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달리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살바도르 달리전

예술계의 혁명을 일으킨 천재 화가
글 입력 2022.01.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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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살바도르 달리전 ver.2.jpg

 

 

상식을 깨부수는 천재 화가, 초현실주의의 거장, 20세기 최고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DDP에서 국내 최초 대규모 단독 회고전 <살바로드 달리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스페인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 7년여간의 공식 협업을 통해 기획된 전시다.

 

스페인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 '세계 3대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의 소장품 140여 점이 전시되었다. 그러니까 이번 전시는 미국과 스페인을 가야만 볼 수 있었던 달리의 작품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화 작품전이다.

 

최대 규모 원화전인 만큼 긴 동선을 자랑한다. 이 전시는 달리의 생애에 따른 작품세계를 10섹션으로 나누어 연대별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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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번뜩이는 눈이 입구에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사진 한 장 만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알 것 같았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단지 평범하지 않을 뿐이다."

 



살바도르 달리와 뮤즈 갈라



전시의 시작, 달리가 왜 어릴 적부터 유독 남다르게 행동했었는지 볼 수 있었다.

 

달리에게는 형이 있었는데 뇌수막염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자, 달리는 죽은 형의 이름이 붙여지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자기 자신이 아닌 형의 환생으로 살아야 했던 달리는 존재하지 않는 형과 비교되는 삶을 살았다. 달리는 형과 분리되기 위해 천재처럼 연기하고 유별난 행동을 하려 노력했다.

 

모든 예술가들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돠는 뮤즈가 있다. 달리에게는 평생 단 한 명의 뮤즈, 갈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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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는 초현실주의 화가였다. 일찍부터 달리의 예술적 잠재력과 천재성을 확인한 갈라는 달리를 존경과 믿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달리에게 갈라는 곧 일생에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되었다.

 

갈라는 달리 작품 속 모델이 되었으며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딜러가 되기도 했다. 갈라는 달리를 위해 헌신하고 지원을 했고 달리는 곧 세계적 유명 인사가 되었다. 유명인이 된 달리의 곁에서 갈라는 지쳐갈 수밖에 없었다. 달리는 갈라를 위해 푸볼 성을 선물하며 갈라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달리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직 갈라만을 사랑하고 바라보았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에는 갈라가 있었다. 수많은 갈라의 초상화를 그렸고 갈라를 모델로 한 작품을 그렸다. 그의 모든 작품에 '갈라 살바도르 달리'라고 서명까지 할 정도로 갈라는 달리의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나는 갈라를 아끼며 그녀를 빛나게 만들어 줄 것이고 가능한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며 나 자신보다 더 위할 것이다. 그녀가 없다면 모든 것은 끝일뿐이니.

 

- 살바도르 달리

 

 

 

초현실주의: 손으로 그린 꿈속의 사진들


당시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존재를 밝히며 정신분석학 이론을 발표한다. 의식은 마음 전체 중 빙산의 일각이며 수면 아래에 있는 많은 부분은 무의식과 전의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꿈은 억제된 욕구 충족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따라서 프로이트의 이론에 의하면 꿈과 환각 속에서는 완벽한 무의식의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하루에 2시간만 활동하고 22시간은 꿈속에서 보내겠다.
 
- 살바도르 달리
 
 
달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인정한 완벽한 광적인 스페인 사람이다.

무의식을 연구하고 꿈을 탐구한 꿈의 해석은 초현실주의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달리는 '꿈의 해석'을 인생 최고의 발견물이었다고 꼽는다. 프로이트는 초현실주의자들이 어릿광대라고 생각했지만, 달리만은 투명하고 열광적이고 실력 있고 뛰어난 화가였음을 말한다.
 
초현실주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받아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표출하는 예술사조이다.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은 초현실주의를 창시하였다.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인간 문명과 이성을 부정하는 다다이즘 정신을 이어받아 꿈, 공상, 무의식 등 비현실적인 세계를 탐구하고 이성에 지배에서 벗어난 상상력의 세계를 중요시하고 인간 정신의 해방을 목표로 했다.
 
