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수한 빛을 담은 전시 - 2021 딜라이트 서울

관객 체험을 극대화한 미디어 전시
글 입력 2021.02.2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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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yth_01.jpg

 

 

실감형 미디어 아트 전시 <2021 딜라이트 서울(2021 Delight Seoul)>은 서울의 다이내믹한 변화를 주제로 삼았다.

 

한국인의 소울을 응집한 한글과 우리의 일상이 가진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거리, 은유 등 총 11개 테마로 구성하여, 이전까지 우리에겐 익숙한 공간이었던 ‘서울’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재구성한 한국의 미디어 전시이다.

 

딜라이트 서울 전시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서울의 문화와 일상이 담긴 이미지들을 여러 가지 미디어를 활용해 공감각적으로 재구성했다.

 

*

 

딜라이트 서울을 실제로 경험하기 이전, 위 소개 글을 보았을 때는 순수예술로서의 성격이 강한 현대미술적인 미디어 전시가 아닐까 막연히 생각했었으나, 실제로 마주한 딜라이트 서울은 예상했던 바와는 다른, ‘힙’함이 물씬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전시회에 들어가기 이전에 생년월일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바코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전시 공간에서 이 바코드를 통해서 인터렉티브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 테마 2번째 공간인 The Myth / 12지신의 숲 테마에서 이 바코드를 사용할 수 있다.

 

바코드를 찍으면 자신에게 해당하는 지신이 웅장한 음악과 함께 LED 화면을 가득 채우며 등장하는 방식이었다. 낮고 커다란 효과음의 진지한 음악과는 달리 화면에 뜬 12지신은 봉제 인형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모습이었는데, 그 조화가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전통을 새롭게 재구성하다


 

Welcome to Delight_01_small.jpg

 

 

3번째 테마는 ‘Welcome to Delight / 환영’으로, 수많은 청사초롱이 한데 모여 순간마다 다른 형형색색의 빛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전통적인 청사초롱이 푸른 비단에 붉은 천으로 만들어졌다면, 이 전시에서는 휜색 천으로만 만든 청사초롱에 전구를 넣어 발광체의 색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설계가 되었다.

 

천장과 관객이 걷는 길 이외의 모든 곳이 거울로 덮어서 있었기 때문에 청사초롱이 무한히 반복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다. 여러개의 빛이 천장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모습이 환상적이었던 만큼 많은 사람이 청사초롱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었다.

 

 

Welcome to Delight_02.jpg

 

 

여러 개의 테마를 보면서 느낀 점은, 테마의 가짓수가 11가지나 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테마별로 설정된 공간이 매우 넓다는 것이었다. 넓은 공간의 벽을 미디어 아트로 가득 채워서 전달되는 인상이 극대화되면서 빛이 가져다주는 효과가 배가 되었던 것 같다.

 

테마별로 다양한 모습을 담고자 한 것은 흥미로웠지만, 그 테마의 경계가 너무나 명료하게 끊어져서 나뉜 것은 조금 아쉬웠다. 각각의 테마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었다면 관객이 더 자연스럽게 다른 공간으로 흘러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선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익숙한 서울을 다시 만나다



Dynamic Seoul_02.jpg

 

 

4번째 테마인 Dynamic Seoul은 한낮의 선명함에 드러나는 서울의 분주함을 표현한 공간이었는데, 빛나는 네온사인을 연상시키는 글씨와 도시의 간판 이미지가 무수히 겹쳐진 작품이었다.

 

익숙한 공간인 서울의 모습을 색다르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전시의 기획 의도였겠지만, 빛나는 형식에 주목하였기 때문인지 색다르게 와닿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익숙한 모습들이 꼴라주 형식으로 쌓아졌기에 다시 한번 익숙함을 실감하는 것에 가까웠다.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색다르게 과감한 시도를 했었으면 더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테마였다.

 

 

 

서울의 미래를 그리다



마지막 11번째 테마(‘For Our Future / 우리 그리고 미래’)는 디자인실버피쉬와 박보나 작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으로, 수많은 내일을 만들어 나갈 미래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화면 속의 어린이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놀이 기술을 연습하며 좌절하기도 하고, 다시 시도하며 성공하는 열정이 담긴 영상이었다. 이전까지 나왔던 열 가지의 테마와는 형식이 상당히 다른 파트였기에 의외였던 테마였다.

 

전시장을 나가기 전에는 포스트잇에 원하는 문구를 써서 관객이 벽에 붙일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가 있었는데, 벽 3면이 이미 가득 차 있어서 기존 포스트잇 위에 새롭게 덧붙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관객 참여를 이끌어낸 것에 있어서는 ‘딜라이트 서울’ 전시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그 방식에 있어서 작품보다 관객의 경험과 기록에 초점이 맞춰져서 ‘작품’ 자체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희미해져버린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작품의 심오한 의미를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거나,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길 원하는 사람들에겐 ‘딜라이트 서울’이 낯설게 다가올 순 있겠으나, 자신의 경험에 집중하여 유쾌하고 신나는 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전시가 되리라 생각한다.

 

<2021 딜라이트 서울(2021 Delight Seoul)>은 6월 30일까지 인사 센트럴뮤지엄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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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딜라이트 서울
- 2021 Delight Seoul -


일자 : 2020.12.18 ~ 2021.06.30

시간
10:00 ~ 20:00
(입장마감 19:00)

*
휴관일 없음

장소
안녕인사동 B1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 18,000원
청소년 15,000원
어린이 12,000원
 
주최/기획
㈜디자인실버피쉬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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