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팝아트의 제왕, 앤디워홀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 [전시]

글 입력 2021.04.2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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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Warhol



사진2_게티이미지코리아.jpg

 

 

앤디 워홀, ‘팝아트의 제왕’ 그 이외에도 수많은 수식어로부터 그의 인기와 명성을 알 수 있다. 대중이 사랑하는 시대의 아이콘이자 상업 미술의 대가. 그의 대표작 마릴린 먼로가 그려진 티셔츠는 지금도 언제든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연이어 개최되었던 앤디 워홀 작품전이 이번에는 국내에 상륙했다. 앤디 워홀을 대표하는 마릴린 먼로, 꽃 등 중요 작품은 물론이고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드로잉 작품을 포함하여 153점을 공개한다. 앤디 워홀이 생전에 제작한 작품이 90% 이상이며 그의 개인 소장품도 전시되어있다.

 

<앤디 워홀 : 비기닝 서울(BEGINNING SEOUL)>은 21년 2월 26일부터 6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새로 개장한 더 현대 서울 백화점이 개장됨과 동시에 주최되어 더욱 화제가 됐다. 더 현대 서울의 6층 ALT.1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EXO 카이가 오디오 도슨트로 총 26편의 녹음에 참여했다고 한다. 1관과 2관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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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총 6섹션으로 나뉜다. 그가 사랑했던 어머니와 여러 아티스트들의 초상이 있는 [SECTION 1. FAME: MY LOVE, MY IDOL], 상업 회화의 시작 [SECTION 2. ICON: NOW? NOW!], 소외된 자들 또한 예술에 담아낸 [SECTION 3. UNKNOWN&ORDINARY PEOPLE: 타인의 초상], 정치와 자연에 이르기까지. [SECTION 4. PASSION: WHERE WE LIVE IN],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개인 소장품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SECTION 5. MUSIC: PORTRAITS OF ROCK], 앤디 워홀, 그의 이야기[SECTION 6. GAZE: DRAWING&INTERVIEW]로 구성 되어 있다. 그의 생전 작업실이었던 ‘실버 팩토리(Silver Factory)’를 재현한 공간도 체험해보며 그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SECTION 1. FAME: MY LOVE, MY IDOL]

[SECTION 2. ICON: NOW?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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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시공간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마를린 먼로 그림이 두 눈을 사로잡는다. 20세기의 모나리자로 불리던 마를린 먼로, 그녀는 앤디워홀의 캔버스에 등장하기 전부터 화려한 인기를 누렸다. 이 시기의 워홀은 그녀를 실크 스크린 작품의 모델로 활용하여 마를린 먼로에게 찬사를 보내는 한편, 자신의 작품도 화젯거리로 만들었다. 사실 그는 그녀의 생존부터 그녀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죽음 이후, 스타성과 아름다움, 죽음이라는 요소를 결합시켜 그녀의 영화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실크 스크린을 제작한다.

 

실크 스크린이란 나무나 금속으로 테두리를 한, 비단이나 나일론 따위의 발이 고운 천으로 잉크를 정착시키는 인쇄법이다. 찍어내는 작업이기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법이다. 그는 주제의 독창성이 아닌 대량 생산을 강조하며 상업적인 대상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Everything repeats Itself. It's amazing that everyone thinks everything is new, but it's all repeat.

모든 것은 스스로를 반복한다. 모든 것은 반복일 뿐인데 사람들이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놀랍다.

 

 

앤디워홀은 남긴 이 말은 우리에게 원본과 복제, 그리고 그가 원했던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그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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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캠벨 수프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에서는 빈부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겨 먹었던 음식이 있었다. 캠벨 수프를 비롯하여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등이 그에 속했다. 그는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프 캔을 작품화하여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만들었다.

 

캠벨 수프는 그가 어머니와 즐겨 먹던 음식이었지만, 작품에는 어떠한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의 성공을 향한 끝없는 갈망과 소비 지상주의는 논란을 빚었다. 그는 논란 속에서 자신이 개입하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자 하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그의 제작 의도에 대한 의심들을 지웠다.

 

 

 

[SECTION 3. UNKNOWN&ORDINARY PEOPLE: 타인의 초상]

[SECTION 4. PASSION: WHERE WE LIVE IN]



 

Making money is art and working is art and good business is the best art of all.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훌륭한 사업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예술이다.

 

 

그는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예술이라는 말을 남기며 예술의 상업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부와 명예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유명인들의 초상뿐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배제되고 억압된, 무명인들의 초상을 그려낸다. 앤디 워홀의 작품 속 주인공이 되는 것은 당시 대중에게 우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의 모델이 되며 목소리가 없던 사람들은 목소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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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이용하여 순간을 포착하고, 그 사진을 통해서 초상화 작업을 한다. 60장 가까이 찍은 사진 중 4개의 사진을 선택하고 각색하여 인물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폴라로이드는 그의 연필이고 펜이었고 기록의 수단이었다.

 

그가 작업한 무명인의 초상화 중 동성애자 및 의상 도착자인 드래그 퀸(Drag qeen)이 있다. 앤디워홀은 소외되고 배제되고 있는 자들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드래그 퀸을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킴으로써 그들의 고독과 화려함을 융합해 새로운 아이콘으로 변신시켰다.

   

 

In the future, Everyone will be famous for fifteen minutes.

미래에는 모두 15분간 유명해질 것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브랜딩하는 현시대에 앤디워홀이 살고 있었다면 그는 분명 유튜브 골드 버튼, 인스타그램 셀럽 등의 유명인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오브제에 복제품을 통해 지위를 부여하기도 하며, 이 말과 함께 미래를 예견했던 앤디워홀. 자기 자신을 사업가로 칭했던 그의 통찰력은 가히 시대를 앞서갔다고 볼 수 있겠다.

 

 

 

[SECTION 5. MUSIC: PORTRAITS OF ROCK]

[SECTION 6. GAZE: DRAWING&INTERVIEW]


 

그는 음악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나는 그가 앨범 재킷 제작을 한 <더 벨벳 언더그라운드 앤드 니코>의 음악을 들으면서 갔다. 전시장에는 이것이 입체적인 조형물로 전시 되어 있다. 그가 바나나 옆에 쓴 글로 인하여 외설적이라며 오래도록 회자 되었다.

 

그는 실제 음반 작업에도 참여하고 유명인들의 인터뷰를 담은 잡지를 창간하기도 하며 외부 아티스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예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를 강조했던 그가 어쩌면 짐짓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보여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솔직하게, 사회를 이루는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는 따뜻한 예술가였고 사업가였다. 앤디워홀에게 예술은 친구이고, 행복이었다.

 

그가 즐겨 듣던 음악은 후에 굿즈 샵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중성과 소비성에 초점을 맞춘 그의 작품들이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자꾸만 손이 갔다. 자칫하면 현혹당해 모든 종류의 상품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

 

다만 전시를 보면서 아쉬움도 존재했다. 순서대로 봐야 하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따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장내가 조금 혼잡했다. 도슨트 해설 또한 3시면 마감하는 것이 조금 아쉬웠는데, 그래도 오디오 도슨트에 김찬용 전문 도슨트의 해설도 추가되었으니 그것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감상을 끝내고 나왔을 때, 무엇보다도 머리를 가득 채운 것은 더 현대 서울과 이 전시가 아주 잘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무한 복제, 대중성, 소비성. 이 모든 키워드와 어우러질 수 있는 전시는 앤디워홀 전이 가장 적합했을 것이다. 무언가가 끊임없이 다량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상업적인 공간의 오픈과 함께한 전시. 그 어울림과, 그의 일대기와 함께한 작품들은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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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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