꿈의 세계를 주로 탐닉했던 달리는 초현실주의 그룹에서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를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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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밤의 그림자 The Shades of Night Descending>, 1931
 

 

그림을 처음 마주했을 때 평온하고 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더 바라보고 있자 약간의 우울함과 스산한 감정도 느낄 수 있었다.

 
캔버스 하단에서부터 그림자가 올라오며 어둠을 삼키고 있다. 우울한 그림자로부터 위로 올라오면 고조되는 색채를 느낄 수 있다. 오른쪽 아래엔 유령같이 보이는 형체가 있다. 휘장을 치고 있는 것 같은 이 형상을 잘 들여다보면 컵과 여자의 구두가 비쳐 보인다. 당시 아내 갈라가 아픈 상태였는데, 그림 안에 가정적인 오브제를 그려 넣어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희망, 그리움. 혼돈스러운 감정이 작 녹아들어있는 그림이었다.
 
달리의 그림의 특징은 주로 꿈과 무의식을 나타내는데, 표현이 너무나 사실적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추상적인 세계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달리의 작품은 명확하고 뚜렷한 물체의 형태와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이 꿈속 몽상들이 현실보다 현실처럼 느껴졌다. 꿈과 현실의 혼란에서 오는 그 오묘한 느낌은 살바도르 달리에게서만 느낄 수 있었다.


달리는 비현실적인 세계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그림 속의 진실과 타당성에 대해 전혀 의심조차 들지 않게 한다.
 
- 제임스 트록소비
 
 
 
달리의 명성과 다양한 예술


달리의 명성은 세계로 뻗었고 상업적 행보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초현실주의는 바로 나 자체다."라고 자부하며 결국 초현실주의와 절연을 선언한다. 달리는 과학의 진보와 고전의 신비함을 융합하며 고유한 예술관을 구축해나갔다.
 
무대 소품을 디자인하고 연극 무대를 꾸미며 자신의 예술을 다양한 분야로 넓혀갔다. 달리는 문학작품의 삽화 작업에도 참여했다. 삽화 시리즈에서는 돈키호테, 셰익스피어 작품, 삼각모자 등을 그리며 작품의 예술관과 자신의 도전적인 성격이 잘 어우러진 재밌는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달리는 영화제작에도 참여했다. 루이스 부뉴엘과 <안달루시아의 개>를 공동제작하였다. 이 영화는 전시장에서 단편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민감한 내용이 나올 수 있다고 주의사항을 읽고 관람을 하였는데, 상상이상으로 기괴하고 과격하고 개연성은 찾아볼 수 없는 혼란의 작품이었다.

아방가르드는 예술의 경계에 서서 예술에 대한 기성적 정의를 파괴하고 새로운 예술을 개척하는 실험적인 예술이다. 이 영화는 아방가르드의 대표적인 영화로 제작 목적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영화로 당시의 위선적이고 지적인 아방가르드를 모두 무너뜨렸다.
 


체계적으로 혼란을 창조해야 더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해진다. 모순적인 모든 것들이 새로운 삶을 창조한다.

- 살바도르 달리

 

동선이 긴 전시인 만큼 많은 체력과 집중을 요했지만, 그만큼 많은 작품과 상세한 설명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달리의 그림은 '예술은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나의 예술 철학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해할 수 없고, 기괴했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달리의 행보와 그의 작품들은 신선한 자극과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

 

달리는 명성을 얻고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시도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또한 끊임없는 공부로 예술을 탐구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했다. 한 사람만을 평생 사랑하던 인간 달리의 모습은 얼마나 로맨틱하던지.

 

꿈과 현실을 허물어뜨리고 예술계에 혁명을 일으킨 살바도르 달리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DDP <살바도르 달리전>에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아트인사이트] 이소희 컬쳐리스트.jpg

 

 

[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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