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언럭키 스타듀밸리 - 그레이브야드 키퍼(GRAVEYARD KEEPER) [게임]

글 입력 2021.09.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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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럭키 스타듀밸리

무지성 게이머 2편 : 그레이브야드 키퍼

 

*스포일러 주의*

 


1. 트럭에 치인 내가 이세계에서는 묘지관리인?



어떤 장르의 미친 게임을 만났을 때의 감동을 아십니까? 어린 시절 우리 모두가 "심즈 같은 겜" , "포켓몬스터 같은 겜"과 같은 키워드를 네이버에 검색해보았을 겁니다.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은 집착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죠. 이 장면은 2x살이 넘어간 어느 때에도 이어집니다. 어느 날, 털이 부숭부숭난 손가락이 과자 부스러기가 굴러다니는 키보드 위에서 이렇게 굴렀습니다."스타듀밸리 같은 게임".


오늘 리뷰할 `그레이브야드 키퍼`는 그 과정에서 찾은 게임입니다. 당시 리뷰에는 `정말 스타듀밸리 같다`, `중세 묘지기의 삶을 놀랍도록 재현했다`라는 리뷰가 있었고, 바로 벅차오르는 감정에 정가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 시간이 45시간을 넘긴 지금에서야 그 말을 온전히 이해했습니다. 정말 그 말대로, 이 게임은 `중세 묘지기의 삶을 놀랍도록 재현한` `스타듀밸리 같은` 게임입니다. 참고로 이 문장을 읽을 때 `중세 묘지기의 삶을 놀랍도록 재현한` 부분에서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이야기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이 스타듀밸리와 비슷한 경험을 주는가? 아주 전체적인 틀-경영 시뮬레이션-자체는 비슷하므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스타듀밸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공간을 돌아다니고 개척한다는 점에 있죠. 던전에 들어가면서는 다른 장르의 게임을 하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게임도 다양한 던전과 농지, 탄광을 돌아다니면서 채집하고, 제작하는 경험을 줍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 경험 자체는 전혀 다릅니다. 우선 이 게임에서 우리는 어떤 제작과정의 집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템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장소와 적절한 곳에서 채집한 재료가 요구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짜증 나고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증을 어디까지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상상도 못 한 방식으로 재료를 다듬어 아이템을 제작합니다. 그 과정이 퍽 설득력 있는 것도 재미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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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 중 하나는 이 게임의 배경 스토리는 상당히 시니컬하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돈을 조금씩 모아 나의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다고요? 그것보단 지하실을 악마의 성소로 만들어보는 건 어때요? 달콤하고 쌉싸름한 연애를 즐기는 질펀한 바람둥이가 되길 원하신다고요? 이 게임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이 이미 있습니다. 산 사람보다 시체를 많이 만나는데 지금 연애가 문제에요? 맛있는 음식을 주민들과 함께 나눠 먹으며 친해지고 싶다고요? 그보다는 가난한데 인육을 고기로 포장해서 파는 건 어때요? 이건 꽤 독특한 경험이 됩니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친절하고 따뜻한, 적게 일하고 많이 얻는 귀농 생활을 기대하고 이 게임을 깔았다면-사실 그런 사람들은 이 게임의 소개 글에서 이미 걸렀겠지만-, 5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떄려치웠을 겁니다. 이 게임에서 당신은 30~40대 사이에 있는 편의점 직원입니다.

 

어느 날 트럭이 당신을 치어서 중세시대로 날아가게 되었죠. 무덤에서 파낸 게리라는 -머리만 둥둥 떠다니는-해골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복잡한 의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당신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화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다른 세계에 왔다는 이야기는 비밀에 부치도록 했죠. 이제 당신은 `전임자`의 뒤를 이어 묘지기 일을 하게 됩니다. 당신의 직업을 위해 가끔 말하는 당나귀가 시체를 가져다주죠.


여기까지 읽다 보면 이 게임이 온갖 자극적인 요소를 때다 박은 유쾌한 블랙코미디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반 정도는 맞습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에서 묘사되는 캐릭터 자체가 적당한 거리가 있으므로, 진지하게 다뤄지기보다는 크래프팅 과정 일부로 느껴지게 됩니다. 이 게임을 굳이 어떤 장르로 묶는다면, 묘지관리 시뮬레이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묘지관리보다는 요리, 교회 운영, 연금술, 농장, 상인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시체를 손질해서 얻은 지방으로 초를 만든다거나, 심장을 추출기에 넣어 연금술 용액을 만들거나 할 수도 있죠. 마녀 화형식에 인육으로 만든 간식을 팔 수도 있겠고요. 아, 그리고 돼지 피부뿐만 아니라 사람의 피부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아시나요? 이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게임에서 수행할 수 있으며, 그런 점에서 이 게임은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은 나무나 석재, 씨앗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재현한 생활감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시체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 사체가 재료의 뭉치로 보이게 된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의 호불호가 갈리는 점이 바로 이 집요하고 과한 노동에 있어요. 자, 그럼 짜증 날 정도로 매력적인 게임, `그레이브 야드 키퍼` 리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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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멋진 도트 그래픽, 적당한 거리감의 NPC



