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코 묻은 돈 뺏던 것들 ① - 불량식품 [문화 전반]

어린 시절 자주 먹던 문방구 앞 불량식품
글 입력 2019.12.2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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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문방구>

 


초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말해주는 준비물을 사기 위해 문방구를 자주 방문하고는 했다. 찰흙이나 색종이, 필기도구까지, 문방구에 없는 물건들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였다.


하굣길에 문방구를 들린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준비물을 구매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100원 정도에 심심한 입을 달랠 수 있었던 불량식품을 구매하기 위한 목적도 상당했다. 마치 참새가 방앗간을 드나들듯, 학생들은 문방구를 찾았다.


불량식품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확하게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도 했고, 실제로 뉴스에서 불량식품의 유해성에 대해 다룬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불량식품들을 즐겨 찾았다.


오늘은 보기만 해도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불량식품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아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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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출시된, 나도 알고 내 부모님도 알고 있는 불량식품 계의 스테디셀러인 ‘아폴로’다. 빨대 안에 들어 있는 크림을 짜먹는 방식으로, 과거에는 딸기맛과 초코맛, 바나나맛, 포도맛 등을 따로 포장하여 판매하였으나, 현재는 여러 가지의 맛이 한 봉지에 섞여 있는 채로 판매되고 있다.

 

의외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상태로 판매중이기 때문에 아폴로는 사실 불량식품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여전히 모두가 아폴로를 불량식품이라고 인식하는 탓에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이 과자가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꾀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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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색과 갈색의 콩 모양의 과자 ‘꾀돌이’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겉에는 물엿같이 끈적이는 달콤한 것이 코팅되어 있고, 속은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다.

 

겉표지에 디즈니 사의 애니메이션 ‘시골쥐와 서울쥐’의 시골쥐 캐릭터가 인쇄되어 나오는데, 당연히 디즈니 측과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후에 사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거의 동일한 형태의 과자 ‘깐돌이’도 문방구에서 흔히 보는 불량식품 중 하나였는데, 꾀돌이가 현재 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사실 원조는 깐돌이 쪽이라고 한다.

 


 

차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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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바다 너머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과자 ‘차카니’다.

 

한 봉지 안에 기다란 과자가 세 개가 들어 있었으나, 네 개가 들어있는 시기를 지나고 현재는 기다란 모양 대신 작은 원통 모양의 과자들이 잔뜩 들어 있는 형태로 바뀌고, 가격 역시 100원에서 500원 정도로 무려 400% 인상되었다.

 

겉에는 체다 치즈맛이 나는 시즈닝이 뿌려져 있고, 한 입 베어 물고 나면 콘소메 맛이 느껴진다. 완전히 비슷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마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과자 ‘치토스’와 비슷한 맛을 낸다.

 


 

브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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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제과에서 출시한 고소한 맛의 과자 ‘브이콘’이다. 사실 이 과자는 대형마트에도 유통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불량식품의 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위의 과자들이 100원에 판매되던 시절, 브이콘은 200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야 손에 쥘 수 있는 과자였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옥수수가루로 만든 반죽을 튀기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생강이 일정량 함유하게 된다. 이 탓에 가끔씩 잘 섞이지 않아 생강 맛이 너무나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식감이 매우 딱딱하기 때문에 한 입에 너무 많이 먹게 될 경우, 치아의 손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쫀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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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아류작을 낳은 주황색의 얇은 사각형 모양의 불량식품 ‘쫀드기’다. 원조는 아무 양념이 배어 있지 않은 옥수수맛으로, 많은 아류작들이 겉에 다양한 맛의 양념이 배어 있는 채로 판매되고 있다.

 

마른 오징어를 찢어 먹듯이, 이 쫀드기 또한 얇게 찢어서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먹는데, 여기에서 느끼는 재미가 상당하다. 이 쫀드기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불에 직접 구워먹는 것이다. 겉의 식감이 바삭해질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중국집에서 많이 찾는 ‘불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

 

우리는 이제 문방구에서 불량식품을 구매할 수 없다. 2013년부터 시행된 4대악 척결 정책에 의해 문방구에서 불량식품을 판매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 시절 즐겨 먹던 불량식품들의 상당수가 여러 문제들로 인해 단종되었다.

 

이에 따라 현재 불량식품을 우리가 구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거나, 시중의 세계과자 할인점 같은 곳에서 작게나마 판매하는 것들을 구입하는 것이다.

 

작은 불량식품 하나로 과거의 추억을 온전히 되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위 같은 방법을 통해서라도 구매한 것들을 하나씩 입에 넣다 보면, 어느새 눈앞에 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그려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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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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