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동 도서에 대한 생각 자체를 그리 해본 적이 없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니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책의 의미가 크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는 아동도서에 대한 나의 편협한 시선을 트이게 해준 첫 단추가 되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전시는 공간은 그리 넓지 않지만 알차게 구성되어있다. 프리뷰 작성을 하며 자연스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 대해 알아봤기 때문에 더욱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이를 몰라도 전시 관람에 큰 문제는 없다. 섹션이 시작되기 전에 일러스트 원화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 대한 설명과 이번 월드투어에 관해서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이번 전시는 중국으로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어찌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들의 관점을 보면,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볼 포인트는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전시 섹션 중간중간 심사위원의 관점이 등장한다.

3천여 명의 지원자 사이에서 뽑힌 76명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에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는지가 궁금했었던지라 흥미로웠다. 또한 아동 도서에 가지고 있는 나의 단순한 생각을 깨부수는 답변도 존재했다. 여러 질의응답을 통해 전시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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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전시장 내부에 존재하는

심사위원의 관점 부분이다.

Q. 개인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전시에 선정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여러 자질이 있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열려 있는지’ 여부입니다. 독자가 그림에 몰입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 이미지가 보는 이를 자극하여 자신의 상상력을 사용하게 하는지 등입니다. 또, 자신의 개성을 발전시키는 능력, 독특한 스타일,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하는 자유로움을 봅니다.

일러스트가 보는 사람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거나, 우리가 살고 싶은 세계에 대한 통찰력을 주거나, 우리를 겁먹게 하거나, 매력적이고 감동을 주는 세계를 보여주거나, 신선하고 독창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유머를 담고 있냐는 것입니다. 기술도 소중한 자질이지만, 표현과 상상력이 기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아동을 위한 그림책은 죽음, 질병, 사망 또는 전쟁 등 어려운 주제들에 접근하려고 노력해야 하나요?

A. 왜 우리는 어린이들과 대화할 때 특정한 주제를 배제해야 하나요? 무엇 때문인가요? 성인들의 이러한 노력은 아동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실제로는 피해를 입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내재화하지 않은 것은 우리 어른들의 편견입니다. 그들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넓은 범위의 가능성을 제시하도록 합시다.

만약 어린아이들과 함께 오는 관객이 있다면 중간중간 전시를 재밌게 관람할 수 있는 포인트로 스탬프 투어가 있다. 한 섹션을 보고 그 섹션의 스탬프를 찍는 식이다. 그리고 라가치상 섹션에서 수상했던 많은 도서를 전시 열람용으로 갖춰두었다. 앉아서 볼 수 있게끔 구성되어 있으니 그 안에서 관심 있는 책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거기서 ‘Welcome to My House'라는 책을 보았는데 ’Everything for climbing'에 아빠를, ‘Everything that passes the time'에 형제자매를, ’Everything for warming up'에 엄마를 적어둔 것이 귀엽기도 하고 흥미로워서 기억에 남는다.

이번 리뷰를 쓰며 알게 된 사실인데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신인상) 부문에서 우수상 격인 ‘스폐셜 멘션’ 부문에 ‘삼거리 양복점’이 수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가올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0>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