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두를 위한 거리에서, 모두를 위한 예술을 외치다 [시각예술]

그래피티아트의 두 작가
글 입력 2019.12.3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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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그래피티 아트’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장르이다. 그래피티(graffiti)는 ‘긁다, 긁어서 새기다’라는 뜻의 이탈리어 'graffito'와, 그리스어 'sgraffito'를 어원으로 하여 발생한 단어이다. 세계 제2차 대전 이후부터 그래피티 아트는 단순 낙서가 아닌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게 되었고, 이에 주목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강렬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형식은 반항적인 느낌을 풍기며 도시의 골칫거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두 작가가 등장하면서부터 그래피티 아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었고, 독보적이고 신선한 장르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바로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와 키스 해링(Keith Harring)’이다. 그들의 작품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Jean Michel Basquiat


 

바스키아아아.jpeg


 

“나는 작업을 할 때

예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삶에 대해 생각하려고 한다.”

 

 

장 미셸 바스키아는 미국 출생의 작가이다.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검은 피카소’이다. 자유분방한 구상으로 추상적인 예술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에서 주로 인종주의, 해부학, 흑인영웅, 만화, 죽음 등을 다루며 사회 비판적 메시지, 진실에 대한 성찰 등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런 그의 작품은 공공장소의 지저분한 낙서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ntitled (Skull).jpeg

Untitled (Skull), 1981



위의 작품은 바스키아의 유명작에 속한다. 작품의 형식을 살펴보면, 작가의 자유분방한 면모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강렬한 색채와 다듬지 않은 듯한 필치는 직설적이고 명확한 작가만의 언어를 대표하는 듯하다. 무표정한 눈과 가라앉은 표정 그리고 야생의 색감은 감상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바스키아는 이 그림을 작업할 당시 불안에 휩싸여있었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압박감에 자신에 대해 끝없이 성찰했다고 한다. 수많은 생각들에 눌린 그 자신을 작품 속 인물에 투영시켰고 정체성을 탐구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대담한 표현이 담긴 바스키아의 작품은 높은 몰입을 가능케 한다. 작품을 오래토록 응시하면 그가 마주했던 갈등과 고민들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표현의 수단으로 거듭난 그래피티 아트, 개인과 사회 속 어두운 사각지대를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바스키아의 예술. 그래피티 아트 그리고 바스키아의 예술성은 서로를 부각시키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Keith Haring



Keith-Haring-via-artreport-com.jpg

 

 

"어떤 것이든 새롭고

다른 것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것도 끝이 아니다"

 

 

키스 해링은 미국의 유명 그래피티 작가이다. 그는 뉴욕 거리의 낙서를 보고 영감을 얻었고 자신만의 형식을 구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픽토그램과 같은 간단명료한 형태의 선, 명확하고 강렬한 색, 재치있고 즐거운 표현 등은 그를 대표하는 예술언어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종차별 문제, 동성애자 인권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다루었다. 이러한 그의 형식은 하위문화로 낙인찍힌 그래피티 아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는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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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988



위의 작품은 키스해링이 하트 아이콘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작을 선보인 것 중 하나이다. 거창한 설명이 따라붙지 않아도 따뜻한 에너지를 받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두 사람이 거대한 하트를 들고 있다. 저 붉은 하트는 서로간의 신뢰, 사랑, 우정 등을 나타낸다. 그리고 저 하트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선들은 그들에게 향할 선한 에너지 또는 하트에 담긴 의미 그 자체의 힘을 암시한다.

 

키스해링의 작품이 즐거운 이유는 사람의 형태에 남녀를 구분 짓지 않은 것, 피부색으로 인종을 드러내지 않은 것, 젊고 늙음을 표현하지 않은 것, 표정으로 의미를 가둬두지 않은 것 그리고 제목을 붙이지 않아 무한한 상상력을 이끌어 내는 것 등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

 

키스해링의 그래피티 아트는 대중과의 소통이다. 유쾌한 예술 형식 덕분에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던져도 대중들은 거부감 없이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그를 모두를 위한 공간에서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꾼 사람으로 정의내리고 싶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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