이 게임의 가장 멋진 점은 그래픽에 있습니다. 게임에는 척 보기에도 만만치 않은 양의 수백 개의 도트 그래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주인공은 기름을 태워 조명 삼아 들고 다니고, 마녀를 화형에 처하며, 음습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섬세한 그래픽은 그런 행동들이 분위기를 해치거나 과하게 느껴지지 않고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에서 드러나는 도트 디자인이야말로 최고의 모범사례라 해도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픽의 섬세함은 등장인물에서부터 두드러집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각 죄악을 의인화시킨 것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누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스네이크는 상처투성이에 부리부리한 눈빛을 하고, 전투원이나 도적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는 질투의 날에만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흑마술과 관계가 있습니다. 반면 상인은 통통한 인상에 화려한 옷을 두르고 있습니다. 그는 식탐의 날에만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은 중요 인물을 특정한 죄악으로 엮어 디자인하고 관련된 날에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이처럼 개성 있는 등장인물을 등장하지만, 막상 게임에서 주인공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 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입니다. 이들은 각 성격에 맞게 그러한 성격이고, 캐릭터들을 이해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직관적인 캐릭터 설계 자체가 이 게임이 `관계` 요소를 그다지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도 퀘스트의 진행 수준에 따라 호감도가 존재하긴 하지만, 게임의 경험에서 아주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후술하겠지만, 본 게임은 게임의 등장인물 자체에 애정을 느끼도록 디자인되기보다는, 크래프팅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스타듀밸리에서 캐릭터나 집안을 꾸밀 수 있도록 설계하고, 등장인물과 관계 진척에 강조점을 둔 것과 대조적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의 존재감이 옅은 것은 아닙니다. 플레이어는 이들의 퀘스트를 차례차례 해결함으로써 게임의 엔딩과 진상에 다다릅니다. 주인공과 아주 가까운 관계를 진척되지는 않지만, 퀘스트를 진행함에 따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스토리는 플레이어의 선택을 강조하기보다는, 여러 퀘스트가 하나의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이야기가 건조하게 전달되는 탓에 엔딩까지 이르는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은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많은 플레이어가 엔딩에서 허무함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술한 것처럼, 이 게임은 엔딩을 기대하면서 플레이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해 구구절절 비판하는 것은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끝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묘지관리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합니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과 비교해 퀘스트 완료 조건이 너무 높아 생활이 안정적으로 되는 일은 없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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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집요한 크래프팅



사실 NPC 디자인보다 놀라운 것은 재료와 아이템의 도트 그래픽입니다. 이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 크래프팅 요소입니다. 게임에서 강조하는 경험인 만큼 이 게임에는 약 사백 개 정도의 재료 및 아이템이 존재합니다. 몇백 개에 달하는 재료는 다시 아이템으로 이어지는데, 위에 제가 예시로 올려드린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것처럼, 각 재료와 완성된 아이템의 이미지 재현 도가 훌륭합니다.


섬세한 그래픽뿐만 아니라 제작하는 과정 자체도 흥미롭게 잘 설계했습니다. 각 재료의 수급 방법은 직관적이며, 무언가 `요리하는 과정`을 잘 재현했습니다. 적당한 피로감을 요구한다는 점이 이 게임을 좀 더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케이크 같은 경우, 최종적인 제작과정은 부엌에서 진행되지만 각 재료는 다른 곳에서 구해와야 합니다. 페스츄리는 축산업자에게 우유를 받아와 농사를 통해 얻은 밀을 이용해 부엌에서 반죽해야 하고, 꿀과 베리는 야생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모두 모아 오븐에서 장작을 때고 구우면 케이크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각 요리 재료의 품질에 따라 음식의 품질도 달라집니다.


