였다. 무대 한 가운데에 자리잡아 눈길을 사로잡는 이 악기를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다. 예전에 대규모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얼핏 들려온 하프시코드 소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지만, 이렇게 적은 악기와 어우러진 하프시코드 연주를 들을 생각 하니 시작 전부터 기대되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린 첫 곡은 요한 슈타미츠의 '만하임 교향곡'이었다. 이 곡은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연주로만 이뤄졌는데, 마치 앞으로 이어질 바로크 연주의 포문을 여는 느낌이 들었다. 5분간 짧은 연주로 관객을 바로크 시대의 음악으로 초대하고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가 등장했다.


첫곡은 역시 요한 슈타미츠의 곡 '클라리넷 협주곡 내림나장조'였다. 그는 "수많은 클라리넷 협주곡 중 첫번째로 배웠던 곡"이라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슈타미츠의 곡을 꼽았다고 한다. 요한 슈타미츠는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에 클라리넷을 도입했으며, 그의 클라리넷 협주곡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작곡된 곡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클라리넷 연주의 기준적인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곡이다. '처음'이라는 애착을 가진 조성호 연주자 역시, 이 곡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그 다음은 요한 슈타미츠의 아들, 카를 슈타미츠의 협주곡이 연주되었다. 그의 쾌적하고 자유로운 음악적 스타일을 옅볼 수 있으며, 클라리넷의 맑은 음색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부가 끝났다. 조성호는 협주는 내가 봐왔던 스타일과 달랐다. 그는 지휘를 하거나, 연주자를 바라보며 자유롭게 호흡을 맞췄다. 연주자의 몸짓을 따라 음악이 더 풍부하고 자유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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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기움 무지쿰 서울'과의 호흡도 좋았다. 무지쿰 서울은 바로크 시대의 기악곡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는 시대악기 연주단체다.

 

텔레만과 바흐가 라이프치히에서 함께 연주했던 'Collegium Musicum'의 음악사적 의미를 기리며 2016년에 창단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바로크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이 단체는 시대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역사주의 연주'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걸 지향하고 있다.


무지쿰 서울은 적은 인원이었지만 오히려 한 악기마다 소리를 집중할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이었다.


2부의 곡은 총 3곡이었는데 모두 비발디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첫 곡은 '올림피아데'로 역시 무지쿰 서울만의 연주곡으로 펼쳐졌고 다음으로 이어진 두 곡이 비발디 클라리넷 협주곡으로, 한국 초연인 연주였다. 협주곡 제1번 '산탄젤로'는 비발디의 오페라 '올림피아데'와 '별장의 오토네'의 선율을 기반으로 안드레아스 타르크만이 편곡한 작품이다.


협주곡 제2번 '불사조' 역시 비발디의 오페라 '라 피다 닌파'와 '주스티노' 그리고 오라토리오 '승리하는 유디타'의 아리아를 기반으로 타르크만이 편곡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 곡이자, 유일한 단조 곡 이었다. 그래서 이전 곡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줬고, 더 깊은 여운을 남기게 해 줬다.


개인적으로 클라리넷의 특유 음색을 좋아하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아름다운 음색 뿐만 아니라 조성호만의 클라리넷 색깔을 함께 감상한 것 같아 더 특별한 시간이었다.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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