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도서]

글 입력 2020.04.29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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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이아』


 

『메데이아』는 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인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이다. 『메데이아』는 그리스 신화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남편의 외도에 분노한 메데이아는 복수하기 위해 남편 이아손의 새 아내와 새 장인, 심지어 자신의 두 아들도 죽인다는 이야기이다.

 

이아손의 행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를 자아낸다. 이아손은 자신의 은인인 메데이아를 배신하고 글라우케 공주와 결혼해야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그 후에는 메데이아를 첩으로 삼겠다고 말한다. 결국 메데이아는 이아손, 글라우케, 크레온, 그리고 자신의 두 아들을 죽였다.

 

메데이아는 “악녀”의 상징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다. 그러나 에우리피데스는 독자들이 메데이아에 이입하게 한다. 메데이아는 마치 여성을 대표하여 여성에게 가한 남성의 폭력을 복수한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욕망인 복수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독자는 메데이아의 행보를 보고 통쾌함을 느낀다.

 

메데이아에 몰입하는 이유는 그가 여성인 것뿐만 아니라 출생과도 관련이 있다. 메데이아의 고향 콜키스는 흑해지역이다. 그 당시 그리스인들에게 콜키스는 세상의 끝이었고 그리스인에게는 야만적인 지역이라 여겼다. 차별받는 지역 출신의 여성이 기득권 남성에게 가하는 복수는 독자가 열광하기 충분했다.

 

21세기가 되어서도 연극과 영화로 남아있는 『메데이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최근 인기 있는 네이버 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주인공의 이름도 “메데이아”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리스 비극 속의 “메데이아”와 걸맞다. 우리는 여전히 메데이아와 같은 존재에 주목한다.

 

 

 

위대한 철학자가 항상 옳은 말만 하지는 않는다 - 니체의 아포리즘


 

 “복수를 할 때와 사랑할 때

여성은 남성보다 더 야만적이다.

『선악을 넘어서』"


 “여성과 관련된 모든 것에는

한 가지 해결책이 있다.임신이다.

여성에게 남성은 수단이다.

목표는 항상 아이를 갖는 것이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여성에게는 여러 종류의 애정이 있다.

여성의 모든 애정 속에는 반드시

모성애라는 사랑이 포함되어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니체에게 여성이란 무엇인지 궁금하면서도 직접 묻고 싶지는 않았다. 앞의 저 발언을 상쇄하기 위해 니체의 “완벽한 여성은 완벽한 남성보다 더 높은 유형의 인간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는 문장을 친페미니즘적이라고 말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니체는 결혼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싶었다. 그는 우정을 결혼의 기준으로 삼았다. 니체의 아포리즘은 터무니없다. 여성처럼 사랑하는 남성은 노예가 되며 여성처럼 사랑하는 여성은 완전해진다고 주장했다.


위대한 철학자라고 해서 그가 사랑에 성공한 존재는 아니다. 니체가 결혼에 대해 한 말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사랑과 결혼을 오래 고민하다가 결국 극단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완전한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고 나서야 사랑에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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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 - 『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워낙 유명하기에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안나 카레니나』는 차린 게 많은 작품이다. 작품에는 사랑, 불륜, 질투, 변명, 참회, 저주, 우연, 미신, 자유주의, 정치 상황 등 다양한 주제의 내용이 융합되어 있다.

 

사랑은 아주 자극적이다. 상류 귀족 사회에서 불륜은 입방아에 오르기 좋은 주제였다. 우리는 소설 속 귀족들을 보며 러시아 상류 사회의 위선에 마주한다. 브론스키는 귀부인을 유혹하는 데 성공했다며 또래에게 존경을 받는다. 브론스키는 계속 사교계 모임에 나섰지만, 안나는 그러지 못했다. 귀족 사회에서 남성의 불륜은 만연했다. 그러나 여성은 아니었다. 여성은 불륜이 발각되면 사회에서 매장되었다.

 

불륜이라는 소재는 현대에도 사랑받는 소재이다. 가장 자극적이면서도 타인을 비방할 수 있는 적절한 무기가 된다. 우리는 불륜을 공공의 적을 설정하여 헐뜯는다. 그러나 그 대상은 주로 여성이다. 바람난 남편을 혼내는 게 아니라 남편의 바람 상대를 비난한다.


이게 과연 옳은 비난인가? 불륜에서 남성의 잘못은 배제되고 과소평가된다. 그러나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공공의 적을 찾기 어렵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각자의 결말에 도달한다.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안나는 신에게 용서를 빈다. 결국, 신앙에 도달한 그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해피엔딩일 수도 있겠다.

 

*

 

문학에서 사랑은 그 자체로 주제가, 혹은 주제를 말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타난다. 사랑은 누군가를 구원하면서 다른 이를 무너뜨린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존재를 사랑하고 사랑을 받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사랑을 읽는 것은 그 속에 피어나는 이야기가 결코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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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 세상의 모든 사랑은 운명적이다 -


지은이 : 김환영

출판사 : 싱긋

분야
인문

규격
133*203mm 양장

쪽 수 : 296쪽

발행일
2020년 02월 14일

정가 : 15,000원

ISBN
979-11-90277-25-9 (03800)



 

 

 

[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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