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덕후의 마음을 담다 - 문학으로 덕질하다 [도서]

글 입력 2020.11.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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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을 한다는 행위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은 해본 자만이 안다. 그 기쁨과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책이다. 그래서 독자가 한 번쯤은 무언가를 덕질해보았다면 충분히 글쓴이의 마음에 공감하며 이런 글을 창작해 낸 능력이 부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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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덕질하다>

 

 

사실 나도 고등학교 3학년 때 덕질을 시작했다. 배우가 극장에서 노래하며 연기하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입덕했고 성인이 되어 그 매력에 빠져 연뮤덕이 되었다. 고심해서 날짜를 고르고 피케팅을 하고 공연 날짜만 기다리는 과정 끝에 극장에 앉아 극에 빠져들고 박수치고 집에 가는 그 순간까지 나의 덕질은 계속된다. 처음에는 배우를 보기 위해 극을 보았지만, 점차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의 생동감을 사랑하게 되어 덕질을 멈출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덕질을 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 탈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나의 덕후 기질은 쉽게 없어지지 않아 지금도 고생 중이다. 덕후의 마음은 불타오르는데 제대로 이를 풀 기회가 적어져 아쉬움과 속상함이 가득 찬 와중, 이 책이 다가와 그 마음을 조금 풀어주었다.


덕질은 연예계, 스포츠계 스타를 우상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 것도 포함한다. 그게 게임이든, 상상으로 만든 인물이든, 이야기이든, 무언가를 좋아하고 곁에 두고 따르는 그 모습 자체가 행복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좋아하는 마음을 옆에서 지켜보며, 다른 사람의 덕질 이야기를 듣는다는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공유하고 어떻게 그러한 덕질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듣는 썰은 무척이나 관심이 가는 소재이기에 글쓴이가 좋아하는 대상은 과연 누구일까 궁금해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더구나 이 책은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문학'이라는 방법을 통해 덕질한 모습을 담았기에 그 문학, 글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스마트 소설의 팬픽



 

스마트소설이란 짧은 형식 안에 깊은 내용을 담으려는 픽션의 다른 이름입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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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소설도 거의 접해보지 않은 콘텐츠 장르다. 작가는 문예지 <문학 나무>에서 이러한 스마트 소설을 수년째 기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작가가 사랑한 인물에 대한 간단한 스마트소설들을 담은 모음집이다. 처음으로 스마트소설이라는 걸 알고 읽었는데 짧아서 간편하게 읽기 좋고 오랜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는 구성과 전개여서 다른 덕질의 이야기를 더 읽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책에는 내가 아는 스타의 이야기도 있고 처음 들어본 아티스트의 이야기도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이었을 때는 작가가 느낀 감정으로 탄생한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나 자신의 감정을 더 하여 그 인물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모르는 사람이었을 땐 그에게 호기심이 생겨 네이버 창에 그를 검색하게 되고 그 인물의 작품이나 노래, 그림들을 나도 모르게 찾아보게 되었다.


팬심으로 글을 쓰는 소위 '팬픽'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팬 문화 중 하나다. 팬픽은 어떤 한 분야에 얽매여 있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아이돌, 배우를 중심 등장인물로 두고 다양한 소재와 인물 간 관계도를 설정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글이다.

 

음지 문화인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팬들 사이에서 작품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작가들의 글들이 유행하며 그들은 전설로 남는다. 어릴 때 나는 소재가 약간 이상하고 무섭게 생각해 읽으면 안 되는 글이라 판단해 선뜻 읽어보진 않았다. 그래서 팬픽에 속하는 이 스마트 소설의 이야기가 나의 첫 팬픽이 되었고 읽는 내내 신선함과 색다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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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덕질로 탄생한 이야기에는 아티스트들을 사랑한 덕후의 마음이 듬뿍 담겨있으며 아티스트가 했던 치열한 고민이나 생각들도 잘 표현되어 있다. 다양한 소재와 각기 다른 설정에서 아티스트들을 등장시킨다는 점이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모두가 색다르고 특별한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마치 여러 애정 배우들을 향한 각기 다른 애정과 관심을 너무나 잘 표현해냈다.

 


덕질한다는 것을 누군가는 안 좋게 볼 수 있고 시간, 돈 낭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존경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에 대해선 형용할 수 없이 크다고 믿는다. 일상의 에너지를 덕질에 쓰다보면, 삶을 살아가는 에너지가 생겨나기도 한다. 작가는 덕질을 통해 이러한 가치 있는 책을 만들어냈다.

 

나도 덕질이 하나의 취미가 되었고 삶에서 빠져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나 나의 가치관을 꾸려나가게 되었다. 덕질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여러 교양 수업을 찾아 수강하고 책을 찾아보고 검색해본다. 그 노력 자체가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살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석이 삶에서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쯤 되면 자랑스럽게 '나 덕질한다!'라고 말해도 모두가 인정해줘야 하는 일 아닌가 싶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건 항상 재밌다.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를 좋아해서 그 인물만을 위해 써 내려간 이야기라면 더욱더 재밌다. 글쓴이의 애정이 담긴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영업이 되어 그 아티스트들을 더 찾아본다.

 

이런 독자가 1명이라도 있다면, 작가는 성공적인 글쓰기를 했다고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이제 이러한 덕질 이야기를 만든 작가가 궁금해졌다. 이는 나에게 또 다른 덕질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보기 위해 검색창을 연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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