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짧게 잘 쓰는 법이다.

단순히 짧게 쓰는 것이 아니라 짧게 '잘' 쓰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인지 요즘 글쓰기와도 거리두기를 하고 있던 참에 좋은 책이 나와서 어어어 하다보니 읽고 있었다.

내 글에서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겹게 듣던 말인데 바로 '단답형으로 짧게 쓴다.' 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글을 쓸 때 문장 늘리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순간 생각나는 키워드를 모아 문장을 만들고, 문장을 모아 문단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부족한 글은 어떻게든 살을 붙여 만들었다.

글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나는 대로 적는 문장이 가지는 장점은 빠르게, 그리고 다양하게 순간의 감정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도 동일하다. 뇌에서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종이 위를 흘러간다. 흔히 말하는 의식의 흐름 기법인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글로 옮겨 쓰는 과정에서 문맥이 맞지 않는 경험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바로 의식의 흐름으로 글을 작성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나의 큰 이야기를 잡고 세부적으로 작은 이야기 덩어리가 모여야 완성되는 것이 글인데, 큰 틀은 잡아두었지만 디테일한 스토리 간의 연관성을 살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분량은 뽑히지만 문맥은 이상한 글이 탄생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문장과 수식어, 접속사 등을 뽑아내고나면 글이 반토막이 나는 슬픈 일이 벌어진다.

이 책은 불필요한 글을 쓰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글은 작가만이 다룰 수 있는 고귀한 영역이 아니다. 하루의 마무리를 소소하게 정리하는 일기부터 업무 보고를 위한 보고서까지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영역이다. 단지 일반인과 작가를 구분하는 기준은 누가 더 자신의 감정을 글로써 잘 표현할 수 있는가의 차이이다. 그렇기에 누구든지 글을 쓸 권리가 있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뚝딱하고 글이 써지지는 않는다. 단 한 문장이라도 조금씩 조금씩 써내려가며 글밥을 먹어야한다. 잘 씹어삼킨 글이 소화되면 다음에 쓴 문장은 더욱 좋은 문장으로 성장해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 문장 한 문장 쌓다보면 당신의 글이 완성되어있을 것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의 일상을 짧은 문장으로 써내려가보는 것, 그것이 짧게 잘 쓰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