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간이기에 - 쉰들러 리스트 [영화]

쉰들러 리스트 그 이후의 이야기
글 입력 2021.08.28 16:1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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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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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쉰들러는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할 당시 자신의 전 재산을 들여 유대인을 살리고자 노력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가 처음부터 유대인을 구하려 자신의 삶을 바쳤던 인물은 아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그는 1908년 체코슬로바키아 츠비타우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유럽 전역을 휩쓴 경제 위기로 인해 집안이 몰락해 실업자가 되고 나치당에 가입한다. SS 요원들에게 여자, 술, 담배 등을 뇌물로 바치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또한 사치를 일삼고 향락에 빠졌다.


쉰들러에게 독일의 폴란드 침공은 자신이 재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 즉시 고향을 떠나 폴란드 남부의 크라쿠프로 갔고, 친위대대원들에게 뇌물을 주며 암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아 게토 가까이에 있던 유대인 소유 공장을 인수한다.


그는 그 공장에서 유대인을 노예로 취급하며 돈을 얻으려고 한 사람이다. 인건비 한 푼 안 들이고 유대인의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유대인 회계사인 이작 슈텐의 도움을 받으며 사업을 더 확장하기도 했다. 애초에 그가 전쟁 중인 폴란드에 온 이유는 돈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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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매일 눈앞에서 벌어지는 유대인을 향한 독일군의 만행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쉰들러가 본격적으로 유대인을 구하려고 한 계기는 아몬 괴트의 괴행이었다. 아몬 괴트는 1942년 6월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부근에 세워진 푸아쇼프 집단 수용소의 소장이다. 그는 매일 아침 숙소의 발코니 밑에서 일하는 유대인을 총으로 쏘아 죽이며 고문한다.


살인의 동기는 늘 단순하다. 식탁에 차려진 수프가 아주 따뜻하지 않아서 또는 늦게 걸어서, 일하다가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 만약 수용소에서 한 명이 탈출하면 같은 방에 있는 사람을 모두 죽이는 등 온갖 명분으로 직접 쏘아 죽인 유대인이 500명이 넘는다. 직접 죽인 다음 그 시체를 자신의 애완견에게 먹이는 등 잔인하고 잔혹한 행동을 일삼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잔인한 그를 ‘크라코프의 살인자’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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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3월 13일, 아몬 괴트는 7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크라코프의 유대인 마을에서 대학살을 시작한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는 독일군에 의해 게토가 쑥대밭이 되는 장면이 자세히 나온다. 학살은 아침부터 시작되었다. 유대인은 독일군을 피해 온갖 기기묘묘한 장소에 몸을 숨기지만 독일군들은 유대인을 끝까지 찾아내 무자비하게 죽인다.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비명이 난무한다. 필사적으로 숨어있는 유대인을 샅샅이 찾아내 하나씩 죽인다. 쉰들러는 말을 타고 언덕에 올라왔다가 야만적인 살육의 현장을 보고 경악한다. 쉰들러는 필요에 의해 아몬 괴트와 가까이 지내지만, 그의 만행을 보고 현실을 직시한다. 마침내 그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찾는다. 바로 유대인을 강제 노동 수용소로부터 꺼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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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은 (구)노동수용소 장교에게 뇌물을 주고 그들을 독일군 점령지인 크라코우로부터 탈출 시켜 쉰들러의 고향으로 옮기는 것이다. 쉰들러는 스턴과 함께 자신이 구할 유대인 명단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쉰들러 리스트’이다. 모든 계획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마침내 1,100명의 유대인을 구하게 된다.


1945년 전쟁이 끝나고, 유대인은 자유의 몸이 된다. 반면에 나치당원인 쉰들러는 이제 연합군에게 체포당할지 모르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유대인과 이별하기 전, 그는 더 많은 유대인을 살려내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 그러자 이작 슈텐은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곧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라며 그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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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보단 이타심


 

오스카 쉰들러는 성인도, 지식인도, 위대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전쟁으로 한탕 벌어보려고 했었던 부패한 상인이자, 속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전 재산을 사용해 1,100여 명의 유대인을 구하고, 패전 후 도망치기 전에 자신들이 구했던 사람들 앞에서 ‘이 금배지로 두 명을 더 구할 수 있었는데…이 차로 열 명을 더 구할 수 있었는데…!’라고 울부짖는다. 그는 변했다. 아니, 그는 인간다웠다.


오스카 쉰들러는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인간이 가진 최고의 무기로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준 인물이다. 분명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든 업적이 완벽한 사람 또한 아니다. 그는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야 할 행동을 취한 것이다.


쉰들러가 한 행동은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는 기억되어야 한다. 그는 인간을 구하기 위해서는 종교적 믿음이나 엄격한 도덕적 잣대, 혹은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이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즉 이타적 본능이다.


이 마음은 나와 타인을 공감하게 해주고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과도 같이 생각할 수 있는 본능이다. 쉰들러는 태초부터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하긴 어렵다. 그러지만 그의 내면에는 이타성이 존재했다. 이타적인 마음이 이기적인 마음을 이긴 것이다.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기적인 사람일 수도 있고, 다양한 상황과 조건 속에서 이기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세상이 이기심으로 가득 차기보단 조금이라도 이타심이 이기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각기 다른 성향, 상황, 조건이 이타심으로 둘러싸여 조금은 둥근 세상 말이다.


쉰들러의 행동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많은 돈을 벌어서 편하게 후생을 살 수 있었지만, 쉰들러는 그런 삶을 살아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모은 돈으로 유대인을 살리는데 전 재산을 들였다. 이런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가 대단한 것이다. 끝으로 이스라엘에 묻힌 오스카 쉰들러의 묘비에 적힌 어구를 보며 글을 마친다.


 
오스카 쉰들러는 매우 흔한 기회주의자요 부패한 사업가였다. 그러나 거대한 악이 세상을 점령하는 것처럼 보일 때 그 악에 대항해서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은 귀족도 지식인도 종교인도 아닌 부패한 기회주의자 오스카 쉰들러였다. 그의 영혼에 안식과 축복이 있기를.
 


[나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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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Riel
    • 영화 마지막에 실제 살아남은 사람들이 묘비에 찾아오는 긴 행렬이 참 인상깊죠..
    •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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