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필라테스 140회 해봤습니다. [운동]

글 입력 2022.03.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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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인생의 활력소이다.


 

이 문장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그래 맞아.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쑤셔서 안 돼. 적어도 일주일에 n번은 운동해야 해.” 두 번째, “뭐래... 누워있는 게 최고야.” 사실 운동을 일상에 가까이 한 지 벌써 5년이 다 되어 가는 나도 후자에 속한다.


그런 내가 나에게 맞는 운동은 뭘까 찾아다니면서 간략하게 느꼈던 점들을 담은 후기를 작년에 써보았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운동에 대한 글을 쓰는 건 어렵고, 잘알못인 내가 섣불리 독자의 고정관념이나 진입장벽을 만드는 언행을 하는 것은 아닌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이다. 그래도 내 글을 보고 누군가가 운동을 도전해보고자 한다면, 그것대로 뜻깊다고 생각하기에 올해로 필테 3년차, 140회 출석을 기념 삼아 다시 한번 운동에 대한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따라서 이번 글은 수많은 스포츠 중에서도 ‘필라테스’가 주제다. 고등학교 체육 시간에 꿈쩍도 안 하던 운동 초짜가 느낀 주관적인 필라테스에 대한 감상이다.

 

 


필라테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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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운동으로서 필라테스가 유행한 지 꽤 되었기에 여성들이 헬스 다음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 스포츠로 필라테스를 말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본다. 우리 동네만 해도 필라테스 센터가 체인, 개인을 불문하고 정말 많다. 어느새 필라테스 전문점뿐만 아니라 헬스장에서도 G.X 수업 중 하나로 필라테스를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아졌다. 나의 친구들도 필라테스를 다녀봤거나, 지금 다니고 있거나, 다니고 싶어 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듯, 필라테스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스포츠로 한국에서 자리 잡았다. 요즘엔 남성을 위한 필라테스 수업 또한 많이 열리고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린 스포츠로 확장되고 있다.


사실 이 필라테스는 1차 세계 대전 당시 부상을 당한 군인들을 위해, 즉 남자를 위해 남자가 만든 운동이다. 영국의 포로수용소에서 일하던 요제프 필라테스가 움직이지 못하는 포로들을 위해 창시했다. 당연히 침대에서 잘 이동하지 못하기에 그는 매트리스, 침대에서 간단한 기구를 덧붙여 운동할 수 있도록 고안했고 계속해서 하나의 스포츠로 발전해 지금의 기구 필라테스가 되었다. 체조의 동작, 다른 스포츠의 동작들을 기구 안에서 할 수 있어 전신 근육을 모두 고르게 쓸 수 있고 스트레칭도 가능하다.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수업이 진행되는데 그 중 기구 캐딜락, 바렐, 체어 3가지만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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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캐딜락이다. 이 기구가 필라테스의 시초와 바로 연결되는 형상을 하고 있다. 누워만 있는 환자들의 근력을 키우기 위해, 재활 운동 개념으로 이 스포츠를 만들어냈으니 당연히 침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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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침대에 봉을 세우고 다양한 스프링을 부착해 환자들이 스프링과 각종 지지대의 도움을 받아 운동하거나, 스프링의 탄성을 이용해 근력을 향상시키도록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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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바렐이다. 딱 보기에 사다리가 있고, 거꾸로 된 U자 모양의 미끄럼틀이 있어 어떻게 이용하는지 감이 잘 안 온다. 미끄럼틀 쪽이 중심이고 이 바렐에 올라가 다양한 동작을 사다리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다. 앞, 뒤, 양옆 방향으로 앉아 동작을 할 수 있어 복근을 다각도로 자극할 수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건 아직도 잘 모르겠는 기구라는 것이다.

