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어져야 한다 - 게티이미지 사진전

연대만이 우리의 유일한 힘이니까.
글 입력 2022.02.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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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고화질 이미지가 필요할 때가 있다.

 

어쩌다 한번 필요한 것이다 보니 '저작권 없는 고화질 사진'이나 '무료 고화질 사진' 등을 검색하여 이미지를 찾는데, 대중적인 키워드는 이러한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세부적인 묘사가 들어간 키워드나 딱 봐도 사람들이 잘 검색하지 않을 것 같다 싶은 키워드들은 결과가 잘 보이지 않는다. 무료 이미지의 한계다. 그럴 때 배너창에서 내가 검색한 키워드에 딱 맞는 사진을 들고 나타나는 광고가 있으니, 바로 스톡 사이트 광고다.

 

스톡 사이트는 사진 작가들이 사진을 기고하고 수익을 올리는 상업용 사진 판매 사이트다. 전세계의 사진 작가들이 작품을 기고하기 때문에 스톡 사이트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진양은 실로 어마어마한데, 그 덕에 디테일한 검색을 통해 내가 원하는 종류의 사진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스톡 사이트 사진들은 1,000원에서 10,0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는데, 멤버십에 가입해서 10개, 50개, 350개 등의 정액제를 이용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사진 사용이 가능하다.

 

유명한 스톡 사이트는 istock, shutterstock, gettyimage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런 스톡 사이트들 중 단연 1위는 gettyimage다.

 

게티 이미지는 업계 최초로 이미지 사용 권한을 웹으로 제공한 사진 거래 플랫폼이다. 1995년 마크 게티와 조너선 클라인에 의해 설립된 게티 이미지는 매년 16만 건이 넘는 보도 사진과 상업 사진, 역사 기록물 등을 업로드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4억 1,500만 개가 넘는 사진, 비디오, 음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게티이미지 사진전 - 세상을 연결하다>는 위에서 언급한 게티이미지사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세계 최초의 기획 전시이다. 총 5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있으며 1관(섹션 1,2)에서는 게티이미지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소개하고, 2관(섹션 3,4,5)에서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세상을 연결하는 사진의 역할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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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관 - 1, 2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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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섹션에서는 게티이미지의 방대한 아카이브와 컬렉션 중 일부를 관람할 수 있다.

 

다채로운 색감이 돋보이는 '수영장 가십' 사진은 작가 슬림 에런스의 사진이다. 슬림 에런스는 '매력적인 장소에서 매력적인 사람들이 매력적인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다'라고 이야기하며 전쟁이 끝나고 막대한 부를 쌓아올린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빛과 컬러에 신경을 많이 쏟은 슬림 에런스는 사치를 남발하는 사교계보다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과 그러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

 

수영장 가십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부르주아들의 호화스러운 일상 그 자체이며 평화를 되찾은 사람들의 낭만이 함께 녹아들어가 있다. 에런스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은 후에 부자들의 큰 관심을 불렀는데, 이는 곧 에런스 사진의 수집으로 이어지곤 했다.

 

2섹션은 게티이미지 소속 작가와 협력 작가 6인의 공간으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혹은 내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다룬다. 우리 시선에 들어오지 않는 세상의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는 이 공간은 어쩌면 우린 조금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베테랑 사진 작가들이 포착한 현실은 풍요와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다소 험악하고, 무법천지인 세계다.

 

'현대 르포의 세계'는 그런 낯선 곳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광경이 모두 진실이라면서 말이다.

 

 

 

2관 - 3, 4, 5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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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3에서는 각 시대상을 특정 주제로 살펴보는 공간이다. 전쟁과 폭력의 현장, 사회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투쟁,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까지 당대의 시대 상황을 카메라로 담아냈다. 사진을 통해 순간이 기록되고 그것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의 소통 수단이 사진 한 장으로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진이 '예술 작품'으로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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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4는 인간이 가진 가장 위대한 힘인 연대의 힘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 대의를 위해 함께 싸우는 전우들,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력할 줄 아는 개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강력한 무기는 여전히 연대여야 함을 보여준다.

 

인류애와 평화 정신 등 시대를 아우르지 않는 보편적 가치들은 모두 연대의 힘을 통해 지금까지 보존되어 왔다. 그것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연대의 연대기에 펼쳐진 수많은 사진들이 그러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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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5는 지난 2년을 되돌아본다. 서로가 단절된 채로 지내야 했던 지난 2년은, 우리에게 지금의 상황을 뛰어넘을 변화의 필요성을 언질했다. 그동안 당연히 누려왔던 것들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그러한 맹목적인 요구는 갑작스럽기도 했고 유례없이 불친절한 시대의 흐름이기도 했다. 가까워지고 싶을 수록, 멀어져야 한다는 모순은 많은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렸고 사회 혼란을 가져왔다. 내가 멀어져야 다른 사람들이 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저버려서는 안될 중요한 가치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세상을 연결하다'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세상과 연결되어야 한다. 세상과 연결된다는 것은 곧 사람과 연결된다는 것이며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에게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마스크를 쓴 채로 연인과 키스를 하는 사람처럼, 우리는 상황이 어떤지에 상관없이 이어져야 한다. 이전까지의 섹션이 말해주듯, 과거를 담는 사진이 그렇듯, 사회의 이면을 담은 사진이 그렇듯, 연대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온 사진이 그렇듯, 우리는 함께여야하며 어떤 상황이 와도 이어져야 한다.

 

우린 인간(人間)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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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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