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달리기, 일기 [사람]

달리기 초보자의 기록
글 입력 2020.12.0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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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리기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첫날이 시작되었다. 무리하지 않고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며 30분을 운동했다.

 

건강한 내 몸을 운동을 통해 만들고 싶은게 첫 번째. 여행하면서 조깅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건강미에 반했던게 두 번째. '아워바디'라는 영화가 세번째 계기가 되었다.

 

사실 몇번 시도했다가 포기한적이 많았는데 매일 밖으로 나가는게 이번 달리기의 목표다.

 

그럼 3키로도 쉬지않고 뛸 수 있겠지.

 

 

#2

네번정도 달렸다. 시간은 2-3분정도. 힘들었다. 발목도 아프고 집에와서 씻고나면 얼굴에 열이나는 이유가 궁금하다. 어플에서 목표를 설정했다가 그냥 내가 달리는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바꿨다. 매일 매일 달라지는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랄까.

 

 

#3

오늘부로 3일째. 45분 운동에서 3번을 달렸다. 다른점은 없지만 숨이 덜 차서 신기했다. 고작 3일차인데!

 

하지만 다리가 너무 아파서 잘 못뛰었다. 고작 3일차인데.

 

 

#4

운동을 하루 건너뛰었다. 다리 통증이 정상인줄 알고 3일을 계속 강행했는데 알고보니 초보자는 아프면 쉬어줘야한다고 해서. 통증이 심하면 병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하루 쉬었다고 오늘은 통증이 덜하다.

 

마찬가지로 충분히 걷고 뛰었다. 무려 5분 30초를 뛰었다!! 1km이지만 지금은 기록보다는 얼마만큼 뛰었는지,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오늘 뛴 시간이 매우 뿌듯하다. 더 놀라운건 허벅지의 통증이 사라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으로 변했다. 이게 4일차의 달리기 효과라니. 신기하다.

 

 

#5

오늘은 어제보다 짧게 2번을 뛰었다. 숨이차면 멈주치않고 깊게 쉬며 할 수 있는한 최대로 뛰었다. 천천히 호흡하다보니 숨이차도 계속 뛸 수 있게 되었고 비록 5분 30초동안 뛰지는 못했지만 점점 달리기의 '맛'을 느끼는 기분이다.


 

#잡담

10km마라톤을 쉬지않고 가볍게 뛰는 상상을 한다.

 

마라톤은 누구나 참여하고 비록 모든 거리를 다 뛰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10km 내내 뛴다는 것은 나의 목표이자 로망이다. 땀흘리며 계속 뛰는 것. 숨이차도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것. 이게 내가 달리기를 연습하는 목표이자 목적이 되고있다.


 

#6

5km, 1시간.

 

달린 시간은 합해서 10분정도다. 이전까지는 3km정도 걷고, 달렸는데 오늘은 꽤 오랜 시간을 걷고 달렸다. 배부른게 컸다. 저녁에 배부르게 밥 먹고, 또 야식까지 먹었다. 처음 30분은 배불러서 뛰지는 못하고 계속 걸었다. 4분 30초, 2분 30초, 2분 30초. 이렇게 세번을 달렸다.

 

몸이 무거우면 달리는데 숨이 훨씬 많이 차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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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제는 귀찮아서 운동을 안했다.

 

무조건 '매일, 꾸준히'라는 강박감이 있어서 오래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천천히, 나의 흐름대로 찾아가려 한다. 하루쯤 쉬는건 괜찮다고, 그러나 게을러지지는 말자고 말이다.

 

오늘은 6분 30초를 달렸다. 한번에 뛰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걸 보니 뿌듯하다. 운동기록은 어플을 이용한다. 시간과 페이스, 거리와 동선을 알려줘서 하루의 기록을 계속 남길 수 있다.

 

 

#8

4.59km

6m30s, 2m30s, 2m, 2m

 

오늘은 운동에 나가기 무척 귀찮았다. 마침 어제 비가와서 날도 춥고... 힘들게 밖을 나섰다. 운동은 밖으로 나가는 순간이 제일 어려운것 같다. 옷을 입고, 집밖을 나가는 순간 반은 성공한것 같다.


 

#9

달릴때는 노래 한곡을 기준으로 목표를 잡곤 한다. '이곡이 끝날때 까지만 뛰어보자'라는 식으로 말이다. 또는 거리를 미리 내다보기도 한다. 매번 걷는 길이 비슷한 곳인데, 집 앞에 바로 천변이 있는 산책로가 있다. 여러 갈래의 길로 가 보았지만 가장 맘에 드는 길은 하나였다.

 

반환점까지 총 3개의 다리를 지나는데, 처음에는 다리와 다리 사이를 뛰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초보자인 나에게는 너무 멀었고 저 멀리 보이니, 괜히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바로 앞을 목표로 잡는다. 운동기구가 있는 곳까지, 징검다리가 있는 곳까지, 앞 사람을 지나칠때 까지 등. 이렇게 적은 거리를 내다보면 금방 다가간다. 이런 목표를 자주 생각하고 뛰면 더 많은 거리를 뛰게 된다.

 

오늘은 최고기록 11분 30초! 언젠가 10분을 넘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그 날이 왔다. 음악이 3곡정도 지나가니 뛰면서도 정말 뿌듯했다. 사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오랜 시간 뛰어도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연습을 하고싶었다. 계속 뛰어도 편안해 보이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런데 10분을 넘겨보니, 고작 그정도라고 할 수 있지만, 숨은 무조건 찰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숨이 차는 것보다 중요한건 내 의지라는걸 느꼈다. 물론 꾸준함이 계속되면 언젠가 달리기가 자연스러워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목표를 잡고, 저만큼만, 저만큼만, 이곡이 끝날때 까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내 의지를 다잡으니 10분이 넘어있었다. 뛰고 나서도 숨이 차는건 2분을 뛰었을때와 똑같았다. 오히려 계속 뛰는 기분이 어딘가 상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두 번째 잡담

음악은 운동할 때 빠질 수 없다. 평소는 좋아하는 앨범을 듣는데 이 시간 만큼은 '시티팝'이 잘 어울린다. 시간도 늦은 밤이고, 요즘같은 날씨에도 잘 어울리는 분위기다. 지칠때 힘이 되어주는 역할도 하고, 어느순간 리듬에 맞춰 걷거나 뛰고 있기도 하다.

 

오늘은 갑자기 오마이걸의 '비밀정원'이 떠올랐다. 우연히 지나쳐갔는데 갑자기 왜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가사가 너무 예뻤다. 상승하는 멜로디와 분위기도 좋았다.


아직은 별거 아니지만, 곧 만나게 될걸

놀라운게 아직은 안보이지만, 기다리면 알게 될거야


몽글몽글한 기분이었다. 뭔가 소중하게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어떤 음악을 들을까 고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운동을 하면서 잘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개운함을 느낀다. 지금 나에게 속도는 무리지만, 멋진 자세와 시원시원한 보폭으로 달리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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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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