 

많은 동작을 할 수 있지만, 내 몸이 그만큼 유연하지 않거나 근육, 힘이 없으면 동작 자체가 불가능할 때가 간혹 있다. 균형 잡기도 힘들고, 특히 내가 부족한 근육을 자극할 때가 많아서 자세가 제대로 나오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짧은 50분 만에 몸이 유연하게 풀리고 있다는 것을 가장 느낄 수 있는 기구이기도 하다. 초반 스트레칭 동작과 수업 후반 스트레칭 동작이 같지만, 나의 자세는 확연히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어 성취감도 그만큼 큰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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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체어다. 말 그대로 손잡이가 위에 달린 의자 모양이다. 앉아서 운동할 수도 있고 매달리거나 서서 운동할 수 있어 가장 많은 동작을 해볼 수 있었던 기구다. 체어 필라테스 수업을 많이 참여했기에 이제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도, 항상 다른 자세와 동작이 나와 당황하기 일쑤였다. 탄성의 힘을 조절할 수 있게 4단계로 만들어진 스프링 지지대를 밀고 당기면서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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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렐로 운동할 때는 “내가 하고 있는 동작이 맞나?” 의문이 드는 느낌이라면, 체어로 운동할 때는 몇 번 동작을 반복하지도 않았는데 균형이 잡히지 않고 덜덜 떨려 어떤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내 자세가 올바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빨리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그래도 가장 체력을 많이 키워주고 다이어트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 장점을 가진 무궁무진한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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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기구들도 있고 매트에서도 필라테스를 진행할 수 있으며 각종 소도구를 활용해 몸의 움직임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도구적인 활용뿐만 아니라, 요가의 움직임, 웨이트 트레이닝, 발레 동작 등 다른 운동의 좋은 부분들을 모두 혼합해 시퀀스를 이어나갈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예를 들어, 경직된 몸을 펴주는 요가의 스트레칭, 이완 동작들을 수업 앞뒤로 넣고, 기구를 활용해 스쿼트, 런지 등 대표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동작을 해 근력을 키우고, 세세한 근육의 움직임을 위해 발레 동작을 활용해 몸을 쓸 수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폭넓은 운동을 경험할 수 있게 구성된 스포츠다.


 


필라테스 3년 차의 솔직한 이야기



필라테스에 대한 소개와 이점들을 말해보았으니, 이젠 나의 주관적인 필라테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3년 차지만 아직도 필린이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의 정말 솔직한 후기이니,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는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대신 공감할 부분은 공감하고, 그저 가볍게 읽어주길 바란다. 필라테스를 거치면서 변화된 한 사람의 이야기로, 이를 통해 당신도 무언가 도전하는 선택을 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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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처음 시작할 때는 마치 산에 오르려고 초입까지 갔는데 각종 장비들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 갈 수 없다고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아이언, 스틱, 간단한 물품을 챙긴 가방 등 정말 기초적인 준비물이 없어 못 갈 것 같다고 핑계 대는 것처럼, “기본 근육이 없으니 못하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지옥 같은 50분을 버티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려고 지금의 이 고통을 비싼 돈 주고 선택했을까 후회했다.


그러면서도 예쁜 운동복을 입고 누구나 부러워서 할만한 몸매를 지닌 강사님들을 보며 나도 평생 한 번쯤은 저런 몸매를 가질 수 있을까 꿈을 꾸기만 했다. 현실의 나는 검은색 레깅스에 펑퍼짐하게 몸을 가려주는 무채색 티셔츠를 입은 몸에 조금의 유연성과 근력을 지닌 평범한 여자였다. 사실 5년 전에 필라테스를 잠깐 다녀보았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너무나 그런 내 몸이 부끄러웠고 그룹 수업이 끝나고 쭉쭉 빵빵한 강사가 내 몸 상태를 진단해주며 골반이 뒤틀려있고 골격 균형이 다 맞지 않는다고 개인 수업을 받아보라는 영업 섞인 평가를 해주었다. 어렸던 나는 그룹 수업 횟수권도 유효기간 안에 못 채우고 도망치듯 그 시설과의 인연을 끊었다. 레깅스를 입고 몸매를 뽐내야 하는 운동은 살 빼고 다시 해야겠다는 황급한 수습과 핑계를 대고 필라테스 첫 경험은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웃프게도 그때의 난 이미 10kg 넘게 감량하고 필라테스를 등록한 것이었다.


