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지금은 책을 읽을 시간 - 탐독가들 [도서]

글 입력 2021.01.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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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쁜 와중에는 일을 해야 한다는 핑계를 둘러대며 제대로 책을 읽지 못해도 눈감고 넘어갔지만, 최근 내가 해야 할 일들이 거의 없기에 책 읽을 시간이 충분해졌다. 요즘 들어 조금씩 조금씩 책 읽는 시간을 늘려가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탐독가들>은 책 읽기에 대한 조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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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탐독가들의 독서 리더십


 

이 책은 독서를 통해 지식과 삶을 일치시키고 삶을 이어나간 고전 탐독가 10명의 리더십을 이야기한다. 말 그대로 책을 사랑한 사람에 대한 책 읽기를 담은 책이다.

 

책 미치광이 이덕무, 다독왕 김득신, 성호 이익, 세종대왕, 정조 등 양반과 실학자의 책 읽기부터 왕의 책 읽기까지 골고루 우리 조상들의 책에 대한 기록을 읽기 쉽게 풀어냈다. 이를 토대로 제2부에서는 박지원과 정조와 양응수의 독서론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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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대하는 태도와 책에 대한 기억을 남기는 방식까지 색다른 그들의 독서 리더십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그들이 힘든 현실의 상황에서 책 읽기를 그만두지 않고 성실히 해냈다는 점이 유독 눈에 띄었다. 어떤 핑계도 없이 책 읽는 것을 자신의 소명처럼 여길 정도로, 묵묵히 열심히 앉아서 책을 읽었다. 그들의 열정과 태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이 책을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홍길주의 대인춘풍의 리더십


 

제 1부 10명의 탐독가 이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홍길주였다. 그는 풍산 홍씨 집안에서 원체적으로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났다. 형과 동생도 사회적으로 출세한 자리에 있는 소위 성공한 집안의 안락한 세상이 보장된 집안이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이 추구하는 성공의 길을 가지 않았다. 과거시험에 포기하기도 하며 평생을 독서와 글쓰기에 전념하며 살았다.

  

 

인간은 배우면 배울수록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깨닫고 겸손해진다. 항해는 더 많이 배우려고 욕심을 부렸으며, 배울수록 더욱더 너른 마음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갔다.

 

p.73

 

   

그는 앎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많아 나이가 쉰 살이 넘어서도 탐구를 계속해 나갔다고 한다. 그 배움의 지속과 진실된 태도를 닮고 싶다. 어릴 때, 할머니께서 배움에 끝이 없다고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으로 명확한 목표 없이도, 이유 없이도 배움을 멈추지 않았고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약간은 공부와 배움의 목적, 목표가 없는 것 같아 망설일 때도 있었고 지금도 방황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도 홍길주의 행함처럼, 할머니의 말씀처럼 계속해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 배움에 대한 성취감을 스스로 느끼는 것도 좋고, 언젠가 이 배움이 나의 태도가 되어 빛 발할 때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 홍길주의 이야기가 특별했던 건 앎에 대한 열망뿐만 아니라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세상을 흑백논리로 가려 선과 악을 나누고자 하지만, 그는 이를 다르게 보자고 말했다. 악의 스승 됨이 선보다 절실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모든 존재를 배움의 대상으로 삼았다.

 

홍길주를 통해 어느 상황이든 선과 악을 따지고 평가하기 바쁜 사회에서, 이를 떠나서 배울 점을 찾는 태도가 필요함을 느낀다. 

 

 

 

실학자의 독서론


 

연암 박지원의 독서론을 전하는 제2부에 있는 실학자의 독서론에서는 현실과 맞닿아있는 독서를 대하는 태도를 말한다. 글을 읽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박지원은 삶의 현장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제 좋은 책 읽기는 활자화된 책을 읽는 행위가 아니라 눈앞의 사물과 현실을 꼼꼼하게 살피는 일이 된다. 좋은 독서는 사물 읽기이고 현실 읽기이다.

 

p.147

 

 

책읽기를 밥 먹듯이 한 탐독가를 다룬 책에서 이러한 독서론이 나와서 조금은 놀랐고 내가 너무 물질적인 '책'에만 치중하여 이 책의 이야기를 대하고 있음을 느꼈다. 책이 넓은 세상을 담은 압축판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눈앞에 있는 현실과 세상 이야기를 꼼꼼하게 살핀다면 책에서 활자를 통해 만나는 이야기에서보다 더 많은 깨달음과 감정을 얻을 수 있다.

 

당연한 말인 것 같으면서도, 나의 뇌리에 박혔고 글의 의미를 지금 우리 사회로 확장하여 새로운 의미의 독서 개념을 만든 박지원의 독서론을 본받고 싶었다. 현실에서의 도전을 꺼리는 나에게는 더욱 필요하고 절실한 독서론인 것 같다.

 

 

 

고전의 독서론이 갖는 의미


 

 

무조건 많이 읽기보다는 깊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를 읽더라도 제대로 알아라.

 

p.205

 

 

책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하루에도 신간 도서 칸에는 계속해서 책들이 추가되고 베스트셀러는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언젠가는 자기계발서가 유행했고, 위안을 전하는 힐링서가 엄청나게 나오는 등 책에서도 트렌드가 존재한다. 그 사이에서 나의 취향도 많이 바뀌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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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는 자극받기 위해 '성공한' 사람들의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을 좋아했고 그들을 동경하며 무작정 따라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종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와는 맞지 않는 성공의 기준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들의 삶과 습관이 꼭 정답인 것처럼 다가와 자꾸 이에 동조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들을 따라 책을 무작정 많이 읽기 위해 노력했었고, 따라 하기 실패하면 그 때문에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취향을 찾아 깊게 온전한 집중력으로 읽는 것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탐독가들의 경험을 얻었고 고전의 독서론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방식대로 나만의 독서론을 새롭게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것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는 중요하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고 나만의 독서론을 꾸준히 실행해나가야겠다. 탐독가들도 후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러한 태도를 지니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감히 짐작해본다. 

 

 

  

책을 우리 세상에 펼쳐내는 법


 

평소, 책을 읽고 공연을 보며 얻는 깨달음들을 현실에 적용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에 마주하면 나는 어릴 때의 어리숙한 나로 돌아간다.

 

부조리한 상황에는 이성적 판단보다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이 몰려오고, 실수하면 나 때문에 실패했다는 자괴감에 힘들어하면서 나는 아직도 성숙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책에서의 깨달음을 현실에 펼치는 것만큼 나에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조언을 건네주었다. 고전 탐독가들을 다루며 그들이 어떻게 책을 읽으며 세상을 대하고 앞으로 나갔는지 친절하게 이야기해준다. 나도 지금 하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넓은 관점에서 책을 읽어나가고 있고, 이러한 모습들이 모여 나만의 독서 방법과 태도가 생긴다는 것을 믿기로 했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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