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사람

나의 요즘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글 입력 2022.03.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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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살면서 꽤 많은 자기소개를 했다. 3월마다 돌아오는 자기소개 시간,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 동아리 지원서, 대외활동 지원서, 심지어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지원할 때에도 자기소개를 했다.

 

그러나 아직도 자기소개는 어렵다.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야 할지, 합격을 위한 자기소개서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이번에는 잘 보여야겠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솔직한 인터뷰이를 만나보기로 했다.


 

요즘 뭐하고 지내나?

 

여전히 일기를 꾸준히 쓰고 있다. 여전히 강아지 까꿍이와의 산책을 좋아하고 카페 가서 공부하기를 즐기며 새로 산 색색의 봄옷을 입으면 행복을 느낀다. 또 여전히 길가다 눈에 띈 공간에 홀린 듯이 들어가는 걸 즐긴다.

 

변화한 것도 있다. 1년 반 만에 대면 수업을 가보고, 영상 공모전 출품을 준비하고,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쓰고, 영화 기획안과 시나리오도 쓰기 시작했다. 글과 영상에 더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무엇을 좋아하나?

 

좋아하는 게 참 많은데 콘텐츠를 좋아한다고 뭉뚱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형태라면 다 좋지만 글과 영화를 특히 좋아한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숨어있던 감정이 꼼지락꼼지락 올라올 때 살아있는 기분이 들어 행복하다. 특히 영화의 경우 스토리에 담긴 감정선이 나를 흔들고 지나가 버린 후 남은 여운이 참 좋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인가?

 

그렇다.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기억과 감정이 쉽게 휘발된다. 나쁜 기억을 잊어버린다는 장점도 있지만 과거의 내 모습과 추억이 가물가물해질 때면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나를 기억하기 위해 문화 예술을 즐기고 이곳에 나의 관점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떠오른 생각들을 귀찮다는 핑계로 그저 흘려보낼 때가 많았는데 글에 붙들어 놓으면 나중에 봤을 때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주 1회 기고라는 강제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약 한 달 동안 활동한 지금, 돌아봤을 때 매우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일기부터 시작했다. 원래는 백일장에서 상 한 번 타지 못했을 정도로 글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대학이라는 목표를 지나면서 이유 모를 공허함과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 공허함을 채우려면 우선 나부터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일기를 2년 넘게 써오고 있다. 일기를 쓰다 보니 일상을 사진과 함께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를 쓰게 되었고 자연스레 다른 형태의 글쓰기에도 관심이 갔다.

 

 

최근에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는데?

 

영화와 이야기가 좋아서 시나리오 쓰기에 도전했다. 꽤나 긴 분량의 시나리오를 쓰면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수업을 신청해서 듣게 되었다. 엄청난 과제 양이 두렵고 잘 짜인 이야기를 쓰긴 정말 쉽지 않겠지만, 이왕 쓰는 김에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내가 치유받았듯 누군가가 치유받을 수 있는 스토리를 써보고 싶다.

 

 

최근에 꽂힌 콘텐츠는?

 

영화 싱 스트리트! 영화관 개봉 때부터 보겠다고 점찍어두고 있다가 뒤늦게 OTT로 봤다. '와, 이 영화를 왜 이제 봤을까' 후회했을 정도로 여운이 남았다.

 

영화 내용을 살짝 스포 하자면 주인공이 첫눈에 반한 여자와 가까워지기 위해 밴드를 결성하고 점점 음악에 자신의 메시지를 담으면서 무모하게 도전해나가는 내용이다. 하고 싶은 것과 현실적 여건을 저울질하며 고민하던 중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주인공처럼 미래가 불확실하더라도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쪽을 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영화이다 보니 OST도 정말 좋았다. 밴드 싱 스트리트가 합주하는 ‘UP’을 들을 때 가슴 뛰는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 “난 안 돼”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뭐든 다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마법 같은 노래이다.

 

 

싱스 스틸컷2.jpg

영화 싱스트리트 스틸컷

 

 

최애 영화는?

 

인셉션, 인터스텔라, 싱 스트리트, 어바웃 타임, 틱틱붐 정도가 생각난다. 성장 서사, 음악영화를 좋아하고 소재가 특이하면서도 이야기를 몰입감 있게 끌고 나가는 영화에 끌리는 것 같다.

 

  

본인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나를 잘 안다고 자신했는데 오만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모습을 계속 마주하게 된다.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지만 깊은 아픔을 치유하는 서사를 가미한 로맨스는 좋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 시끌벅적하게 노는 걸 즐기다가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있고 싶다.

 

상황 변화에 따른 감정 변화가 심한 편이지만 금방 원인을 찾아 감정을 추스르고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현실적인 여건을 중요하게 고려하면서도 재미와 순간의 행복을 놓지 못한다. 이런 모순적인 모습들이 나를 설명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나’라고 밖엔 대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최근엔 어떤 고민을 하나?

  

나는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같은 사람이다. 좋아하는 게 많지만 확 끌리는 거 하나 없이 은은하게 재미를 느낀다.

 

글, 영화, 유튜브, 드라마, 음악, 패션, 반려견, 카피 라이팅, 마케팅, 광고, 트렌드, 심리, 문화, 문학, 경제 등 여러 분야에 가볍게 발을 담그고 온도를 느끼는 걸 좋아한다. 이제는 여기서 진로를 무엇으로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재미주의자'로서 재미를 좇다 보니, 처음 무엇인가를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그 설렘과 재미가 옅어질 때 무기력해지는 것 같다. 재미있는 걸 계속하면 재미없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데 말이다.

 

그걸 이겨낼 만큼의 열정과 의미가 있는 게 무엇인지 신중하게 선택하고 싶어서 결정을 미루다가 고민이 길어진 것 같다.

 

 

[크기변환]런닝맨_스브스 공식 채널.png

런닝맨 스브스 채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유재석이 매니저에게 했던 명언이 있다. 일과 연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는 매니저의 말에 둘 다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일도 열심히 하면서 여자친구 만날 때 잘해주라고 답했다. 이는 연애, 일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해당하는 말이다. 현재 주어진 소중한 사람들과 기회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내가 선택한 모든 것을 마주할 때 잡생각없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온 마음을 쏟아 후회 없이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을 말하면서 마치도록 하자.

 

다시 읽어 보니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위에서 나도 날 모르겠다고 답했는데 돌아보니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나를 인터뷰할 때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하다. 수고많았다!

 

 

[유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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