내 몸을 알게 모르게 평가할 강사와 다른 수강생들의 시선을 너무나 의식했던 어린 나는 2년 후, 10kg를 더 감량하고 다른 필라테스 시설에 등록했다. 조금 더 당당히 운동할 수 있었을까? 절대 그럴 수 없었다. 거울로 보이는 내 몸은 레깅스를 입어도 튀어나오는 뱃살을 가리고자 윗옷을 두 겹 챙겨 입고도 뒤룩뒤룩 못생긴 몸이었다. 그에 비해 준수한 수강생들과 말해 뭐해 완벽한 강사님까지.


나는 부러워했고 창피해했고 이는 살이 더이상 잘 빠지지 않는다는 스트레스까지 받게 되었다. 그럴수록 필라테스 수업이 재미가 없었고 중간중간 요가원도 등록해보고 테니스나 다른 운동을 다녀볼까 빠져나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미 큰돈을 수강비로 내버린 탓에 꿋꿋이 다닐 수밖에 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 저번처럼 돈 낭비하지 말고 내 생각을 바꿔보자 다짐한 끝에, 나의 몸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 나의 마음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남의 시선에서 나를 보기보다 내 변화에 집중하고 근력 키우기에 열중했다. 그렇게 캐딜락, 체어, 바렐, 리포머 등 다양한 기구 필라테스 수업을 꾸준히 들으면서 슬럼프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몸무게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늘기도 했었지만 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내 탓 하지 않고, 눈바디를 찍어 비교하면서 몸의 선이 정리되어가는 것을 직접 보면서 나 자신을 믿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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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운동이 내 인생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타를 맞으면서 50분을 지옥처럼 보내던 초반과 달리, 1년이 넘어가자 운동이 좋아서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어진 동작은 다 해내도록 노력할 수 있었다. 강사님이 세는 1초는 현실의 3초보다 길고, 처음에 하자고 말했던 반복 횟수 10번은 13번이 되는 마법 속에서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해내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 대견해하면서 묵묵히 집중해나갔다.


도피하고 싶어 찾아본 다른 스포츠를 대하는 태도도 내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좋은 성격으로 여기며 결국엔 긍정적으로 운동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운동이 되었든, 각자의 몸의 타고난 움직임은 다른 것이고, 각자의 한계와 강점은 다 다르다. 부족한 점이 없는 운동을 찾기 위해 도망쳐도, 결국엔 모든 운동에서 나의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성장하는 것이지 완벽히 나에게 맞는 운동은 없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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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을 거쳐 현재의 나는 필라테스를 잠정 중단하고 요가를 4달째 배우고 있다. 외면보다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해 정신적 강인함과 유연함을 찾는 것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 - 19 이후 더욱 커졌고 나의 신체적인 타고난 강점을 활용하고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손목, 발목이 약해 기구에서 내 몸의 무게를 더 활용해 버티는 동작들을 하고 나면, 손목과 발목에 무리가 가기도 했고, 겨울에 발목을 삐끗해 계속해서 충격을 주는 운동을 하기 힘들었다.

 

필라테스가 재활을 위해 탄생한 운동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그 본연의 목적에서 나아가 근력을 강화하는 스포츠적인 부분이 커진 면도 있어 천천히 내 약점을 보완해 나가는 데 더 적합한 운동은 요가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필라테스는 140회를 끝으로 잠정 중단한 상태다. 언젠가 아픈 부분도 회복해서 좋은 시설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또다시 망설이지 않고 필라테스 200회 후기를 쓸 수 있도록 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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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운동을 좋아서 이것저것 취미로 운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진심으로 꿈꾼다. 아직도 이 글의 첫 문장, ”운동은 인생의 활력소이다.”라는 말에 동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장을 갈망하는 나의 인생에 조금씩 운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불과 5년 전 내가 하는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뿐이었고 운동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공부만 했었다. 지금의 나는 일주일에 6번 이상 운동하는 것을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세웠고, 매일 1시간 반 운동 목표를 채우라는 애플 워치의 독려 아래 나름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운동이 일상에 스며들다 보면 운동이 내 인생에 빠져서는 안 될 활력소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런 날이 오길 기다리며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운동하러 나가본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일상 속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이나 부담들을 나의 몸과 마음을 위해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운동도 좋고, 독서도 좋으니 각자에게 맞는 다양한 활동을 찾아 소중한 그 순간을 보내며 24시간이라는 하루와 유한한 삶을 가치 있는 시간으로 큐레이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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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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