재료와 상호작용하면서 나는 소리도 잘 구현해두었습니다. 포도를 짜는 소리, 씨앗을 심는 소리, 화로에 불을 올리는 소리, 나무를 판자로 만들기 위해 가는 소리가 다양한 상호작용 애니메이션과 함께 삽입되었습니다. 소소한 요소지만 이런 작은 디테일이 이 게임을 즐겁게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사실 이런 조합 과정 자체는 앞서 언급한 `스타듀밸리`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레이브야드 키퍼에서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게 설계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픽의 섬세함도 한몫하지만, 그보다는 요리 자체에서도 중간중간 과정이 개입된다는 디테일이 강점입니다. 예를 들어 페스츄리는 반드시 도마 위에서 반죽해야 하고, 오븐을 떼기 위해서는 장작을 패서 넣어야 합니다. 요리를 예시로 기술하기는 했지만, 이런 `지루한 과정`은 가공품을 만들 때도 적용됩니다. 따라서 어떤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재료에 대한 집요한 추적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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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공을 들인 부분이 크래프팅 과정인 만큼, 게임은 플레이어들에게 많은 힌트를 제공합니다. 탭을 눌러 들어갈 수 있는 스킬트리에는 각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수급처와 기술에 대해 자세히 쓰여 있습니다. 게임에서 요구하는 아이템들은 이렇게 조금씩 정보를 얻어 탐색하는 과정에서 금방 제작할 수 있습니다. 당장 재료에 커서를 가져가거나 연구를 진행하면 이 재료의 출처, 특성, 사용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은 다양한 방식으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튜토리얼을 적극적으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 관련 위키를 읽지 않는 한 엔딩을 보는 것은 어려운 수준입니다. 특정 스킬트리를 열기 위해서는 과한 노가다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연금술 파트나 신앙기도문을 제작하는 단계에 들어서면 더 심해집니다. 사실 저도 위키를 보게 된 계기가 다중기도문을 제작해야 할 때였습니다. 사실 위키가 없었더라면 이 게임을 마무리하는 것조차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정보 추적과정 자체가 정말 이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처럼 느껴져 흥미로운 부분도 있긴 합니다. 플레이 시간을 넉넉히 잡으면 충분히 매력으로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피로감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이 게임에서 재료로 삼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이라는 점도 크래프팅을 즐겁게 합니다. 일상에서는 할 수 없었던 해괴한 상상들을 이 게임에서는 실현할 수 있습니다. 누가 사람을 아주 실용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생각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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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너무 피로한 게임



연속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적절한 날에 적절한 NPC를 만나 퀘스트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이 게임은 아주 큰 한계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각 주에서만 상호작용할 수 있는 NPC들을 만나야 합니다. 우선 퀘스트와 관련한 첫 번째 문제는 이 게임의 맵이 지나치게 크고, NPC의 상호작용 날이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긴 거리를 걸어 다니기만 하고, 돈을 아무리 벌어도 타고다닐 말 하나 사지 못합니다. 호라드릭의 여관에서 순간이동석을 주긴 하지만, 쿨타임도 길어 자주 사용하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NPC들은 모여있지 않고 먼 장소에 있으며, 각 NPC의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는 다른 NPC들의 퀘스트를 먼저 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날 만난 NPC의 퀘스트를 깨기 위해 4번째날 NPC의 퀘스트를 깨야 하고, 깨더라도 각 NPC에게 결과를 보고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쓸데없이 해당 날을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들을 매우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아주 지루합니다.


두 번째, 퀘스트의 완료 조건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후반에 와인과 맥주 제작 트리까지 뚫어놓으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자금원 자체가 확보되긴 하지만, 귀족이 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돈과 묘지관리가 필요합니다. 이 게임에서 쉬는 타이밍이 없다는 비판은 너무 높은 퀘스트 조건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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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석재와 나무와 같은 재료를 옮기는 과정을 쓸 데 없이 고증을 잘했습니다. 당연히 상식적으로 통나무와 가장 큰 돌을 손질하는 곳까지 옮겨야 하고, 아무리 힘이 세도 하나씩밖에 옮기지 못하겠죠. 이 게임의 문제는 그것을 너무 잘 구현해서 피로감을 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후반에 이르면 좀비 주스를 이용해 노동 인력을 활용할 수 있지만, 그조차도 준비과정과 관리하는 과정에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한 채굴과 벌목 과정에 많은 플레이어가 나가떨어졌으리라 추측해봅니다.


넷째, 인벤토리가 적은 문제도 피로감에 한몫했습니다. 마비노기와 같은 게임처럼 길이까지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한정된 수만 들어간다는 점은 정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각 재료에 따라 한 칸을 차지하는 비율이 다르고, 어떤 재료는 많이 모으지도 않았는데 몇 칸을 차지합니다. 이런 게임 특성상 온갖 재료가 막 만들어지게 되는데 한번 인벤토리 관리를 한번 잘못하면 재고 정리가 손쓸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초기 재고 정리에 실패해 트렁크를 열 때마다 상당한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상술한 문제로 인해 게임의 플레이 시간 자체가 비약적으로 길어질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에서 상당한 피로감을 느낍니다. 아마 이 게임을 혹평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 게임의 크래프팅 요소에 매력을 느껴 오래 플레이한 사람이겠죠. 이처럼 이러한 요소는 게임이 `중세시대 생활`을 재현하기 위한 디테일이라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게임 설계 자체가 너무 플레이어를 피로하게 만듭니다. 이 게임을 아무에게나 추천할 수 없는 것도 이 게임이 너무 많은 노가다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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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게임 `그레이브야드 키퍼`는 각 장르적 특징을 훌륭하게 계승한 게임으로써,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크래프팅 요소를 디테일하게 재현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설계는 플레이어를 너무 피로하게 만들고, 지나친 노가다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게임 플레이를 지나치게 늘어지게 합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렇게 장문으로 이 게임을 리뷰하는 것은, 그것조차 이 게임 나름의 매력으로 느껴지는 면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고쳤으면 더 좋았겠지만, `중세시대 노가다`를 재현하려는 개발자의 집요함이 느껴지는 부분은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이승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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