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 여기, 당신과 움직이는 미술관 [시각예술]

글 입력 2020.11.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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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전 세계 관람객들을 위해 미술관들은 온라인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집에서 핸드폰이나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전시의 VR 투어를 할 수도 있고 가이드 투어를 들을 수도 있다. 집 안에서 경험 가능한 것들이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수년 전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들처럼 미리 예상 가능한 것들이었지만 코로나19가 그 모든 것들의 도래를 일찍이 앞당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미술관의 이러한 변화는 최근 1년 안에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이 아니다. 온라인으로 예술작품을 즐긴다는 개념은 꽤나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준비되던 것이었다. 유럽 뮤지엄 네트워크인 NEMO(Network of European Museum Oraganization)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뮤지엄들은 온라인 전시나 가상 현실 투어, 유튜브 프로그램 등을 이전보다 늘리거나 새롭게 시작했다는 답변보다는 이전과 같다는 응답을 훨씬 많이 보였다.

 

즉 작품들이 온라인 콘텐츠로 관람객들을 만나게 된 건 이전부터 시작된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혀 새로운 관람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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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참여한 Create Your Own Masterpiece

 

 

대표적인 것이 구글 아트 앤 컬쳐(구글 아트 프로젝트)이다. 2011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당시 세계 주요 미술관들과 협업하여 온라인으로도 미술작품들을 실제와 가깝게, 혹은 실제보다 더 잘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었다. 작품을 실물에 최대한 가깝게 높은 해상도로 촬영하고, 실제로 관람객이 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세심하게 보여준다.

 

물론 아무리 좋은 기술로 작품을 완벽하게 촬영한다고 하여도 원본을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을 주는 것은 어렵다. 원본을 직접 가서 감상할 때의 감동과 아우라까지 온라인에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 아트 앤 컬쳐는 핸드폰이나 컴퓨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감상의 경계를 없앴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다.

 

현재 구글 아트 앤 컬쳐는 보다 다양한 감상 경험들을 제공하고 있다. 머신러닝, 메타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들을 사용해서 관람자들과 상호작용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든다. 예를 들면 나의 얼굴을 찍으면 자신과 가장 비슷한 작품 속 인물을 찾아주는 ART SELFIE나 명화에 새롭게 색을 칠해 나만의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는 컬러링 서비스 같은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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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ments with Google 홈페이지 캡쳐

 

 

Experiments with Google에 들어가면 이와 비슷한 보다 많은 실험들을 경험할 수 있다. X Degrees of Separation은 두 가지 미술작품을 선택하면 작품들의 특징을 분석해 해당 작품들과 유사성을 가진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회화와 조각, 공예와 사진. 어떤 경계에 있는 작품들이든 상관없다. 알고리즘을 통해 생각지 못했던 유사한 작품들이 추천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제공하는 방식은 확실히 이전의 전통적인 미술관의 관람 경험들이 주는 것과는 다르다.

 


 

여러 예술 분야의 다각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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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NT Live 홈페이지

 

 

이러한 변화가 미술관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NT LIVE의 경우 이전부터 라이브 공연을 촬영해 공연의 영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공연을 보러 오기 어려운 지역에 가서 상영을 하는 방식으로 관람의 경계와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연히 코로나19로 전 세계 공연들이 사실상 관객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작업들이 주목받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은 본 공연의 현장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고화질 카메라 기술과 전문 촬영 연출자를 두어 수준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갔다. 즉 단순히 공연 현장을 녹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을 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담은 독자적인 콘텐츠로 발전시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전부터 유사한 목적으로 예술의전당과 국립중앙도서관의 업무협약 아래 SAC ON SCREEN이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의 문화예술 현장에서 오늘날 닥쳐올 어려움을 미리 예견한 것은 아닐 것이다. 조금은 다른 목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들이 현재의 상황과 만나 새로운 경험의 형태들을 창조하고 있다.

 

 

 

대체재를 넘어서


 

코로나19가 불을 댕긴 변화는 이제 하나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문화 예술 관람의 경계를 흐리고 정형화된 방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앞으로의 기술 발전이 문화 예술에 가져올 변화는 이렇듯 오프라인 경험의 단순한 임시 대용품에서 머물지 않을 것이다.

 

작품과 소통할 수 있는 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창구가 될 것이다. 물론 오프라인 경험 역시 온라인으로 완전히 대체될 수 없다. 이들은 벌써부터 조금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미 시작된 변화 앞에서 우리는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을 경험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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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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